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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계곡물이 맑고 경치가 아름다워 여름철 피서객들이 즐겨 찾는 강원 춘천시 사북면의 집다리골.
최근 내린 장맛비로 맑은 물이 힘차게 흐르는 계곡은 보는 이에게 청량함을 더한다.
하지만 강원도가 관리하는 상류 쪽 자연휴양림을 벗어나 밑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곳곳이 쓰레기장으로 변한 모습이다.
5일 오전 계곡과 하천을 살펴보니 구석구석에 피서객들이 버려두고 간 양심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먹다 남은 음식물에는 파리가 들끓고, 돌 위에 불을 피운 흔적이 검게 남았다.
고기를 굽던 불판은 맑은 계곡물에 빠져있고, 은박 돗자리는 물살을 따라 이리저리 떠다녔다.
손이 닿기 힘든 물속, 돌 틈새까지 쓰레기가 숨겨져 있다.
주민 최모(64)씨는 "장마가 지나고 피서철이 되면 이보다 훨씬 많은 쓰레기가 동네에 넘쳐난다"며 "음식물 썩는 냄새가 구석구석 진동할 때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춘천시가 인력을 동원해 수거하고 있지만 많은 양에 분리수거까지 안 돼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홍천군 홍천읍 서면 모곡유원지에서는 피서객들의 실종된 안전의식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홍천강을 따라 작은 자갈이 섞인 모래밭이 1㎞ 가까이 펼쳐져 오토캠핑장과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사랑받는 이곳은 장마와 호우로 물이 불고 물살이 거세졌다.
이에 지역 주민으로 이뤄진 안전요원들이 무료로 구명조끼를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안내는 '나 몰라라' 하며 강으로 향하는 피서객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허리춤이 넘는 물살 속에 견지낚시를 즐기거나, 강으로 향하는 피서객 중 구명조끼를 입거나 소지한 사람을 하나도 없었다.
안전요원으로 활동하는 주민 김모(68)씨는 "한여름에는 차량이 수백 대씩 몰리는 피서지지만 구명조끼를 입으라는 안내에 따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이 때문에 피서객과 말다툼도 종종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홍천강은 급류로 해마다 익사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2016년 물살에 휘말린 체육관 관원과 이를 구하던 관장이 함께 숨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홍천군은 안전을 위해 홍천강 곳곳에 구명조끼 무료 대여소와 구명동,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있지만 몰려드는 피서객을 모두 살피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먹고 버릴 줄만 아는 얌체 피서객과 안전에 둔감한 물놀이객 때문에 본격 피서철을 앞둔 피서지 지자체는 올해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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