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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병원
2018년 10월 06일 01시 04분  조회:4098  추천:0  작성자: 죽림

병           원
                                                                              -  윤동주  -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못해 처음으로 이 곳을 찾아 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아니 나의 건강이 속히 회복되길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

 

해        설

     [개관정리]

 ◆ 성격 : 서경적(묘사적), 시각적, 산문적

 ◆ 표현 : ① 묘사의 탁월함.

               ② 현재법의 사용으로 현장감을 살림

               ③ 대상의 이동(여자→나)에 따른 시상 전개

               ④ 산문적 표현.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여자 환자 → 가슴앓이(암울한 시대 상황에서 겪게되는 시대적 고민)를 하는 그 시대의 젊은 지성인

                   으로, 그녀가 처한 상황은 지극히 우울하고 고독하고 적막하다고 할 수 있다.

    * 나 → 시련과 피로가 겹겹이 쌓이는 병을 앓고 있음에도 병명을 알 수 없다는 것을 볼 때, 내가 앓고

                   있는 병은 아마도 육체적인 병이 아니라, 시대의 열병이거나 인간존재에 대한 형이상학적                    고민, 내지는 사랑의 열병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 금잔화 → 회복과 소생에 대한 희망 상징

    *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화자와 여자의 동일화가 이루어지는 부분.

 ◆ 주제 ⇒ 고통과 고독에 대한 연민

 ◆ "병원"의 의미 →고통과 부끄러움이 상존하는 밀폐된 공간으로, 암울한 시대적 상황을 상징하는 말.

     [시상의 흐름]

 ◆ 1연 : 외로운 여자 환자 발견(상황인식1)

 ◆ 2연 : 고통과 피로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나(상황인식2)

 ◆ 3연 : 나와 여자 환자의 건강이 회복되길 기원함(상황인식3) → 나와 여자의 동일화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시집 제목 대신에, 시집 제목이 될 뻔했던 작품으로, 가슴을 앓는다는 여인(연희 전문 시절 알았던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의 고통을 노래한 시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이 작품은, 병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그 곳에 입원한 한 여자 환자의 모습을 통해 암울하고 고독한 시대상황 속에서 치루어야 하는 시대적 고민을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여자 환자의 모습을 통해 화자 자신의 상태를 또한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면서, 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젊은 지식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적 상황이 비록 우울하고 고통스럽지만, 여자 환자는 일광욕을 즐기고 또한 금잔화를 가슴에 꽂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긍정적 모습으로 볼 수 있다. 화자와 '나'가 앓고 있는 병은 '가슴앓이'라는 동일한 것으로, 육체적 질병이 아닌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화자와 여자는 동일한 시대에 동일한 병을 앓고 있는 사람으로서, 연대의식을 가지면서 그 고통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병원은 '아픔과 죽음과 부끄러움과 죄악과 실존의 고통'이 있는 곳이며, 동시에 '탄생의 환희'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그는 환자라는 피동적 존재를 넘어 병원의 상황을 인식하려는 의지와 신념을 표현하고, 고통을 나누려는 명징한 순교자 의식을 가진, 누구보다도 '가장 건강한 청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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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윤동주) - 1948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병원 뒤뜰에 누워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나비 한 마리도 없다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못해 처음으로 이 곳을 찾아 왔다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이 지나친 시련이 지나친 피로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아니 나의 건강이 속히 회복되길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1. 시 혼자 살피기

제목 병원 → ’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 → 이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상황에 주목해보자.

화자 

청자 없음(독백적)

대상 여자(와 나의 병)

상황 화자는 병원에서 가슴앓이를 하는 여자를 지켜보다가자신도 그녀처럼 병이 있다고 생각함→ 그녀가 있던 자리에 누워 그 여자와 나의 건강이 좋아지기를 바람.

정서 연민안타까움병을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주제) : 나와 그 여자의 병이 빨리 낫기를 기대하는 마음

어조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객관적)

표현 묘사적화자와 대상 사이의 대응현재형

 

2. 작품 개관

   (1) 갈래 자유시서정시

   (2) 성격 묘사적시각적산문적

   (3) 주제 고통과 고독에 대한 연민

      - 힘겨운 상황을 극복하려고 하는 마음.

   (4) 특징

     1) 뛰어난 묘사로 인물과 상황을 표현함.

     2) 현재형의 사용으로 현장감을 살림

     3) 대상의 이동(여자 → )에 따른 시상을 전개함.

     4) 산문적 표현을 사용

   (5) 구성

     1) 1연 외로운 여자 환자 발견

     2) 2연 고통과 피로를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나

     3) 3연 나와 여자 환자의 건강이 회복되길 기원함

   (6) 출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4. 이해와 감상1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시집 제목 대신에 시집 제목이 될 뻔했던 작품으로가슴을 앓는다는 여인(연희 전문 시절 알았던 한 여인)에 대한 사랑의 고통을 노래한 시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일반적으로 볼 때 이 작품은병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그 곳에 입원한 한 여자 환자의 모습을 통해 암울하고 고독한 시대상황 속에서 치러야 하는 시대적 고민을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그 여자 환자의 모습을 통해 화자 자신의 상태를 또한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면서시대의 아픔을 간직한 젊은 지식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적 상황이 비록 우울하고 고통스럽지만여자 환자는 일광욕을 즐기고 또한 금잔화를 가슴에 꽂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이것은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긍정적 모습으로 볼 수 있다화자와 ''가 앓고 있는 병은 여자 환자의 '가슴앓이'라는 동일한 것으로육체적 질병이 아닌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여기서 화자와 여자는 동일한 시대에 동일한 병을 앓고 있는 사람으로서연대의식을 가지면서 그 고통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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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 정리

갈래-자유시. 서정시

성격-서정적, 산문적, 묘사적

심상-묘사에 의한 시각적 심상(1연과 3연)

운율-산문율

표현-현재법의 사용(현장감을 살림)

      -삽화적 표현

      -대비적 표현(여자-나)

특징-정경의 묘사가 뛰어남(1연)

        산문적 표현이 쓰임

시상 전개-대상의 이동에 따른 전개(여자-나)

제재-병원의 정경(情景)

주제-상황 극복의 기원

        여자 환자에 대한 연민

 

# 작품의 구성

1연 : 일광욕하는 여자 환자의 소묘

2연 : 동일한 병을 앓고 있는 나

3연 : 자신과 여자의 건강 회복 기원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젊은 여자를 통해 화자가 처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기원을 드러내고 있다. 시의 배경인 '병원'은 밀폐된 공간으로, 고독한 밀실과 통한다. 이것은 윤동주의 다른 시에서 자주 나오는 '방'과 의미가 통하는데,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시대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다.

   한편 '젊은 여자'는 '나'와 동일시 되는 인물로, 그녀가 '가슴을 앓는다(폐병)'는 것은 젊은 지성인이 시대 상황에 괴로워 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화자인 '나'역시 병을 앓고 있지만 의사는 병명을 모른다. 화자가 겪고 있는 지나친 시련과 피로 역시 시대적 상황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이에 대해 화자는 자신과 여자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것은 시인이 처한 답답하고 암울한 상황이 극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 시어의 함축적 의미 파악

 *가슴을 앓는다(가슴앓이) : 여자는 가슴앓이(폐병)의 질병을 앓고 있고, 나(화자)는 질병은 아니지만 고뇌로 가슴을 앓고 있다. 나는 '가슴앓이'라는 면에서 동일하기에 동병상련의 처지를 느낀다.

 *금잔화 한 포기 : 현재의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소망을 상징함.

 

# 화자의 정서와 태도

  쓸쓸하고 고독한 화자의 내적 고뇌를 폐병을 앓고 있는 젊은 여인의 아픔으로 대신하여 보여 줌으로써 연민의 정서를 자아내고 있다.

 

# 시상의 전개 방식

 젊은 여자 환자에 대한 관찰 → 자신의 아픔에 대한 성찰 → 동병상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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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 감상의 초점 
이 시는 윤동주가 연희 전문학교 재학 중인 1940년에 쓴 것이다. 그 당시는 일제의 탄압이 점차 가혹해지던 답답하고 암울한 때다. 지식인들은 마치 병원에 입원한 환자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극한적인 삶을 살아야만 했다. 
애초에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제목을 <병원>으로 붙일 예정이었을 정도로 이 작품은 윤동주의 내면세계를 잘 보여 주고 있는 시다. 
여기에 설정된 배경인 '병원'은 고독한 밀실의 심상과 통하는 것으로 당시의 암울한 시대 상황과 관련이 있다. 등장 인물인 '여자'는 '나'와 동일시(同一視)된 인물로 현실적 상황에 견디지 못하여 지쳐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환자다. 의사의 치료를 기다리고 있으나 그도 병의 원인을 모른다.
▶ 성격 : 서경적(敍景的), 산문적
▶ 심상 : 묘사에 의한 시각적 심상(1연과 3연)
▶ 운율 : 산문율
▶ 특징 : 정경의 묘사가 뛰어남(제1연)
▶ 표현 : ① 현재법의 사용→현장감을 준다. 
..............② 삽화적(揷畵的) 표현 
..............③ 대비적(對比的) 표현('여자'↔'나')
▶ 시상 전개 : 대상의 이동에 따른 전개('여자'→'나')
▶ 구성 : ① 일광욕 하는 여자 환자의 소묘(제1연) 
............. ② 동일한 병을 앓고 있는 나(제2연) 
..............③ 자신과 여자의 건강 회복 기원(제3연) 
..............④ 소생과 부활의 희망(제10연)
▶ 제재 : 병원의 정경(情景)
▶ 주제 : 상황 극복의 기원

감상의 길잡이

전 3연으로 이루어진 이 시는 서사적인 내용을 산문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시 전체가 상징적으로 제시되어 암시적 효과를 기도(企圖)한 것이다.
제1연은 병원을 배경으로 하여 사건이 시작된다. '병원'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좁고 밀페된 공간이다. 윤동주 시에 자주 나오는 '방'과 통한다. 여기에 가슴앓이(폐병)을 하는 젊은 여자가 뒤뜰에 나와 얼굴을 가리고 일광욕을 하고 있다. 이 '젊은 여자'는 시대의 괴로움을 겪고 있는 젊은 지성인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무도 찾아오는 이도 없고 바람도 없다. 희망도 없는 고독한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실존론적 고독을 보여 주고 있다.
제2연은 이런 병원에 시적 화자가 입원을 한다. 그는 오랜 아픔을 참다가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늙은 의사는 병을 모를 뿐만 아니라 병이 없다고 한다. 내가 겪고 있는 시대적 괴로움을 의사는 알 리가 없다. 그러니 성을 내서도 안 된다. 여기서 '나'는 '여자'와 동일시(同一視)된다. 같은 시대에 똑같이 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동시대에 사는 사람으로서의 연대 의식이 나타나 있다.
제3연에서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로 들어간다. 절망적 상황에서 허무 의식에 빠지지 않고 희망을 갖는 장면이다. 그래서 '나'도 그 여자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그 여자의 건강과 내 건강이 회복되기를 기원하면서.
이 시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상징적 기법이 주목된다. 대개의 다른 작품에서는 하나의 단어, 하나의 문장을 상징적 의미로 전달하려고 했지만, 이 시는 배경으로 설정한 '병원', 거기에 환자로 등장하는 '여자', 일광욕을 하는 정경, 꽃을 가슴에 꽂는 장면 등 모두가 상징적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 시는 그의 다른 시 <또 다른 고향>과 함께 윤동주의 내면 세계를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특히, 병원으로 상징되는 밀폐된 공간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젊은 여자에게 자신을 투영시켜 동일시한 수법은 단조로움을 피하고 극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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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이 시인으로 자리한 것은 문학에 심취해 1935년 10월 발간된 『숭실활천(崇實活泉)』제15호에「공상(空想)」을 발표하면서부터이다. 이 시는 최초로 활자화 된 것으로, 황순원의 시와 양주동 박사의 글이 함께 게재돼 주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은사이자 멘토인 이양하 교수는 일제의 출판 검열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충고했고, 출판경비를 조달하기도 만만치 않아 결국 출판을 포기하고 말았다. 대신 친필로 쓴 시작 노트 세 권을 만들어 그 중 한권을 이양하 교수에게, 또 한 권은 후배 정병욱에게, 그리고 나머지는 본인이 소장했다. 그러나 두 권은 끝내 사라졌고, 다행히 정병욱에게 준 한 권이 남게 되었다.

 

고유의 명절, 설날인 2월 16일은 윤동주 시인의 서거 73주년이 된다. 오늘도 우리는 시대의 아픔을 안고 해방을 꿈꾸며 밤하늘에 별빛 같은 삶을 산 시인 윤동주와 시를 다시 기억하게 된다.
 

윤동주 시를 소개한 이는 정지용 시인이었다. 그것도 윤동주 생전에 가장 존경하던 시인이었던 경향신문 편집국장 정지용 주간의 해설까지 붙여서 실은 것이다. 사후 첫 활자화된 시는 그 해 3월 1일자 김용호가 발행한「문화창조(2호)」에 윤동주의 시 <무서운 시간>이 함께 발표된 것이다.

추모식용으로 벽지 표지로 만든 유고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추모식에  10권 나옴으로써 죽었던 시인이 다시 시로 부활하게 된다.

 

윤동주 탄생 100주년 소강석
▲지난해 11월 전시회에서 윤동주 시인의 시집들이 전시된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이 시집과 더불어 1948년 백민문화사에서 3월 1일자 발행한「백민」잡지에 고 윤동주 라는 이름으로 <슬픈 족속>이라는 시가 발표되고, 이후 1953년 9월 시와 평론집「초극」에 윤동주 시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비평「윤동주의 정신적 소묘」가 고석규에 의해 발표된다.

이 때 윤동주 시인의 여동생 윤혜원이 월남할 때 가지고 온 노트에서 80편의 시를 추가하면서, 111편의 시가 수록되게 된다. 1967년에는 백철, 박주진, 문익환, 장덕순의 글을 책 말미에 추가 수록하고 판형을 바꾸어 재간행하게 된다. 그후 그동안 게재 유보되었던 시 작품 23편을 추가하여 출판하게 된다.

그러나 시인의 시와 죽음을 공공연히 비하하던 소리가 있어 왔으나 1977년 시인의 죽음에 대한 '일경의 극비문서 전문'과 '재판 판결문'등이 공개되면서 다시 윤동주 시인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게 되었다.

지난해 연말 '별이 된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전시회'를 열었다. 크리스천 시인이자 민족저항시인이었던 윤동주 시인의 시 정신을 기리며 두 주간 동안 인사동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크리스천만이 일반인들 특히 시인, 주부, 교수, 수녀, 승려,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수천여명이 넘는 발걸음이 이어졌다.

전시회에서 참석자들은 1948년 유고시집과 1955년 발행된 초판 시집, '별 헤는 밤', '십자가' 등 캘리그라피로 쓴 시 작품 등을 주목했고, 기념강연과 시낭송 시음회를 통해 시인의 정신을 되새겼다.

 

이효상 윤동주
▲이효상 원장이 지난해 11월 전시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구원 제공

윤동주 시인은 사실 한국..의 보배이자, 자랑이다. 윤동주 시인은 식민지 시대의 지성인으로 마땅히 감당해야 할 고뇌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맑은 영혼과 깨끗한 시심으로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 수난의 가시밭길을 걸어갔다. 그리고 죽음을 맞았다.

/이효상 원장




 

병원(病院)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金盞花)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그 여자의 건강이 ― 아니 내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 핵심정리

▶ 감상의 초점

이 시는 윤동주가 연희 전문학교 재학 중인 1940년에 쓴 것이다. 그 당시는 일제의 탄압이 점차 가혹해지던 답답하고 암울한 때다. 지식인들은 마치 병원에 입원한 환자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극한적인 삶을 살아야만 했다.

애초에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제목을 <병원>으로 붙일 예정이었을 정도로 이 작품은 윤동주의 내면세계를 잘 보여 주고 있는 시다.

여기에 설정된 배경인 ‘병원’은 고독한 밀실의 심상과 통하는 것으로 당시의 암울한 시대 상황과 관련이 있다. 등장 인물인 ‘여자’는 ‘나’와 동일시(同一視)된 인물로 현실적 상황에 견디지 못하여 지쳐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환자다. 의사의 치료를 기다리고 있으나 그도 병의 원인을 모른다.

▶ 성격 : 서경적(敍景的), 산문적

▶ 심상 : 묘사에 의한 시각적 심상(1연과 3연)

▶ 운율 : 산문율

▶ 특징 : 정경의 묘사가 뛰어남(제1연)

▶ 표현 : ① 현재법의 사용→현장감을 준다.

           ② 삽화적(揷畵的) 표현

           ③ 대비적(對比的) 표현(‘여자’↔‘나’)

▶ 시상 전개 : 대상의 이동에 따른 전개(‘여자’→‘나’)

▶ 구성 : ① 일광욕 하는 여자 환자의 소묘(제1연)

           ② 동일한 병을 앓고 있는 나(제2연)

           ③ 자신과 여자의 건강 회복 기원(제3연)

           ④ 소생과 부활의 희망(제10연)

▶ 제재 : 병원의 정경(情景)

▶ 주제 : 상황 극복의 기원

 

■ 연구 문제

1. 화자인 ‘나’가 작중 인물인 ‘여자’에게 취하는 심리적 태도를 4자의 한자 성어로 쓰라.

☞ 동병 상련(同病相憐)

 

2. 이 시에서 ㉠이 상징하는 의미를 10자 내외로 쓰라.

☞ 암울한 시대 상황

 

3. ㉡의 상황 묘사는 ‘여자’가 어떤 존재임을 보이기 위한 것인지 50자 정도로 쓰라.

☞ 병 때문에 외부 세계와 단절된 상황을 극한적으로 묘사하여 여자가 고독한 존재임을 표현하였다.

 

4. ㉡은 작중 인물의 행위 묘사를 통하여 무엇을 암시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것인가? 두 어절로 쓰라.

☞ 회복의 소망.(소생의 희망)

 

■ 감상의 길잡이 1

 전 3연으로 이루어진 이 시는 서사적인 내용을 산문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시 전체가 상징적으로 제시되어 암시적 효과를 기도(企圖)한 것이다.

 제1연은 병원을 배경으로 하여 사건이 시작된다. ‘병원’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좁고 밀페된 공간이다. 윤동주 시에 자주 나오는 ‘방’과 통한다. 여기에 가슴앓이(폐병)을 하는 젊은 여자가 뒤뜰에 나와 얼굴을 가리고 일광욕을 하고 있다. 이 ‘젊은 여자’는 시대의 괴로움을 겪고 있는 젊은 지성인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무도 찾아오는 이도 없고 바람도 없다. 희망도 없는 고독한 사람으로 묘사되어 있다. 실존론적 고독을 보여 주고 있다.

 제2연은 이런 병원에 시적 화자가 입원을 한다. 그는 오랜 아픔을 참다가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늙은 의사는 병을 모를 뿐만 아니라 병이 없다고 한다. 내가 겪고 있는 시대적 괴로움을 의사는 알 리가 없다. 그러니 성을 내서도 안 된다. 여기서 ‘나’는 ‘여자’와 동일시(同一視)된다. 같은 시대에 똑같이 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동시대에 사는 사람으로서의 연대 의식이 나타나 있다.

 제3연에서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로 들어간다. 절망적 상황에서 허무 의식에 빠지지 않고 희망을 갖는 장면이다. 그래서 ‘나’도 그 여자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그 여자의 건강과 내 건강이 회복되기를 기원하면서.

 이 시는 앞에서도 말했지만 상징적 기법이 주목된다. 대개의 다른 작품에서는 하나의 단어, 하나의 문장을 상징적 의미로 전달하려고 했지만, 이 시는 배경으로 설정한 ‘병원’, 거기에 환자로 등장하는 ‘여자’, 일광욕을 하는 정경, 꽃을 가슴에 꽂는 장면 등 모두가 상징적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 시는 그의 다른 시 <또 다른 고향>과 함께 윤동주의 내면 세계를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특히, 병원으로 상징되는 밀폐된 공간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젊은 여자에게 자신을 투영시켜 동일시한 수법은 단조로움을 피하고 극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 감상의 길잡이 2

 이 시는 연희 전문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1940년에 쓴 작품으로 어느 병원의 정경(情景)을 통하여 병원에 입원한 환자처럼 폐쇄된 공간 속에서 극한적인 삶을 살아가던 당시의 지식인들이 겪는 고뇌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여기서 ‘병원’은 화자의 고독한 내면 세계이자, 당시의 암울한 현실 상황을 상징하는 것으로 <또 다른 고향>의 ‘방’과 상통하는 공간이다. 한편, 환자로 등장하고 있는 ‘젊은 여자’는 화자와 동일시된 인물로, 그녀는 고통스런 현실 때문에 가슴앓이를 앓고 있으며, 화자 역시 시대적 고뇌로 아픔을 겪고 있다. 

3연의 산문시 형태로 이루어진 이 시는 대상의 이동에 따라 시상을 전개시키는 한편, 현장감을 주기 위해 현재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묘사에 의한 시각적 이미지가 돋보인다.

 1연은 이 작품의 공간적 배경인 병원을 제시하는 동시에 병원 뒤뜰에 누워 일광욕을 하는 ‘가슴앓이’ 여자 환자를 보여 주고 있다. 그녀가 앓고 있는 ‘가슴앓이’는 단순히 병명(病名)을 뜻한다기보다는 암담한 식민지 현실 상황에서 시대적 고뇌를 겪는 마음의 병이라 할 수 있다. 면회객은커녕 나비 한 마리 찾아 주지 않는, 고독한 그녀가 누워 있는 살구나무 아래에는 바람조차 불어오지 않는다.

 2연에서는 화자가 같은 병원을 찾는다. 현실 상황에 대한 괴로움으로 인해 오래도록 고통을 당하던 화자가 병원을 찾지만, 늙은 의사는 화자의 병명을 모를 뿐 아니라, 도리어 병이 없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현실적 ‘시련’과 ‘피로’로 말미암아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는 화자로서는 ‘성내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며 자신이 왜 고통을 받고 있는지 모르는 의사의 말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화자와 ‘여자’는 같은 시대를 사는 지식인들로서 같은 고통을 겪고 있다는 연대 의식이 나타나 있다.

 3연에서는 화자가 자신과 여자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화단에서 금잔화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로 들어가는 여자의 모습은 1연에서 일광욕을 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절망적인 현실 상황에서도 희망을 갖는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여자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보는 화자의 행위도 동일한 의미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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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지금 병원에 있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자기도 모르는 아픔이라는 걸 보면 마음에 생긴 병이다마음병을 오래 참았으니 마음도 몸도 성할 리 없다하지만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쉽게 씌어진 시에 나오는 늙은 교수처럼 늙은 의사는 젊은이가 앓고 있는 마음병에는 관심이 없다겉모습만 주구장창 들여다보니 마음이 보일 리 없다. “이 지나친 시련이 지나친 피로에라는 진술로 시인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표현한다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삶을 살려고 했던 사람이 시인이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라젊은이는 지금 가슴 속을 치밀어 오르는 마음병에 걸렸다크게 소리 한 번 지르고 말 일이 아니다소리를 지를수록 더 깊어지는 이 질병에 대해 시인은 다만 나는 성내서는 안 된다.”라며 끊임없이 마음을 되새길 뿐이다

마음에 병이 들어 한층 민감해진 시인이 병원에서 젊은 여인을 본다그녀는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병원 뒤뜰에 누워”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하고 있다가슴을 앓는 여자라는 걸 보니 폐에 병이 들었나 보다창백한 얼굴로 볕을 쬐는 여인의 모습이 그려진다아픈 사람은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법인가마음이 아픈 시인이 가슴이 아픈 여인을 보고 있다한나절이 기울도록 젊은 여인을 찾아오는 이는 나비 한 마리도 없다살구나무가지에는 바람조차 불지 않는다적막한 풍경 속에 담긴 여인을 보며 시인은 자기가 처한 상황을 떠올린다나비 한 마리 찾아오지 않는 외로운 상황이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다저 젊은 여인은 건강한 모습으로 병원을 나갈 수 있을까그래서 온갖 나비들이 찾아오는 생명의 꽃이 될 수 있을까?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민다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서는 제 가슴에 꽂는다여인은 병실 안으로 들어가고여인이 있던 자리는 이제 비어 있다의사도 알아주지 않는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는 시인은 어디로 가야 할까병이 낫지 않았으니 집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그렇다고 병원에도 남아 있을 수 없다의사가 병이 없다고 선언하지 않았는가시인은 가슴을 앓는 여인이 있던 뒤뜰로 간다나비 한 마리 찾아오지 않는 공간이다생명보다는 죽음이 더 익숙한 공간이라고나 할까그곳에서 시인은 여자의 건강 회복을 바라며또 자기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여인이 누웠던 자리에 눕고 있다시인의 마음병을 고칠 방법은 결국 사람밖에 없다는 것일까? ‘동병상련(同病相憐)’이라는 말 속에 마음을 앓는 시인의 처지가 그대로 담겨 있는 듯하다

병원은 근대를 상징하는 공간이다위생학이라는 학문으로 펼쳐진 근대의학은 세균과의 싸움을 통해 인간의 순수성을 보존하려 했다인간중심주의에 포섭된 위생담론은 본국과 식민지를 나누는 근간으로 작용하기도 했다식민지 시대를 산 윤동주가 왜 마음병에 시달렸겠는가늙은 의사는 당대 젊은이들이 처한 이런 상황을 눈여겨보지 않는다젊은 여인이 걸린 폐병 또한 근대적 질병을 비유한다는 점에서 시인과 젊은 여인은 결국 같은 질병에 걸린 셈이 된다시대가 질병을 만든다시대가 변하지 않으면 질병도 낫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시인은 늙은 의사보다는 젊은 여인에게서 동지의식을 느낀다늙은 의사는 위생담론에 젖어 젊은이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가슴이 아픈 젊은 여인이라면 이 의사와는 다르지 않을까질병으로 연대감을 확인하는 시인이 우리를 서글프게 하지만돌려 생각하면 그만큼 그는 질병으로라도 순수함을 확인하려는 열망이 강한 시대를 살았다는 얘기도 된다질병으로서 은유는 그렇게 시대를 넘어 우리네 삶속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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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에 연루돼 투옥됐으며 이른 나이에 죽은 사실보다 더 가슴이 아픈 건 그가 생전에마음이 무척 여리고 아픈 청년이었다는 사실입니다추측은 사실 무척 위험한 일이지만 제가 읽기에 윤동주는요즘 병으로 치면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같은 걸 앓았던 것 같습니다. ‘시 시인의 이야기로 시를 읽는 일은 무척 위험한 일이겠지만 시인을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겠지요이 시에서 유독 눈길이 가는 구절은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는 구절입니다저는 왜 이 젊은이의 병이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로 보일까요.
이를테면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하는 일은 뒤집어 말하면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겠지요그 죄책감은 시대에 대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차라리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부끄러움이라고 봐야겠습니다시인으로서 윤동주가 뛰어난 것은 그러한 부끄러움 때문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에 공명할 수 있는 감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에서 금잔화 한 포기를 따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집니다시 속의 는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봅니다타인의 아픔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것은 그 자신이 병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겠고 타인에 대한 감각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누군가 아팠던 자리에 가만히 앉아 보는 일,정확히 그런 일이 시의 비유이고 삶의 비유이고 사랑의 비유겠습니다시를 읽는 일은 어쩌면 누군가의 아픔을 대신 앓아보는 일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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