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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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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아 호박아 너는 뚱뚱보 엄마다...
2018년 07월 07일 21시 55분  조회:2640  추천:0  작성자: 죽림

<호박에 관한 시 모음>  

+ 늙은 호박 

펑퍼짐한 엉덩이 
땅바닥에 내려놓고 
가을볕을 쬐는 
늙은 호박 

이름 부르기 좋아 
늙은 호박이라지만 
실은 씨앗 아기 
잔뜩 품고 있는 새댁이다 

이제나저제나 
반으로 쩍 갈라져 
품고 있던 씨앗 아기 
와락 쏟아 내고 싶은 
뚱뚱보 엄마다. 
(민현숙·아동문학가) 


+ 호박넝쿨 

막무가내 겁도 없이 
낑낑대고 힘을 다해 
담장에 척 올라선 
저 푸른 희망 좀 보아 

어디에다 새끼를 칠까 
수염 같은 더듬이 앞세우고 
고양이처럼 걸어가는 
저 거룩한 모성 좀 보아 
(홍우희·아동문학가) 


+ 호박 덩굴 

언덕배기 돌 더미 
가려주고 
밭두렁 패인 곳 
덮어주고 

더 가려 주고 
더 덮어 줄 곳 찾아 
비탈진 거친 땅까지 뻗어 나간다. 
바들바들 떨며 간신히 기어올라 
오늘도 잎 하나를 더 펼쳐 놓는다. 

산도 초록색 
들도 초록색 
아직 채우지 못한 
빈자리 언제나 호박 덩굴 차지다. 
(이문희·아동문학가, 1959-) 


+ 호박꽃 

호호호호 호박꽃 
호박꽃을 따버리면 
애애애애 애호박 
애호박이 안 열려 
호호호호 호박전 
호박전을 못 먹어 
(안도현·시인, 1961-) 


+ 나팔꽃과 호박꽃 

비가 쏟아지던 날 
나팔꽃과 호박꽃이 만났습니다. 

해님을 싫어하는 나팔꽃은 
호박꽃을 처음 보았고 
해님을 좋아하는 호박꽃도 
활짝 핀 나팔꽃은 처음 보았습니다. 

노란 호박꽃이 웃었습니다. 
파란 나팔꽃도 연분홍 나팔꽃도 웃었습니다. 

아름다운 세상에서 
아름다운 친구를 만난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서효석·아동문학가) 


+ 호박꽃  

이 봄이 지나갈 무렵에 
피어난 호박꽃 
지붕 위에서 밤을 밝히고 
밤하늘 별들과 
밤 깊은 줄 모르고 
도란도란 속삭이는 
이야기를 하고 있네 
멀리 떨어져도 
마주 보고 속삭이는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네요. 
(조동천·아동문학가) 


+ 호박꽃 초롱 

호박꽃을 따다가 
무얼 만드나 
무얼 만드나 

우리 아가 조그만 
초롱 만들지 
초롱 만들지 

반딧불을 잡아선 
무엇에 쓰나 
무엇에 쓰나 

우리 아가 초롱에 
촛불 켜주지 
촛불 켜주지. 
(박송이·춘천시 남춘천 초등 3학년) 


+ 호박이 되는 날 

발표하러 나갈 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 
다리가 후들후들 

그까짓 발표 
호박들밖에 없는 걸 
뭐가 걱정이야? 

호박 한 덩이 
호박 두 덩이 
잘생긴 호박 
못생긴 호박 
삐죽이 호박 

슬며시 
나오려는 웃음 
간신히 참으며 
씩씩하게 발표했다 

그것 봐, 
하나도 안 떨리지? 
환한 엄마의 목소리 

그럼 친구가 발표할 때 
나도 호박이 되는 거야? 
(김미희·아동문학가) 


+ 호박꽃 

그 동안 시인 33년 동안 
나는 아름다움을 규정해왔다 
그때마다 나는 서슴지 않고 
이것은 아름다움이다 
이것은 아름다움의 반역이다라고 규정해왔다 
몇 개의 미학에 열중했다 
그러나 아름다움이란 
바로 그 미학 속에 있지 않았다 
불을 끄지 않은 채 
나는 잠들었다 

아 내 지난날에 대한 공포여 
나는 오늘부터 
결코 아름다움을 규정하지 않을 것이다 
규정하다니 
규정하다니 

아름다움을 어떻게 규정한단 말인가 
긴 장마 때문에 
호박넝쿨에 호박꽃이 피지 않았다 
장마 뒤 
나무나 늦게 호박꽃이 피어 
그 안에 벌이 들어가 떨고 있고 
그 밖에서 내가 떨고 있었다 

아 삶으로 가득 찬 호박꽃이여 아름다움이여 
(고은·시인, 1933-) 


+ 호박 

호박 한 덩이 머리맡에 두고 바라다보면 
방은 추워도 마음은 따뜻했네 
최선을 다해 딴딴해진 호박 
속 가득 차 있을 씨앗 
가족사진 한 장 찍어 본 적 없어 
호박네 마을 벌소리 붕붕 
후드득 빗소리 들려 
품으로 호박을 꼬옥 안아 본 밤 
호박은 방안 가득 넝쿨을 뻗고 
코끼리 귀만한 잎사귀 꺼끌꺼끌 
호박 한 덩이 속에 든 호박들 
그새 한 마을 이루더니 

봄이라고 호박이 썩네 
흰곰팡이 피우며 
최선을 다해 물컹물컹 썩어 들어가네 
비도 내려 흙내 그리워 못 견디겠다고 
썩는 내로 먼저 문을 열고 걸어나가네 
자, 出世다 
(함민복·시인, 1962-) 


+ 호박꽃 기도문 

은하수아파트 104호 하늘이네 
공터 호박밭, 호박꽃 기도원 

소문을 듣고 몰려든 벌떼 성도들 
말 잘하는 말벌집사 상냥한 꿀벌권사가 안내를 맡아, 모처럼 
햇볕도 쨍 
기도하기 좋겠다 

땅벌, 애꽃벌, 호리병벌, 일벌… 
일용한 양식을 주소서 붕붕붕, 새 날개를 주소서 붕붕붕 
호박꽃 기도원은 통성기도 중 
날개 달린 천사들 소원을 적어 바쁘게 하늘을 오가는데 
맨 앞자리 여왕벌은 오늘도 결석 
바람에게 속아 실족한 애호박은 바닥에 엎드려 회개 중이다 

평신도 호박벌, 무릎 꿇고 간신히 두 날개 가슴에 모았는데 
불신자인 쌍살벌이 호박벌의 부실한 날개를 비웃는다 

뚱뚱보 호박벌은 과학자가 아니어서 
몸의 중량과 날개에 작용하는 양력을 모른다 
총중량을 날개의 면적으로 나눈 값은 더더욱 모른다 
모태신앙 땡벌장로도 어림없지, 어림없어 고개를 젓는데 

턱없이 짧은 날개를 믿는 건, 호박벌의 믿음 
아멘! 
한 마디가 무거운 호박벌을 들어올린다 
(마경덕·시인,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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