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피평화", 남의 일이 아니다.
2022년 05월 02일 21시 34분  조회:2478  추천:0  작성자: 죽림
 

 

2022년 2월24일. 새벽 5시30분,

폭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 아이들과 우리의 배낭을 쌌다. (…) 내 그림들을 파일에 넣었다. 우리의 아늑한 집은 방공호가 되어버렸다. 창문과 문 위는 온통 십자가들이다.

 

*십자가: 폭격시 유리가 터지지 않도록 십자 모양으로 테이핑한 것

 

2월28일.

미사일이 옆집에 떨어졌다. 두려움은 아랫배를 쥐어짠다. 날이 갈수록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짧아진다.

 

3월1일.

지하 생활 6일 만에 우린 바퀴벌레가 되어버렸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폭파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개구멍을 파악하고 있다가, 곧장 기어들어간다. 음식은 가루 한 톨까지 다 먹어치운다.

 

3월3일.

전쟁 8일째 밤 이후 나는 도망가기로 결심했다. 누구와 그리고 어디로 떠날지도 정하지 않은 채. 그냥 핸드폰을 들고 택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대학 동기들이 도와주었다.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택시 연락처를 주었다. 전화를 걸어보니, 택시기사는 나우치카에 있다고 했다. (…) 20분 후 우리는 기차역에 도착했다. 우리는 서서 가게 되는 상황에 대비해 아이들의 배낭을 버렸다.

 

전쟁 첫째 날 내 아이들의 팔에 이름, 생년월일, 그리고 내 전화번호를 적어두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내 팔에도 적었다. 혹시나 사망 후 식별을 위해서. 무서운 사실이지만 그 생각으로 미리 적어두었다.

 

3월6일.

다음날 새벽 5시 우리는 바르샤바 시내에 위치한 Mercure 호텔에 도착했다. (…) 결국 겉옷만 벗은 채 쓰러져 잠들었다.

 

3월12일.

엄마는 우크라이나에 남기로 했다. 엄마는 하리코프(하르키우)에 외삼촌과 거동이 불편하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남았다. (…) 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그저 ‘다 괜찮을 거야’라고 말할 뿐.

 

그리고 2022년 4월, 책 앞에 쓴 ‘작가의 말’에 그는 이렇게 적었다.

“내가 이 일기를 적는 이유는 ‘전쟁 그만!’이라고 외치기 위해서다. 전쟁에는 승리자가 없다. 오로지 피, 파산, 그리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의 커다란 구멍만 남는다.”

/황예랑 편집장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2117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멧돼지병 전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7 0 4985
2116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우호의 사절" = 중국 "판다" 2018-03-25 0 5264
2115 [이런저런] - 세계에서 가장 몸값 비싼 동물 10 2018-03-25 0 4360
2114 [록색문학평화주의者]-코뿔소야, 네 "코"가 무슨 죄가 있기에... 2018-03-25 0 3783
2113 [문단+교정] = 룡정의 자랑, "중국의 피카소" 한락연 알아보기 2018-03-25 0 5360
2112 [별의별] - "괴짜 운전사" 하늘 날다... 2018-03-25 0 4747
2111 [그것이 알고싶다] - 모나리자 그림속의 숨은 "수수께끼"?... 2018-03-24 0 7282
2110 [서민지구촌] - 사람냄새나는 "뒷골목" 가보기... 2018-03-24 0 3548
210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전등끄기",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4 0 4926
210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고래 죽음,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4 0 4572
2107 [록색문학평화주의者]-인간과 새와의 전쟁,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4 0 5357
2106 "무형문화재", 그 언제나 그 어느 때나 특급보호를 받아야... 2018-03-23 0 3128
2105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군인과 고양이 2018-03-23 0 4828
2104 "평범함"의 낡은 건축이 "탁월함"의 새로운 건축으로 탄생하기 2018-03-23 0 3420
2103 [쉼터] - 치솔질은 어떻게?... 2018-03-23 0 3318
2102 [타산지석]-우리 연변에도 "전통조선민족칼전승인" 있었으면... 2018-03-23 0 4680
2101 [쉼터] - 호구(壺口)폭포 = 도화(桃花)수 2018-03-23 0 5007
2100 [고향자랑] - 연변사과배의 대변신... 2018-03-22 0 4210
2099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아기 곰들아, 맘껏 뛰여 놀거라... 2018-03-22 0 5270
2098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지구상 최후",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2 0 5162
2097 [그것이 알고싶다] - "축구"의 기원?...4 2018-03-21 0 3056
2096 [그것이 알고싶다] - "축구"의 기원?...3 2018-03-21 0 3940
2095 [그것이 알고싶다] - "축구"의 기원?...2 2018-03-21 0 3410
2094 [그것이 알고싶다] - "축구"의 기원?...1 2018-03-21 0 3451
209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5도, 6도",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20 0 4764
2092 [그것이 알고싶다] - "축구"의 유래?... 2018-03-20 0 5488
2091 [축구와 연변] - 조선민족 축구명장 = 안원생 2018-03-20 0 5332
2090 [고향자랑] - 우리 연변에서 "랭면문화축제"가 있었으면... 2018-03-20 0 3150
2089 [축구와 연변] - 조선민족 축구명장 = 리주철 2018-03-20 0 5487
2088 [쉼터] - 중국 현대축구 발원지... 2018-03-20 0 4439
2087 [축구와 연변] - 조선민족 축구명장 = 장경천 2018-03-20 0 4761
2086 [축구와 연변] - 조선민족 축구명장 = 박익환 2018-03-20 0 5413
2085 [축구와 연변] - 조선민족 축구명장들 2018-03-20 0 4620
2084 [그것이 알고싶다] - "엉뚱한 과학"과 "엉뚱한 진실" 2018-03-19 0 4664
2083 [그것이 알고싶다] - 령하 70'c에서도 사용 가능한 배터리... 2018-03-19 0 3208
208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동물원 동물 관람, 조용조용... 2018-03-19 0 3354
208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생태보호, 남의 일이 아니다... 2018-03-19 0 4871
2080 [그것이 알고싶다] - 비행기 탑승 전에 피해야 할 음식... 2018-03-19 0 3428
2079 [동네방네] - *2018 중국 100개 대학 순위 2018-03-19 0 3267
2078 [별의별] - "고양이 화산" 2018-03-19 0 5005
‹처음  이전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