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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본 소유자로 알려진 배익기 씨가 15일 JTBC '뉴스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하 상주본) 소장자로 알려진 배익기(56·고서적 수집판매상) 씨가 문화재청의 강제집행을 막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배씨가 소장한 상주본은 한글의 원리가 정리된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12년 간 계속된 지리한 소유권 다툼에서 국가가 강제 반환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문제는 상주본의 행방이다. 배 씨는 상주본이 보관 잘 되고 있는지 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또 최소한 국가에서 1000억은 줘야 상주본을 돌려줄 수 있고, 1000억 이상 더 주고 싶어도 좋다고 강조했다.
15일 경북 상주에 있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JTBC '뉴스룸' 인터뷰에 나선 그는 상주본에 대해 묻는 손석희 앵커 질문에 "(상주본 관련해) 지금으로서 민감한 사안이 돼서 뭐라고 드리기 어려운 사정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상주본이 소장되어 있는 위치 등에 대해 대략적이라도 알려줄 수 없냐는 질문에도 "(알려줄 수 없는 것은)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체 그에 대해 일체, 더군다나 지금 상황이 이런 만큼 더더욱이나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훈민정음 간송본(왼쪽)과 훈민정음 상주본. 위쪽과 아래쪽 여백의 차이를 알 수 있다. 간송본은 여백이 훨씬 좁다. 2017.7.9 [문화재청 제공·배익기씨 제공=연합뉴스]
그는 상주본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일체 언급하지 않으며 "지금 그런 식으로 판결이 나서 또 보도가 나가고 있는데 원래 제가 국보 지정받기 위해서 공개를 했던 것인데 이런 무고를 입어서 이렇게 12년을 끌고 오게 된 거 아닙니까?"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또 이런, 오늘 이런 일이 보도가 되고 이러니까 더군다나 지금 이 상황에서는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을 더욱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되고 있는 거죠"라고 답했다.
그는 자신의 입장에 대해 "2008년 7월30일 공개할 때 국보 지정을 위해서 문화재청에 먼저 신고를 하고 공개를, 방송 공개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걸로 인해서 무고를 입어 진상규명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의 상대가 일반 개인이 아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또 2015년 불이 나고 이러니까 제가 도저히 이러다가 서로 파국이 일어나겠다"면서 "양보안을 문화재청 스스로 최소한 1조 이상이 간다고 했으니까 한 만큼이나 그게 또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에 그럼 소유권을 따질 그런 거 없이 내가 더 이상 문화재청의 죄를 추궁하지 않을 테니까 개인적인 힘도 한계가 있고 않을 테니까 주운 돈 5분의 1까지 주는데 10분의 1만큼이라도 그럼 나한테 주면 더 이상 따지지 않고 타결을 쌍방이 그럼 적당한 선에서 끝내도록 하겠다. 이런 안을 제가 제시해서 그렇게 보도된 적이 있지 않습니까"라고 강조했다.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인 배익기 씨가 지난해10월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안민석 위원장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면서 그는 "그러니까. 1조의 10분의 1 정도 되면 한 1000억 되죠. 그렇게 했는데 아시다시피 그것도 그렇게. 하여튼 그런 상황입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 앵커가 "그런데 아시는 것처럼 국가에서 보상할 수 있는 것은 법적으로 1억 원이 최고로 돼 있고 아마 배 선생께서는 그건 받아들이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신 것 같습니다"라고 질문했다.
배 씨는 "제가 소유자면 그걸 그대로 보호해서 국가에서 의무를 다해서 그대로 보호해 주고 지켜줘야 되겠지만 관리에 도움을 줘야 되겠지만 아니면 국가에서 토지보상 매입하듯이 사들이든가 둘 중에 그런 길이 있겠지만 그런 게 싫으니까 그런 일을 벌인 거겠죠."라고 답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제가 소송 당사자라서 조금 이견이 있습니다. 일단 4개의 청구에 대한 이해를 제가 소를 한 것이거든요. 정부에 대한 소를. 그래서 재심이라든가 또 문화재청에 대한 소유권 무효 확인의 소를 한 게 아닙니다"라면서 " 아니고 다만 청구의 소를 했기 때문에 제가 그런 어떤 소송상에 미비한 점이 있어서 그 청구에 대한 그 부분에 제가 패소를 한 것이고 그걸 한 것일 뿐이지 구체적으로 제가 본격적인 어떤 소유권 무효 확인의 소를 냈다든가 특히 재심을 한다든가 이런 건 아직 취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주본은 국가 소유가 아니다' 라는 것에 다시 소송을 낼 계획이 있다면서도 "워낙 관을 상대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려가 있고 문화재청에서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린 것도 있고 지금 일단은 고려 중에 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11월1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훈민정음 상주본 이대론 안된다' 토론회에서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인 배익기씨가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 '다시 말하면 1000억 원 정도의 보상이 필요하다 이 말씀이신가요?'라는 손 앵커 질문에"기본적으로 그렇게 얘기를 한 것이죠. 그런데 타당한 상황이 있으면 더 주고 싶으면 더 줘도 관계 없고 그거는 염치없이 딱 얼마라고 돈을 못박는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는 배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청구 이의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당초 해례본은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해례본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08년 배씨가 자신의 집을 수리하던 중 같은 판본을 발견했다고 공개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배 씨 주장과 달리 골동품 판매상인 고(故) 조모씨가 “배씨가 고서 2박스를 30만원에 구입하면서 상주본을 몰래 가져갔다”고 주장하며 소송전으로 번졌다.
민사소송은 조씨의 승소로 확정됐고, 승소한 조씨는 2012년 상주본 소유권을 국가에 기증했다. 상주본을 둘러싼 논란은 이렇게 일단락 되는 듯 보였지만, 다른 돌발 변수가 나왔다.
배씨의 상주본 절도 혐의에 대한 형사재판서 1심은 배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 무죄로 뒤집힌 뒤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이후 배씨는 무죄 확정판결을 근거로 상주본 소유권을 주장하며 문화재청의 강제집행은 배제돼야 한다는 소를 제기했다.
1·2심은 "형사판결에서 무죄가 확정됐다는 것만으로 상주본 소유권이 배씨에게 있다고 인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손을 들어 줬고, 대법원도 원심을 확정,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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