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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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누님"을 보면서
2012년 07월 24일 04시 45분  조회:1925  추천:0  작성자: 리창현
       옹근 16년을 함께 머리를 맞대고 허물없이 사업해온 누님같은 동료선생이 중병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는 소문을 접하고 한참은 얼마나 슬프고 아팠는지 모른다. 그것도 그저 스쳐지나는 병으로 수술을 받았다면 다소 안위라도 되련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한 사람의 정신세계를 무너뜨리는 유선암이라는 청천벽력의 진단앞에서 아마도 사람이라면 거개가 무너지는수밖에 없을것이다. 제 아무리 강한 사람일지라도 이처럼 무서운 진단앞에서는 지탱이란 너무도 어려운 일일것이다. 요즘에는 글쎄 병으로 죽는 사람보다 놀라서 죽는 사람이 더 많다고들 하지 않는가!
다행히도 초기에 발견을 하였기에 병세는 생각처럼 엄중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의사의 말을 접하면서 무너지던 마음도 다소 온정을 취할수가 있었다. 하지만 소리없이 다가서는 설음과 아픔은 금할길이 없었다. 나와 마누라는 부랴부랴 병원으로 향했다. 차안에서 내내 "누님"을 만나서 뭐라고 안위를 해야 할지 두서가 잡히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어서 뻐스가 병원에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을뿐이였다. 애타는 마음을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어느새 우리는 병원에 이르렀다. 이리저리 물어보고나서 마침 병실로 들어서려는데 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머리를 돌리는 순간 병을 손에 들고 힘들게 걸어오시는 "누님"을 발견하였다. 순간 아픔이 가슴을 여미면서 울컥 치밀어올랐다. 며칠전까지만 하여도 펀펀하던 사람이 오늘 내 앞에 선 모습이 너무도 안타깝고 불쌍하였다. 우리는 손을 부여잡고 병실로 모셨다. 해쓱해진 얼굴에는 그래도 억지로 웃음을 띄우느라 애쓰는 "누님"을 지켜보면서 속으로는 언녕 비물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억지로 웃는 모습으로 신심과 용기를 선물하기에 바삐 보냈다. 텅빈 병실에는 슬픔과 그리움이 언녕 물씬거리고 있었다. 그래도 초기에 발견을 하였기에 병세가 생각보다 많이 괜찮다면서 자기로 안위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처음으로 하나님께 너무 무정하다는 집념을 가져보기도 하였다. 누구에게 싫은 소리 한번 해본적도 없이 언제나 시원시원하게 주변의 사람들을 보살펴주는 그런 "누님"이 아니였던가! 법이 없이도 살아갈수있으리만큼 그처럼 선량하고 착하던 "누님"이 아니였던가! 누구네 집이 일이 있으면 제일 먼저 발을 벗고 나서던 "누님"이 아니였던가! 애들을 자기의 친자식처럼 아끼고 사랑하던 "누님"이 아니였던가!
남편을 외국에 보내놓고 혼자의 몸으로 두 딸을 모두 대학에 보내놓고 이제 향수라는 언덕을 좀 오를가 하니 하나님도 무정하게 이런 아픔을 만드시다니?! 지지리도 .나쁜 사람들에게 이런 벌을 선물하였다면 다소 마음의 평행이라도 잡을수 있으련만 평생을 이처럼 착하고 어질게 살아온 "누님"에게 이런 고통을 안긴다는것이 전혀 마음의 평행을 잡을수가 없었다.
"누님"은 우리와 함께 많은 말을 하였다. 그러면서 우리더러 절대로 건강에 소홀히 하지 말고 제때에 병원을 찾아 보라고 몇번이고 당부를 해왔다. 그러는 "누님"을 바라보는 마음은 갈기갈기 찢기는듯하엿다. 그래도 "누님"의 정신상태가 엄청 좋아서 다행이였다. 모든 잡념을 버리고 이제는 더욱 건강하게 더욱 보람차게 매일을 살아갈 생각을 허물없이 내보였다. 아마도 사람은 앓고 보면 모든것이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는법인가 싶었다. 우리는 수많은 걱정과 아픔을 묻어둔채 무거운 걸음으로 병원을 나섰다. 멀리서 손짓하는 "누님"의 안타까운 모습을 남겨둔채.
이제 "누님"의 건강이 회복되고 우리 모두가 웃으면서 새날을 맞이할 "누님"의 새 아침을 기대해본다. 매일 매일 "누님"의 건강을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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