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우아하게 삽시다 / 우상렬
2020년 08월 24일 21시 09분  조회:2799  추천:0  작성자: 죽림
우리 좀 우아하게 삽시다
2020년 08월 24일 /우상렬


연길은 현재 전국문명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너도나도 떨쳐나서 분발하고 있다. 일시에 새로운 면모가 펼쳐지는 듯하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촌티를 많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우리는 돈에 너무 연연하는 것 같다. 천민자본주의적 냄새가 많이 풍긴다.


연길은 먹을거리가 풍성한 미식의 도시다. 조선족음식에 조선음식, 한국음식, 한족음식〜 찍고 박기다. 그런데 제법 그럴듯한 식당에 들어갔다가도 메스꺼울 때가 있다. 입구 카운트 한 귀퉁이에 황금색 구리로 실물보다 몇 배 크기로 주조한 두꺼비가 입을 쩍 벌리고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입에는 중국 돈 제일 큰 액면인 백 원짜리를 선두주자로 많은 돈을 물고 말이다. 분명 나보고 돈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다. 돈도 돈이겠지만 두꺼비 몸뚱아리에 난 특유의 우둘투둘 옴 모양이 몸서리치게 한다. 그 옴 모양이 당장 내게로 옮겨 붙을 것 같으니 말이다. 나는 이 두꺼비가 눈에 띄일 때는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치며 빠른 걸음으로 피해 달아난다. 그럼 왜 이 을씨년스러운 두꺼비를 카운트에 모셔놓았지?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두꺼비는 조선족이나 한족이나를 막론하고 민속학적으로 복두꺼비라 식당 주인이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는 기원을 담아 모셔놓았다고 한다. 또 어떤 식당은 보면 두꺼비보다는 좀 점잖게, 그래도 무슨 귀신딱지 같은 財神爺-재물을 가져다준다는 관우상을 모시고 있다. 그 멋진 관우님이 어찌 이렇게 속되게 변해버렸는지, 참! 그래 '잘 모셨다'.

연변대학교, 우리 조선족 교육, 문화의 메카-성지. 나는 우리 대학교 주위가 먹자골목이 되는 것도 아니꼽지만 돈 냄새를 확 풍기는 것은 더구나 꼴 볼견이다. 우리 연변대학교 정문 앞 길을 건너 좀 오른 쪽으로 치우쳐 우뚝 선 건물 꼭대기를 한 번 보라. 거기에 돈이 박혀있지 않은가. 옛 날의 구리엽전 모양을 크게 주조하여 말이다. 물론 구리엽전 모양이되 변형을 주고 있다. '상평통보' 같은 글자가 박혀있을 주변에 태극무늬를 박아 넣은 것이 다르다. 그러나 전반적인 이미지는 분명 구리엽전을 연상시킨다. 그 태극무늬는 세상이 아무리 변화무쌍해도 돈만 많이 벌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 이 구리엽전이 전반 건물의 중간지점 꼭대기에 척 붙어있으니 돈, 돈, 돈을 부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세상의 모든 돈은 우리 건물 안으로 말이다. 그래 건물주의 '포부'도 참 야무져!

요새 우리 중국도 좋은 일이 많은 것 같다. 쩍 하면 시상식이 아니더냐. 무슨, 무슨 상이 어쩌면 그렇게도 많은지! 사실 이상할 것도 없지. 좋은 일, 좋은 사람이 있으면 표창하고 상을 주고 해야지. 좋은 일, 좋은 사람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은가. 그런데 문제는 상에 따르는 상금이로다. 요새 시장경제니 맨 입으로 표창만 하고 상장만 줘서는 안 통한다. 상응한 상금을 주는 것도 정상적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굳이 이 상금액수를 큰 간판에 큰 수자로 달달달 써서 사회자가 큰 소리로 돈 수자를 또박또박 외우면 수상자는 두 손으로 그 큰 간판을 높이 들어 흔들어대며 거들먹거리니 말이다. 그래 정말 '잘 났다'!

이 세상 돈 참 좋지. 이 세상 돈 싫어할 놈 있나 말이다. 그래도 우리는 사람 먼저 있고 돈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 돈을 좀 우습게 볼 줄 알아야 한다. 물론 돈 없으면 살기 힘든 세상이니깐 정당하게 돈을 벌어야 할 뿐만 아니라 챙겨야 한다. 그렇다하여 돈 욕심을 내는 것은 꼴불견이다. 위의 행태들은 바로 돈 욕심을 너무 속되게 노골적으로 격에 안 맞게 드러낸데 문제점이 있다.

돈에 있어서 우리는 양반정신, 귀족정신을 좀 갖출 필요가 있다. 옛날 우리의 진정한 양반들은 돈과 거리가 멀었다. 청빈함을 생활의 지조로 삼았다. 아예 돈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정신  적인 우아함을 많이 추구했다. 나는 그래도 한국에 아직 이런 양반정신이 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중국 사람들은 돈을 직설적으로 말하고 직접 만지기 좋아하는 것 같은데 한국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다음 디테일을 보자. 돈, 돈, 돈... 한국 사람들은 치사한 감이 들어 직접 거론하기를 좀 난감해하고 월급봉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경조사나 남에게 큰 돈을 줄 때도 봉투에 넣어 건네는 것이 일반적인 관습으로 되어 있지 않은가. 우리가 지금도 너도나도 이전에 양반이었다고 하는 데는 적어도 이런 정신적인 우아함을 많이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돈을 둘러싼 유렵의 귀족정신이란 것도 그렇다. 귀족들은 돈에 그리 연연하지 않고 우습게 보아오기도 했다. 정신적인 우아함 내지 도고함을 추구했다. 이에 반해 귀족들을 치고 올라오는 초기 자산계급들은 돈이라 하면 눈에 벌개서 설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에 19세기 비판적 사실주의대가 발자크는 멸망해가는 귀족에 대해 지대한 동정을 보냈고 욱일승천하는 돈의 구린내가 나는 천민자본주의에 대해 질타했던 것이다.

그래 우리는 양반정신과 귀족정신에서 분명 본받을 것이 있다. 적어도 이 욕망시대 돈에서 초탈하는 우아한 모습을 배우야 한다. 양반과 귀족은 돈이 많아서 그럴 수 있다고? 물론 돈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우아한 모습은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하나의 마인드고 삶의 자세다.

연길시를 전국문명도시로 건설하고 우리 매개 시민이 문명시민으로 되는 데는 바로 이런 우아한 모습이 필요하다. 우리 좀 우아하게 삽시다!       

2020.8.23

/동북아신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30 윤동주묘 발견 당시 "묘비는 제대로 서있었다"... 2017-09-15 0 2120
729 시의 재료는 바로 시인 자신이다... 2017-09-15 0 2029
728 미국 시적 스타일 실험영화 감독, 시인 - 제임스 브로톤 2017-09-15 0 3184
727 미국 실험영화 감독, 시인 - 크리스토퍼 맥클레인 2017-09-15 0 2815
726 미국 비트시인 - 코소 2017-09-15 0 3088
725 미국 시인 비트운동의 지도자 - 케루악 2017-09-15 0 2992
724 [시문학소사전] - "비트"문학이란?... 2017-09-15 0 3413
723 만약 당신과 함께 지구별 한 골목에서 세탁소를 연다면... 2017-09-14 0 3242
722 "새는 자기의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2017-09-14 0 2242
721 시인은 시에서 때론 목소리를 낮출줄도 알아야 한다... 2017-09-14 0 1895
720 이상시인 문학의 매력은 "모호함"... 2017-09-14 0 2044
719 "윤동주 전문가" - 마광수님 2017-09-14 0 1995
718 마광수님은 "값비싼 대가"로 통시적 진실를 치렀다... 2017-09-14 0 2019
717 시쓰기는 남자가 녀자를, 녀자가 남자를 꼬시는것과 같다... 2017-09-13 0 2302
716 시를 쓰는것은 집을 짓는것과 같다... 2017-09-13 0 2017
715 "윤동주는 기적, 우리 문학 축복"="윤동주처럼 멋진 시인이 꿈" 2017-09-12 0 2154
714 윤동주 "별 헤는 밤"에서의 "패, 경, 옥"은 "페이, 징, 위"로... 2017-09-12 0 2383
713 "600년보다 더 길고 긴 60년"... 2017-09-11 0 1899
712 "평생을 같은 수컷의 씨를 품는 암늑대란 없다"... 2017-09-09 0 2010
711 마광수님과 "대추 한알" 2017-09-09 0 2576
710 마광수님의 자유로운 령혼과 죽음앞에서... 2017-09-09 0 2176
709 "시대의 狂人" - 마광수님은 시인이였다... 2017-09-09 0 2238
708 [작문써클선생님들께] - 글은 쉽게 써내는것 명문장이야... 2017-09-09 0 2161
707 {쟁명} - 동시도 "하이퍼동시"로 쓸수 없다?... 있다!... 2017-09-08 0 1903
706 "세상에서 가장 긴 강은 '엄마의 젖강'인것을"... 2017-09-08 0 1792
705 "시인"을 마음대로 사고 파는것은 절대 용납할수 없다... 2017-09-08 0 1944
704 진정한 프로시인은 내용과 형식을 절제, 일치하게 쓰는 시인... 2017-09-07 0 2207
703 시는 운률도 적절히 살리고 여백의 미도 적당히 활용할줄도... 2017-09-07 0 2261
702 "문단의 이단아" 마광수님은 항상 "자유인"이 되고싶어 했다... 2017-09-07 0 2177
701 "별것도 아닌 인생"길에서 미술도 열심히 좋아했던 마광수님 2017-09-07 0 2239
700 마광수,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2017-09-07 0 3636
699 마광수-국문학 력사상 처음으로 윤동주시인의 모든 시를 분석 2017-09-07 0 3766
698 구수한 "배추국"과 마광수님의 "배출구"는 어디?!... 2017-09-07 0 2152
697 "솔직한 시인" 윤동주와 "부끄러움" 찾아낸 마광수 2017-09-07 0 2309
696 시교육은 권위주의적인 주입식 일방적 통로와 결별해야... 2017-09-04 0 2252
695 독일 시인 - 베르톨트 브레히트 2017-09-03 0 3676
694 시인들이여, "낯설게 하기"는 어디에서 어떻게 왔을가... 2017-09-03 0 3715
693 "가져오기주의"와 "받아먹기주의"와 그리고 "민족적인것주의" 2017-09-02 0 1981
692 동시의 예술은 오로지 이미지변형, 그 표준;- 하하하 없단다... 2017-09-02 0 2042
691 시에서 낯설음의 이미지용법은 곧 시적 해방이며 자유이다... 2017-09-02 0 2172
‹처음  이전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