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시공부 101] - 22...
2020년 03월 01일 22시 13분  조회:3049  추천:0  작성자: 죽림

국어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문학질문사전

‘사설이 길다’와 ‘사설시조’의 ‘사설’이 같은 글자라고요?

 

 

분야 고전 시가

교과 연계표

교과 연계표

구분

교과

단원

중학교

 

문학의 갈래

고등학교

문학

한국 문학의 갈래와 흐름

어른들을 보면 수다를 잔뜩 늘어놓고는 “사설이 길었다”고 하잖아요? 근데 국어 시간에 ‘사설시조’를 배우면서 설마 같은 글자는 아니겠지 했는데, 국어사전을 뒤적여 보니 웬걸 “사설()은 말이나 이야기, 잔소리나 푸념을 늘어놓는 것을 말한다. 판소리에서 가락을 붙이지 않고 이야기하는 ‘아니리’를 말한다”라고 적혀 있어요. 정말 같은 글자였어요!

‘사설이 길다’와 ‘사설시조’의 ‘사설’이 같은 글자라고요?

시조의 유쾌한 반란, 사설시조

말씀 사()에 말씀 설(), 두 글자가 이어지니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말의 잔치가 떠오르지요? 우리는 시조 하면 흔히 초장—중장—종장의 3장 6구 45자 내외의 평시조를 떠올립니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의 시조는 거의 대부분이 이와 같은 평시조에 해당하지요. 하지만 조선 후기 시조는 더 이상 사대부만 향유하는 문학이 아니었습니다. 기녀, 중인, 상인, 몰락한 양반 등 다양한 계층이 시조를 지어 부르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이들은 사대부처럼 유교의 이념을 전달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들은 시조를 통해 일상적인 삶의 이야기들을 표현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도 있었고 욕설이나 음담패설도 들어 있었지요. 또한 권위를 풍자하거나 세태를 비판하는 내용도 적지 않았습니다. 해야 할 이야깃거리가 많아졌기 때문에 시조의 형식도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시조의 형식적인 제약으로부터 벗어나 더 많은 내용을 시조에 담아냈지요. 초장 · 중장 · 종장의 구별은 있었지만 그것들의 길이는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장은 평시조의 두 배 내지 세 배를 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처럼 평시조보다 길어진 시조를 사설시조라고 부릅니다. ‘사설이 길다’라는 관용구가 떠오르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런 일이지요.

사랑과 그리움 듬뿍 담은 ‘서정성’

사설시조가 주제로 삼았던 대표적인 내용은 임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사대부의 시조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내용이었지요. 사대부로서 남녀상열지사라고 비난받을 수 있는 작품을 쓸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 까닭에 임에 대한 사랑은 기생들의 노래에 주로 등장했습니다. 그러다가 향유층이 넓어지면서 서민들도 사설시조를 통해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작품으로 형상화한 것입니다.

귀뚜라미, 저 귀뚜라미 가련하다 저 귀뚜라미
어찌 된 귀뚜라미인지 지는 달, 새는 밤에 긴 소리 짧은 소리 마디마디 슬픈 소리 저 혼자 울어 지낼 때 규방에 살짝 든 잠을 살뜰하게 깨우는구나
두어라, 제 비록 미물이나 외로운 밤 내 뜻 알기는 너뿐인가 하노라

작자 미상의 시조

현대어로 풀이해서 리듬감이 떨어졌지만 임을 향한 그리움을 표현한 대표적인 사설시조입니다. 작품 속 시적 화자는 귀뚜라미에 감정을 이입하여 귀뚜라미의 처지와 자신의 처지를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외로운 밤 혼자 지내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서 볼 때 밤새 내내 울고 있는 귀뚜라미도 가련하게 느껴졌던 것입니다.

임에 대한 그리움은 사설시조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고, 새들도 쉬어서 넘는 고갯길을 임이 왔다고 하면 한 번도 쉬지 않고 가겠다는 시조도 있고,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지나가는 구름의 그림자를 임 그림자로 오해했다는 내용의 시조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설시조에는 남녀 간의 애정이 우리말로 진솔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웃음보 간질이는 ‘해학성’

사설시조의 내용상 특징 중 하나는 해학성에 있습니다. 해학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우스꽝스러운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구름 그림자를 임으로 착각한다든가, 답답한 심정 때문에 가슴에 창문을 내고 싶다든가, 게젓 장수가 게젓 하나를 팔면서 온갖 유식한 말을 한다는 등의 상황은 듣는 이들에게 웃음을 짓게 합니다.

개를 열 마리 넘게 기르지만 이 개처럼 얄미우랴
미운 임이 오면 꼬리를 회회 치면서 치뛰락 내리뛰락 반겨서 내닫고 고운 임 오게 되면 뒷발을 바둥바둥 물러섰다가 나왔다가 캉캉 짖어 돌려 보내는 요 암캐야
쉰밥이 그릇 그릇 난들 너 먹일 줄 있으랴

작자 미상의 시조

미운 임이 오면 꼬리를 치며 반기고 고운 임이 오면 캉캉 짖는 개가 있다면 그 개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인이 개를 오래 돌보지는 않을 것 같네요. 하지만 실제로 개에게 무슨 잘못이 있을까요? 잘못이 있다면 오지 않는 임에게 있지요.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격이랄까요. 원망해야 할 대상은 임인데 괜히 개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네요. 이런 상황을 지켜보노라면 은근히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지요.

권력의 횡포에 도전하는 ‘풍자성’

사설시조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풍자성을 들 수 있습니다. 풍자란 웃음을 통해서 기존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을 말합니다. 풍자는 겉으로는 우스꽝스럽지만 속으로는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요. 좀 전에 소개했던 게젓 장수가 게젓을 팔면서 온갖 유식한 말을 지껄이는 우스꽝스러운 상황도 자신의 유식함을 내세우는 이들을 풍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두꺼비 파리를 물고 두엄 위에 치달아 앉아
건너편 산을 바라보니 흰 송골매가 떠 있거늘 가슴이 끔찍하여 펄쩍 뛰어 내닫다가 두엄 아래 자빠졌구나
모쳐라 날랜 나였기에 망정이지 피멍 들 뻔했구나

작자 미상의 시조

위 작품은 탐관오리의 횡포와 허세를 풍자한 작품입니다. 파리는 힘없는 사람들, 즉 민중을 의미하고 두꺼비는 지방관리를 의미하지요. 송골매는 두꺼비를 잡아먹는 존재로 두꺼비보다도 더 막강한 권력을 지닌 존재입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힘 있는 자에게는 엎드리고 힘없는 자에게는 군림하려 드는 양반, 혹은 관리를 풍자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날랜 나였기에 망정이지 피멍 들 뻔”했다는 두꺼비의 독백은 그들의 자기합리화, 혹은 허세를 연상시킵니다. 풍자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뜬금있는 질문

사설시조처럼 서민들이 즐기던 풍자적인 예술 장르로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으로는 <시집살이 노래>를 예로 들어 보자면, 시부모의 학대와 시집살이의 고된 노동, 남편의 외도로 인한 여성의 한스러운 삶이 풍자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작품의 일부를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시아버지 호랑새요 / 시어머니 꾸중새요 / 동서 하나 할림새요 / 시누이 하나 뾰족새요 / 남편 하나 미련새요 / 자식 하나 우는 새요 / 나 하나만 썩는 샐세 / 귀먹어서 삼 년이요 / 눈 어두워 삼 년이요 / 말 못해서 삼 년이요 / 석 삼 년을 살고 나니 / 배꽃 같던 요 내 얼굴 / 호박꽃이 다 되었네 / 삼단 같던 요 내 머리 / 비사리춤(싸리나무 껍질)이 다 되었네”

[네이버 지식백과] ‘사설이 길다’와 ‘사설시조’의 ‘사설’이 같은 글자라고요? (국어선생님도 궁금한 101가지 문학질문사전)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0 시의 초보자들이 개척해야 할 부분은 시를 극적으로 쓰는것... 2016-12-20 0 2746
49 시는 "부서진, 흩어진, 주인이 없는, 부르다가 죽은" 령혼찾기. 2016-12-19 0 2630
48 [시문학소사전] - 자동기술법과 의식의 흐름기법 2016-12-18 0 5970
47 [시문학소사전] - 자동기술법이란? 2016-12-18 0 4812
46 시의 기원은 노래... 2016-12-18 0 3818
45 시 = "최초의 궁리" + "가장 오래한 궁리" 2016-12-18 0 3586
44 [시문학소사전] - 중국 현대시 류파에 관하여 2016-12-16 0 2633
43 문학을 일상생활속에서 이어가는 삶은 아름답다... 2016-12-15 0 2312
42 시가 세상을 외면...??? 세상이 시를 외면...??? 2016-12-15 0 2862
41 문학은 싸구려 련애질의 방패가 옳다?... 아니다!... 2016-12-15 0 3972
40 소네트와 세익스피어 2016-12-14 0 3163
39 [시문학소사전] - 소네트란? 2016-12-14 0 4085
38 [시문학소사전] - 랑만주의란?... 2016-12-14 0 3762
37 영국 랑만주의 시인 - 퍼시 비시 셸리 2016-12-14 0 6215
36 신문기자 총편 출신 박문희선생 詩배우고 발표까지 하다... 2016-12-14 0 2382
35 글쓰기는 고역의 고역을 치루어야 좋은 작품이 탄생된다... 2016-12-13 0 2468
34 시는 "깨달음"의 "사고묶음"이여야... 2016-12-13 0 2529
33 이 책은 책이 아니다와 이 책은 보물창고다와의 시적미학 2016-12-12 0 2410
32 <농부> 시모음 2016-12-12 0 2596
31 시작은 시작으로서의 "남다른 시작의 길"을 모색해야... 2016-12-12 0 2536
30 시는 "나만의 스타일"로 쓰라... 2016-12-12 0 2476
29 시작은 모든 것이 늘 "치밀하고 + 치렬하게" 해야... 2016-12-12 0 2448
28 시작할 때 "화학조미료"같은 관념어 절대 "반입금지 명령"!... 2016-12-12 0 2675
27 시작할 때 스토리는 잇어지고 한가지 이야기만 하라... 2016-12-12 0 2683
26 "엉뚱한 생각" + "살짝 맛 간 시인" +... = 좋은 시 빚기 2016-12-12 0 2718
25 상상 + 더 깊은 상상...+... = 좋은 시 빚기 2016-12-12 0 2431
24 시는 류행가 가사가 옳다?... 아니다!... 2016-12-12 0 2370
23 시를 "감춤"과 "드러냄"의 사이에서 맛갈스레 빚어야... 2016-12-12 0 2214
22 시인은 늘 예민한 촉수로 훌륭한 시를 빚기 위해 정진해야... 2016-12-12 0 2379
21 시쓰기는 "참 나를 찾고자"하는 고행이다... 2016-12-12 0 2314
20 시인도 "완전무장"을 해야 좋은 시를 쓸수 있다... 2016-12-12 0 2414
19 "썩을 놈! 어떻게 요런 시를 다 썼을깜?!..." 2016-12-11 0 2618
18 시작은 "가장 쉬운 말로, 최대한 짧게, 가장 깊은 울림"으로... 2016-12-11 0 2367
17 누가 뭐라고 해도 시는 시인이 쓰는것... 2016-12-11 0 2459
16 참 시인 되자면... 2016-12-11 0 2478
15 시 "승무"를 삭히는데 3년이나 걸리다... 2016-12-11 0 2194
14 <술> 시모음 2016-12-11 0 2322
13 [시문학소사전] - 실존주의란?... 2016-12-11 0 4317
12 詩作 잘하기와 관찰 잘하기... 2016-12-10 0 2770
11 詩人은 관찰력과 상상력이 진부해서는 절대 안된다... 2016-12-09 0 2309
‹처음  이전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