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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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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수에 그림책 한부 나오다니...
2018년 12월 18일 23시 16분  조회:2774  추천:0  작성자: 죽림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미야자와 겐지 지음, 야아무라 코지 그림, 엄혜숙 옮김, 그림책공작소(2015)

생명을 존중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꿈꾸었던 동화작가이자 시인이면서 농예과학자인 미야자와 겐지의 시는 평범한 언어만으로도 깊은 울림과 감동을 줍니다. 그의 시 한편을 그림으로 꾸민 그림책,《비에도 지지 않고》를 소개합니다.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 튼튼한 몸으로 욕심은 없이 / 결코 화내지 않으며 늘 조용히 웃고 / 하루에 현미 네 홉과 된장과 채소를 조금 먹고 …… (중략)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말라 말하고 /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별거 아니니까 그만두라 말하고 …… (중략) 모두에게 멍청이라고 불리는 /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 그러한 사람이 / 나는 되고 싶다.”

1896년에 태어난 미야자와 겐지는 그의 작품에 생명 존중 사상과 공생의 행복관을 담아냈지만 침략 전쟁을 벌이던 일본에서는 외면당합니다. 그리고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늑막염으로 생을 마치지요.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은 그래서 더욱 각별하게 느껴집니다. 미야자와 겐지의 시처럼 모든 사람이 소박하지만 넓은 품으로 산다면 전쟁도 경쟁도 없이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그런 세상을 꿈꾸어 봅니다.

///"양평시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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