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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훈민정음 상주본"아, 너 보고싶다...
2019년 10월 10일 00시 54분  조회:3312  추천:0  작성자: 죽림

배익기씨 "상주본은 '개인 재산'"…
국가 반환 요구 거절

한글날,
국가 반환운동 벌여온 상주·서울 고교생 4명 배씨 면담

(상주=뉴스1) 남승렬 기자 | 2019-10-09 
  •  

한글날인 9일 오전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씨(56)가 경북 상주시 낙동면 자신이 운영하는 골동품점에서 훈민정음 상주본 반환 요청 서명서와 손편지를 가지고 찾아온 고등학생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2019.10.9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한글날인 9일 오전 상주고등학교 2학년 김동윤(오른쪽 네번째) 학생 등 고교생 4명이 경북 상주시 낙동면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씨(56·왼쪽)의 골동품점을 찾아 배씨에게 훈민정음 상주본 반환 요청 서명서와 손편지를 전달한 뒤 이야기 나누고 있다. 2019.10.9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하 상주본) 은닉 소장자인 배익기씨(56)가 상주본 국가 반환 여부에 대해 '개인 사유 재산'이라며 반환 의사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밝혔다.

배씨는 한글 창제 573돌을 맞은 9일 경북 상주와 서울 등의 고교생들이 자신을 찾아와 상주본 국가 반환을 요청하는 면담에서 "반환은 말도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초부터 국가 것이라면 지금 제가 감옥에 있지 않겠느냐. 국가는 사유 재산(상주본)을 지켜주는 의무를 하면 되는 것"이라며 "이해관계에만 결부해서 사유 재산을 무조건 국가에 줘라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도 했다.

배씨는 "제가 상주본을 규장각 내부에서 꺼내온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노력해서 찾은 것"이라며 "당사자인 제 재산을 누가 나보다 더 안전하게 보존하려고 노력하겠느냐. 나를 두고 다른 관리인에게 상주본 보존을 맡길 이유는 없다"고 했다.

한 학생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의 정신은 '백성을 어여삐 여긴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상주본을 국민들이 다 볼 수 있게 국가에 반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그는 "국가는 개인의 사유 재산을 보호해주는 의무만 하면 된다"고 답했다.

상주본 보관 상태에 대해 배씨는 "어떤 기준이 안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450여년 동안 안전하게 보존된 것 같지는 않다. 박물관에서 보관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보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본 국민반환 서명운동을 벌여온 상주고 2학년 김동윤군 등은 이날 오전 배씨의 골동품점을 찾아 상주고 전교생 416명이 서명한 서명서와 상주본 반환의 염원을 담은 학생들의 손편지 등을 전달했다.

이날 방문에는 김군을 포함해 상주와 서울지역 고교생 4명이 함께했다.

김군은 "훈민정음 상주본을 국가에 반환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어른들만의 일이 아니다. 학생들도 한글 창제의 원리가 담긴 국보급 문화재인 상주본의 가치에 대해 관심이 많다"며 "국보급 유산을 개인이 소장한 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배씨 면담 이유를 설명했다.

배씨는 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주본 문제가 정상화돼 보고싶다는 이야기이지 않느냐"며 "그건 저도 동감하는 부분으로 당사자로서 오히려 더 시급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한테만 (상주본 반환을) 독촉하는 그런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하지만 염려했던 것 보다는 순수한 뜻으로 와서 희망사항을 전한 걸로 그 뜻을 잘 알겠다"고 덧붙였다.

배씨는 앞서 언론에 미리 배포한 '학생들의 오도된 서명요청에 대한 훈계답변서'라는 입장문을 통해 "십년이 넘도록 은폐와 왜곡, 거짓으로 점철하는 해례본 사건이 급기야는 학생들에게까지 오도된 방향의 압박의 이용물로 나서고 있다"며 "고등학생이면 주위 어른들의 암시·부추김·선동에 수동적으로 착실히 따르려고만 할 게 아니라 관계적 상황에 따라 다른 사정도 있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객관적 본연의 진실에 따라 행동하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정신의 정화인 상주본 발견·소유자로서 그 뜻을 수호·계승해 훈계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글날인 9일 오전 상주고등학교 2학년 김동윤(오른쪽 두번째) 학생 등 고교생 4명이 경북 상주시 낙동면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씨(56·오른쪽)의 골동품점을 찾아 배씨에게 훈민정음 상주본 반환 요청 서명서와 손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2019.10.9 /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고서적 수집가인 배씨는 지난 2008년 자신이 상주본을 갖고 있다고 세상에 처음 알렸다.

하지만 골동품 판매업자 조모씨(2012년 사망)가 소유권을 주장하면서부터 긴 법적 공방과 소유권을 둘러싼 논쟁은 시작됐다.

대법원은 2011년 5월 상주본의 소유권이 조씨에게 있다고 판결했지만 배씨는 상주본 인도를 거부했다.

배씨는 이 때문에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구속(2014년 대법원 무혐의 판결)되기도 했다.

정부는 조씨가 사망하기 전 상주본을 서류상으로 문화재청에 기증했다는 점을 들어 배씨에게 상주본 소유권 인도를 요구하고 있으나 배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대법원은 상주본 소유권이 문화재청에 있다고 판결했으나 배씨는 여전히 상주본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국가가 가져가려면 상주본 가치의 10분의 1인 1000억원을 내라"는 등의 요구를 하고 있다.

상주본은 국보 제70호인 해례본(간송미술관본)과 같은 판본으로, 간송본에는 없는 표기와 소리 등에 관한 연구자 주석이 있어 학술적 가치는 간송본 이상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편 지난 7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화재청은 "그동안 배씨를 45차례 만났으며 반환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상주본이 이미 3분의 1 이상 훼손됐다는 주장이 나오자 문화재청은 "실물을 보지 못해 모른다"고 답했다.

지난 2008년 존재가 알려진 뒤 자취를 감췄던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 불에 그을린 모습의 사진으로 공개됐다. 상주본의 소장자인 배익기씨(54)가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공개된 상주본은 지난 2015년 3월 배씨의 주택 화재로 일부가 불에 탄 모습이었다. 책 하단 부분이 검게 그을린 모습이었지만, 본문 부분은 다행히 불길을 피해 온전한 상태였다.(배익기씨 제공) 2017.4.11 /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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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회 면담을 진행하고 프로파일러까지 동원해 (소장자의) 심리 상태를 짚어내려 노력했지만 돌려 받을 합리적인 방법이 없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

9일 573돌 한글날을 맞지만 한글 학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11년 전 존재가 처음 알려진 뒤 소유권을 놓고 지난한 법정 공방까지 벌였지만 해결될 기미는커녕 파손 우려만 커지는 상황이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장에서는 10년 넘게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논란의 근황이 전해졌다. 문화재청이 소장자인 배익기씨를 수십차례 면담하는 등 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가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정 청장은 “소장자가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해 회수를 못 하고 있다”며 “검찰과 법원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다각적으로 회수 조치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주본은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국보 70호)과 같은 책으로,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만든 원리와 사용법이 설명돼 있다. 2008년 배씨가 본인 집을 수리 하던 중 발견했다고 밝히면서 학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후 배씨의 입수 경위를 놓고 도난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민ㆍ형사 소송이 진행됐다. 그러나 결과가 엇갈리면서 상주본 소유권 공방은 끝나지 않았다. 배씨는 지난 7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상주본을 건네는 대가로 문화재청에 1,000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상주본은 배씨가 일부만 공개를 해 전체 실물이 확인된 적이 없다. 오히려 지난 2015년 배씨 집에 화재가 발생해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다. 배씨는 당시 화재 이후 자신만 아는 장소에 상주본을 보관 중이라고 주장해왔다.

문화재청의 상주본 환수 작업이 진척을 보지 못하는 사이 상주본 파손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배씨의 2008년 상주본 공개 상황 촬영 영상을 분석한 전문가들 가운데는 총 33장 가운데 이미 10장 이상이 손실됐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문화재청은 강제집행 등도 고려 중이지만 실제 상주본 회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창선 PD 

/조원일 기자 

 

 

"훈민정음 상주본이
국민의 품으로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  김성대 기자
  •   2019년 10월 09일 

 
상주고·상주 우석여고·서울 해성여고 등 학생 4명
'상주본 반환 촉구' 서명부 소장자 배익기씨에 전달
한글날인 9일 오전 고교생들이 경북 상주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이하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 씨가 운영하는 골동품점에서 배 씨에게 상주본 반환 서명을 전달하고 있다. 상주고, 상주 우석여고, 서울 해성여고 등의 학생들은 지난 8월부터 상주본 반환을 촉구하는 서명과 함께 반환 촉구 손편지 운동을 벌여 이날 그동안 모인 손편지 등을 배 씨에게 전달했다.연합
제573돌 한글날을 맞은 지난 9일 상주고등학교 김동윤 학생을 비롯한 학생 4명(서울 해성여고 2명, 상주 우석여고 1명)이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인 배익기 씨의 고서적 가게(상주시 낙동면)를 방문했다.

상주고, 상주 우석여고, 서울 해성여고 등의 학생들은 지난 8월부터 상주본 반환을 촉구하는 1000여 명의 서명부와 함께 반환 촉구 손편지 운동을 벌여 그동안 모인 손편지 등을 배 씨에게 전달했다. 

결연한 마음을 담아 배 씨에게 전달한 이 서명부가 배씨의 마음을 움직여 훈민정음 상주본이 하루빨리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해 본다.

다음은 전국 최초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은 김동윤 상주고등학교 학생(2학년)과의 일문일답.

-서명을 받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게 됐나.

△‘나랏말싸미’라는 영화를 보고 크게 감동해 친구들하고 얘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훈민정음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해 보니 현실은 영화 내용과 너무 달라 실망했다.

이에 그 자리에서 친구들하고 서명을 통해 이를 바로잡자고 의기투합했다.

특히 훈민정음 상주본과 관련해 지금까지 학생들이 목소리를 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학생들도 훈민정음 상주본은 개인의 소장물이 아니라 국민과 나라 소장물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

-서명을 받을 때와 소장자인 배익기 씨에게 전달했을 때 느낀 점은.

△솔직히 처음 서명을 받을 때는 우리가 이런다고 훈민정음 상주본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까 라는 회의감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국에 있는 학생들이 동참해 주고 서명 인원수가 1000명이 넘어가면서 힘이 났다.

또 이 서명 명부를 배익기 씨한테 전달할 때 혹시 배 선생이 이를 거부하면 어떻게 하나 하고 많은 걱정을 했는데 막상 전달하러 가보니 걱정과 달리 배익기 씨가 학생들의 순수한 뜻을 잘 받아줘 뿌듯했다.

-이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것 같은데 향후 훈민정음 상주본이 어떻게 됐으면 좋겠나.

△저희가 소망을 담아서 전달한 1000명의 학생 서명부가 배 선생의 마음을 크게 움직여 훈민정음 상주본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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