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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팔복
2018년 07월 23일 00시 12분  조회:5849  추천:0  작성자: 죽림

         팔복 /윤동주       - 마태복음 5장 3~12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

- (1940년 12월 추정)
 


 

 

(읽은자의 몽상)
윤동주시인은 마태복음 5장 3~12절, '팔복'을 차용하여 이 시를 썼다고 합니다. 복음 모두가 '슬픔'으로 치환되어 시인의 마음으로 기록된다. 

시인의 '슬퍼하는', '슬플'은 극진한 측은지심의 발로로 보인다. 점령당한 조국과 떠도는 동포에 대한 '슬픔'은 시인에게 조국을 향한 마음과 행동으로 이끈 내적동기인 듯하다.   

마치 석가모니가 카필라성의 세자로 동문 밖에서 늙은 노인, 남문 밖에서 병자, 서문 밖에서 장례식, 북문 밖에서 사문(沙門,수행자)을 보시고 인생의 생로병사를 슬피여기셔서(고,苦), 출가를 하시게 되는 장면이 연상됩니다. 

시인의 마음과 종교의 인류에 대한 보편적 사랑이 절절히 느껴집니다.

김응교교수는 강좌를 통해 
윤동주의 시에 나타나는 그의 타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강조했다. 이는 윤동주가 디아스포라(그리스어로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였다는 점, 또한 
가문을 통해 이어 받은 민족정신, 신앙심에 기반해있다. 
28살에 생을 마감한 윤동주는 22년 4개월은 중국에서 생을 보냈다. 
4년 남짓한 국내 체류기간 동안 그가 한국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것은 그의 시 <별 헤는 밤>에 잘 나타난다.

“매우 복잡한 소속이죠. 윤동주에게 있어 정체성은 평생의 질문이자 시의 주제였습니다.”
 

 

팔복(八福)           
-윤동주(1917~1945) 
 

시아침 5/25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오. 
  
  
산상수훈의 패러디인 이 시에서 복의 여덟 가지 조건들은 '슬퍼함' 하나로 압축된다. 일제 말의 가혹한 현실에 대한 시인의 대응이다. 같은 문장을 여덟 번 썼으니 '저희'는 복수로서  ‘그들'이나 '우리'로 읽는 게 자연스럽다. 어째서 복이 슬픔인가. 수훈의 부정도 신성모독도 아닐 것이다. 이 슬픔의 끝을 묻지 않는 것에,
슬픔의 영구 실천 속에 희망의 씨앗이 있다는 뜻 아닐까. 사도와 시인에게 슬픔은 복이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


日 도쿄대 교수 “윤동주 시는 새로운 시대 여는 ‘사상’”
윤동주의 시를 새로운 시대를 여는 '사상'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일본 도쿄대 비교철학연구소의 나카지마 다카히로 교수는 오늘(2017년 12월 8일) 연세대에서 열린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윤동주, 우리의 동시대인'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며 윤동주의 시를 이같이 철학적으로 해석했다.

그는 윤동주의 시 '무서운 시간'의 마지막 행 "나를 부르지 마오"와 '서시'의 첫 행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을 연결지어 "윤동주가 시인으로서 우리의 동시대인이 된 것은 그 거절에 있어서이다. '부끄러움'이란 윤동주의 윤리감각인 동시에 부끄러운 시대에 대한 거절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쉽게 씌어진 시'의 구절을 인용해 "시 한 줄 쓰는 것으로 '어둠을 조금 내몰'려고 하는 시인은 다음의 시대를 대망한다. 시인으로서 다음 시대의 등불을 밝히면서 '최후의 나'를 배웅한다"고 풀이했다. 

이어 "1943년 윤동주가 사상범으로 체포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부당한 체포이며 윤동주는 이른바 사상범이 아니지만, 사상이 시대에 절단선을 긋고 시대를 도려내어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한다면 윤동주 시의 업적 또한 문학의 한 장르를 넘어서서 '사상으로서 시'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일본 경찰은 민족 독립의 정치활동에 필적하는, 아니 그것을 능가하여 마음을 불온하게 만드는 무언가를, 시인의 시에서 느꼈을 것"이라며 " 윤동주의 고종 사촌 형이자 친구인 독립운동가 송몽규가 세계를 바꾸는 혁명가라고 한다면 윤동주는 시대를 바꾸는 시인"이라고 결론지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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