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구분 | 교과 | 단원 |
---|---|---|
중학교 |
|
문학의 본질과 속성 |
고등학교 |
문학 |
문학과 공동체 |
고려 가요는 노래마다 각각의 후렴구가 따로 있습니다. 「청산별곡」은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이지만, 「서경별곡」은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이고 「가시리」는 “위 증즐가 대평성대”입니다. 「동동」은 “아으 동동다리”, 「쌍화점」은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이지요. 이 말들은 아무런 뜻도 없지만 리듬감을 부여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아마도 현악기의 소리를 흉내낸 것은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지요.
그럼 이참에 「청산별곡」 텍스트가 지닌 의미까지 한번 알아볼까요? 후렴구를 즐겨 부르려면, 나머지 부분도 알고 넘어가는 편이 좋겠지요?
「청산별곡」은 사회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떠돌이로서의 운명을 살아가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시적 화자는 전란 중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이거나, 무신란 때 쫓겨난 지식인이거나, 실연의 슬픔을 잊고 청산으로 도피하려는 사람이라는 등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시적 화자는 삶의 터전을 상실한 채 유랑하는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전체 8연으로 되어 있는 고려 가요입니다. 주요 부분만 인용했는데 일단 후렴구 “얄리얄리 얄라셩 얄리라 얄라”가 인상적이지요. ‘ㄹ’, ‘ㅇ’을 반복해서 음악적인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1연에 등장하는 ‘청산’은 현실과 대비를 이루는 자연적인 공간입니다. 현실의 근심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상의 공간인 것입니다. 2연에는 시적 화자의 처지가 분명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시적 화자는 울고 있는 새와 자기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슬픔이 더 크고 오래된 것임을 호소하고 있지요.
3연은 자신이 떠나온 현실에 대한 미련이 나타나 있고, 4연에는 밤이 되어도 오갈 데 없는 처지를 비관하는 화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5연의 내용은 화자의 처지가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온 것임을 말해 줍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돌에 맞아 울고 있다는 화자의 모습에서 전쟁이나 난리 같은 내우외환에 시달리던 고려 민중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어려움과 고통을 겪어야 하니 민중은 억울할 수밖에 없겠지요.
6연에는 공간이 뒤바뀌어 청산 대신 바다가 등장하는데 상징적인 의미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7연에는 사슴이 장대에 올라 해금을 연주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이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절박한 마음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지요. 8연은 화자가 독한 술을 빚는 곳을 지나치는 장면을 그립니다. ‘누룩이 맵다’는 말은 술 익는 냄새가 진동한다는 뜻이며, 화자는 그 냄새에 못 이겨 결국 술로써 자신의 시름을 달래려 합니다. 술을 마시고 현실의 고통과 설움을 잊고자 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청산별곡」은 현실의 고통과 슬픔을 벗어나려는 고려 민중의 아픔이 절실하게 나타난 작품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막상 의미를 들여다보니 어떤가요? 혹시 후렴구가 내용에 비해 너무 가볍고 흥겨운 느낌이 들어 시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나요? 그렇다면 한번 <아리랑>을 떠올려 보세요. 혹자는 이 후렴구에서 우리 민요 <아리랑>의 기원을 찾기도 하는데, 삶의 고달픔도 애달픈 가사도 구성진 목소리와 흥겨운 춤사위로 승화시키던 멋이 「청산별곡」에서도 느껴지지 않는지 말이지요.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