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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해 보이는 황갈색 날개 아래로 녹색 금속성 광택을 뽐내는 ‘큰수리팔랑나비’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에서 해제됐다. 개체수가 늘어서가 아니라 완전히 사라져 더는 멸종 ‘위기’가 아니라고 판단해서다. 절멸해 멸종위기종에서 해제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큰수리팔랑나비 |
환경부는 개정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267종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정부는 전국 분포조사와 유관기관 연구 결과, 시민 제보 등을 토대로 5년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을 개정하는데, 기존에는 246종이 지정돼 있었다.
이번에 새로 멸종위기종(Ⅱ급)이 된 야생생물은 고리도롱뇽, 물거미, 붉은어깨도요 등 25종이다. 고리도롱뇽은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부산 기장군 일대에만 분포한다. 물거미는 우리나라 거미 가운데 유일하게 수중생활을 한다.
고리도롱뇽 |
물거미 |
기존 멸종위기 Ⅱ급이었던 좀수수치와 먹황새, 금자란(식물) 등 10종은 Ⅰ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은 현재 멸종위기에 처한 경우, Ⅱ급은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것을 말한다.
미선나무 등 3종은 개체수가 풍부해 멸종위기종에서 빠졌다. 반대로 큰수리팔랑나비는 절멸로 추정돼 목록에서 해제됐다. 2012년 바다사자에 이어 두 번째로 ‘멸종됨으로써 멸종위기를 벗어난’ 경우다.
여기서 멸종이란 야생에서는 물론 동·식물원에서도 유전자원을 확보할 수 없어 복원마저 어려워진 상태를 말한다. 호랑이는 야생 상태에서는 멸종한 것으로 보이지만, 동물원에 유전자가 일치하는 시베리아 호랑이가 있어 멸종위기 Ⅰ급을 유지하고 있다.
각종 개발과 생태계 파괴로 야생생물 서식지가 열악해지면서 멸종위기종은 1996년 203종에서 약 10년 새 32%나 늘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지정된 종은 환경부 장관의 허가를 받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포획·방사·가공·반입·반출 등의 행위가 금지된다. 이번에 신규 지정된 25종을 보관하고 있는 경우 1년 이내에 지방 환경청에 신고하면 계속 갖고 있을 수 있다.
환경부는 새로 확정된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형 포스터를 제작해 학교, 관공서, 환경단체 등에 무료로 배포한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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