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http://www.zoglo.net/blog/lichangxian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문학작품

갈대밭엔 꿈이 없었다
2012년 08월 01일 14시 35분  조회:3240  추천:0  작성자: 리창현
        전 현에서 갈대밭이 제일 많은 곳을 짚으라면 영낙없이 하동향 영풍촌을 짚게 된다. 이상하리만큼 영풍촌은 갈대가 제일 흔한것이였다. 90년대까지만 하여도 200여호의 농가가 화목하게 살고 있었는데 한국문이 열리면서부터 한호 두호가 이사를 가기 시작하였는데 지금은 40여호가 가물에 콩나듯이 남아서 고향을 지키고 있다. 예전에는 학교도 있고 문화실도 훌륭하게 꾸려졌는데 지금은 학교가 한족들이 돼지우리로 변했고 문화실도 문틀이랑 다 썩어떨어지고 있다. 가끔 박쥐들이 무리를 져서 날아다니군 하였다. 예전의 흥성하던 영풍촌같지 않게 어수선하기만 하였다. 지금 남은 40여호가운데 총각몸으로 자리를 지켜온 사람이 근 10여호나 된다. 그들은 어찌할 방법이 없는지 아직도 몇푼안되는 논을 다루면서 이럭저럭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김찬지부서기도 보기가 구차한지 그들더러 논을 버리고 연해도시로 나가서 좀 뜻을 가지고 살아가고 권고를 하기도 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들이 맨날 하는 일이라면 그냥 무의미한 반복적인 노릇이 였다. 아침이면 논밭에나가 논물을 돌아보고 다음에 집으로 돌아와서 년로하신 엄마와 함께 아침밥을 먹은다음 약속이나 한듯이 마을뒤산의 비술나무 아래에 모여않아서 이런저런 꿈같은 소리를 하다가 점심때를 만들고 다음에 오후에도 역시 이곳에 모여 그냥 같은 노릇으로 저녁해를 맞이하군 하였다. 어찌보면 그들의 이런 삶이 되려 아무런 걱정도 없이 편한것같기도 하였다. 비술나무 아래에 둥그렇게 둘러 누워서 지나간 일들을 돌이키는것이 아마도 그들에겐 제일 큰 꿈을 줏는 그런 보람있고 가치있는 일처럼 느껴지는듯싶었다. 바람이 불적마다 파도처럼 밀려가는 갈대의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아무런 번뇌도 없이 밀려왔다 밀려갔다 하는 모습은 실로 자유의 신을 련상하게 하였다. 이상하게도 이들 모두가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고 년로하신 엄마를 정성껏 모시고 살아가고 있는것이다. 멀쩡한 모습으로 고향을 지킨다는 그 자체도 어딘가는 이상하기도 하였다. 꼭 마치 무슨 귀신이라도 붙은 듯이 떠날념을 하지 않는 그들이 되려 자랑스럽기도 하였다. 형제도 없이 모두 독신인 그들은 이렇게 할 리유도 당당하였다. 부모를 버리고 꿈을 향한다는것이 도리에 어긋나는 일인것처럼 말이다.
멍하니 하늘끝을 바라보던 영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령감네 막내가 일본으로 시집가는 바람에 부실사한 일구도 현성에다 아빠트를 사놓고 산단다. 돈이 있으니깐 좋기는 좋네. 나도 못난 녀동생이라도 있었으면 이렇게 살지는 않았겠는데…”
 실망과 비애가 뒤섞인 영구의 말을 들으면서 다른 친구들은 아무말도 없었다. 근본 말이 필요없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영구의 흘러간 가슴아픈 어제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였다. 영구는 길게 한숨을 쉬고는 자신의 운명을 달갑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운명이라고는 말할수 없어도 그렇게 밖에 될수없었던 어제가 오늘에 돌이켜보면 어딘가 후회가 없는것도 아니였다. 하지만 그것을 붙잡고 그냥 후회에 빠지고보면 남는것은 아마도 정신이상밖에 없을것이다. 마음씨가 착하고 부지런한 영구로 말하면 지금 이렇게 남아서 부모님을 모신다는것도 마음에 썩 달가운 일은 아니였다. 하지만 또 다른 길을 선택한다해도 너무도 어려운 현실임을 잘 알고 있었다. 한때는 영구도 멋진 꿈을 그리면서 살아오기도 하였다. 당시 마을에서도 꼴꼴한 청년으로서 많은 딸가진 집들에서 응근히 욕심을 가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가난때문에 자기 딸을 주려는 집은 한집도 없었다. 리씨네 둘째딸이 영구를 그렇게 좋아했고 영구도 죽도록 사랑하는 형편이 였음에도 끝내는 가난하다는 핑게를 대로 딸을 한국으로 시집을 보내기도 하였다. 리연이가 한국으로 시집간다는 소문을 접하고 영구는 밤을 지새우면서 얼마나 울었고 부모를 얼마나 원망했는지 모른다. 정말 조금이라도 생활이 좋았으면 영구는 리연이와 결혼을 했을거고 아기자기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을것이다. 리연이도 떠나면서 영구더러 3년만 기다리라고 하였다. 가서 그 남자와 리혼을 하고 돈을 벌어와서 같이 살자는 어이없는 약속을 달랑 남겨놓고 떠난지가 어언 15년이 넘는다. 가끔 들려오는 소문에서 리연이가 아들 딸을 낳고 재미있게 산다는것이였다. 영구는 조그마한 질투도 모르고 그냥 리연이가 잘 살기를 원하는 그런 마음가짐이였다. 아무리 헐망한 기다림이라도 호주머니에 넣고 있으니 가끔은 위로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던 재작년 여름에 마침 영구가 마을뒤 강에서 빨래는 하고 있는데 웬 녀자가 다가서고 있었다. 영구는 아무런 응대도 없이 그냥 하던 빨래를 하고 있었다. 한참을 이리보고 저리보던 그 녀자가 넙적한 돌을 찾아 앉는것이였다.
“저 혹시 영구씨 맞는지요? “
아무리 뜯어봐도 면목이 없었다.
“예, 옳습니다. 누구십니까?”
그 녀자는 영구를 한참동안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혼자서  중얼거렸다.
“리연이의 말처럼 참으로 멋진 남자네요.”
영구는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언제 그런 말을 듣고 싶은 여유가 없었다. 도대체 이 녀자가 뭐때문에 찾아 왔는지가 더 궁금했다.
“아니, 무슨 일로 저를 찾아왔습니까?”
그제야 제 정신이 들었는지 그 녀자가 가방을 뒤적이더니 편지봉투를 건네주는것이였다.
편지봉투의 겉면에 익숙하게 씌여진 글발이 안겨왔다.
 “영구씨에게”
영구는 어찌할새도없이 속지를 꺼냈다. 너무도 익숙한 글발이 영구의 마음을 모질게 흔들어놓았다.
“영구씨:
  그간 잘 지내고 있습니까? 살같이 흐르는게 시간이라더니 어언 15년이 지났네요. 아마도 지금쯤 영구씨도 가정을 꾸리고 화목하게 살리가 믿습니다. 저도 애를 둘 낳고 살아가고있습니다. 처음에는 약속대로 영구씨를 찾아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내가 팽개치고 간다해도 부모들이 영낙없이 돌아가야 할것을 생각하니 모질게 먹었던 마음도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어렵고 힘들 땐 영구씨가 정말 그립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그렇게 돌릴수도 없었습니다. 이제 와서 영구씨에겐 미안함밖에 없습니다. 영구씨는 꼭 좋은 안해를 맞이해서 화목하게 살리라 굳게 믿습니다. 그놈의 돈 때문에 우리도 이렇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깐 더욱 악을 쓰고 돈을 벌어야지요. 보고 싶어도 갈수가 없어서 이렇게 인편에 편지를 보냅니다. 이 편지가 영구씨의 손에 쥐여 질지 모르지만 꼭 보내고 싶었습니다. 꼭 저보다 더 멋지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편지를 받았으면 간단한 답복이라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래의 주소대로 보내면 됩니다….”
 영구는 돌우에 퍼더버리고 앉은채 흐느끼고 있었다. 그 녀자도 어느새 자리를  떴는지 보이지 않았다. 편지를 쥐고 한참 흐느끼던 영구가 갑자기 갈기갈기 찢어서 강물에 띄웠다. 영구의 두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고있었다. 그리움의 눈물인지 아니면 원망의 눈물인지 알길이 없었다. 영구는 하던 빨래를 다 해가지고 집으로 향했다.
빨래를 대충 털어서 널어놓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엄마가 문턱에 앉아 있었다.
“이 에미가 빨리 죽어야 너도 편하겠는데. 죽지도 않고 이렇게 너를 애먹이는게 죄구나.”
“어머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걱정 말고 오래 앉으셔야지요.”
멀쩡한 아들이 장가도 못들고 이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도 말이아니였다. 아직 저녁때가 먼지라 영구는 엄마를 구들에 모셔놓고 밖으로 나갔다.
저도 모르게 마을 뒤산의 비술나무 아래에 이르고 보니 친구들이 멀쩡하게 누워서 기다리고 있었다. 영구는 아무 말도 없이 비술나무에 등을 대고 마을의 갈대숲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리움이 가득찬 눈길속에는 말못할 아픔이 흐느끼고 있었다.
지금도 저 갈대밭의 가운데에 당년에 리연이와 숨어서 련애를 하던 자리가 그대로 남아있었다. 길에서 돌멩이들을 주어다 오솔길을 만들어놓았고 둘이서 그 오솔길을 걸으면서 얼마나 많은 꿈을 묻어두었는지 모른다. 부모들의 철같은 반대에 그들은 그냥 저 갈대숲속에 숨어서 하고싶은 말들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오늘은 텅빈 꿈의 빈자리 뿐이였다.
그날도 리연이 부모가 어데서 소문을 듣고 단속을 시작하였다. 이제 부모의 동의가 없이는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불호령에 리연이는 그만 무너지고 말았다. 영구가 약속한 장소에서 애타게 기다길것을 생각하느라니 속은 말이 아니였다. 그런대로 처음에는 이 핑게 저 핑게 대면서 영구와 학교의 뒤골목에서 몇번 만났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안가서 부모들에게 발각되다보니 이제 더 좋은 장소가 없었다. 그날도 영구는 연이를 붙잡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만날수 있을지 그것도 수수께끼였다.
“연이, 우리가 이제 다시는 여기서 만날수 없소. 그러니깐 부모들이 발견할수 없는 보다 좋은 곳을 찾아야겠소. 래일부터 며칠을 만나지 말기오. 그러면 부모들도 좀 경계를 늦추게 될것이요. 그러니 내가 암호를 하기전에 나오지 말아야하오. 알겠소?”
연이는 그렇게 말하는 영구가 더욱 멋져 보이기도 하였다. 한편은 한순간을 못봐도 못살것같은 그런 심정은 막을수가 없었다. 연이는 그러는 영구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이튿날부터 영구는 연이와 만날수있는 좋은 지점을 찾아 다녔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발견하기 어려운 그런 마땅한 곳이 따로 없었다. 이렇게 며칠을 보내고 나니 연이를 보고 싶은 마음은 참을길이 없었다. 그래도 그리움을 참아가면서 열심히 찾아 다녔다. 그날도 영구는 학교운동장에서 멍하니 갈대밭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갈대숲속에서 물오리 두마리가 날아나왔다 순간 영구는 좋은 방법이라도 생긴듯이 정처없이 갈대밭을 향해 달려갔다. 때는 이미 가을인지라 갈대밭의 물들도 많이 스며들고 흙도 굳어지고 있었다. 조금은 신발을 더럽히기도 하였지만 이곳이 그들이 만남에는 가장 좋은 곳이기도 하였다. 영구는 그 무슨 큰 발견이라도 한듯이 가벼운 걸음으로 집을 향했다. 어서 날이 저물기들 기다렸다가 학교 운동장에 널려있는 돌멩이들을 주어서 주머니에 담았다. 사람들이 보지 않는 틈을 타서 영구는 이렇게 밤이면 갈대밭에 길을 만들고 있었다. 먼저 낡은 널판자들을 가져다가 펴고 다음 그우에다 돌멩이들을 골로구 펴놓았다. 제법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사랑하는 련인들이 거니는 랑만으로 가득찬 오솔길이 생겼다. 영구는 그 무슨 큰 공정이라도 완성한듯한 기분으로 하늘 향해 길게 기지개를 켰다. 이제 저녁에 연이와 암호를 해가지고 여기서 만날것을 생각하니 행복이 절로 흘러넘쳤다.
흥얼흥얼 코노리까지 불러가며 집으로 돌아가는 영구는 보면서 친구들은 무슨 좋은 일이 생겼나며 잔뜩 호기심이 동해서 물어오군 하였다. 하지만 영구는 그저 웃을뿐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영구는 구들에 털썩 누운채 이제 해가 넘어가고 밤이 다가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눈앞에는 연이의 고운 얼굴이 그대로 남실대고 있었다. 깜찍한 엄지손가락을 내밀면서 귀엽게 웃을 연이의 모습을 생각하느라니 배가 고픈것마저 잊어버리고 있었다. 엄마가 부억에서 몇번이나 불러서야 영구는 부리낳게 저녁밥을 먹었다. 이제 영구에게 남은것은 행복의 선물이였다. 사랑하는 연이를 꼬옥 안고 멋진 둘만의 꿈을 가꿔갈 생각에 영구는 언녕 취해 있었다. 세상이 어쩌면 자신의 생각대로 척척 돌아가는게 고맙기만 하였다.
시간도 어느덧 영구의 마음처럼 어둠이 깃들기 시작하였다. 영구는 먼저 마당에서 잘 여문 옥수수 몇송이를 따서 노랗게 구웠고 잘 마른 해바라기를 두 호주머니에 꼴똑 넣었다. 그리고는 둥둥 뜬 심정으로 연이네 집을 향했다. 뒤창문에서 영구가 몇번 휘파람을 불자 연이의 그림자가 언뜰거렸다. 연이는 화장실로 간다는 핑게를 대고 부리낳게 밖으로 뛰쳐나왔다. 별로 생각없이 누워서 책을 보던 부모들이 시간이 아느새 지났는데도 딸이 들어오지 않자 연이 아버지가 화장실을 향해 몇번 불렀다. 뒤이어 나온 연이 엄마가 손전등으로 비춰보니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 사람질 못할 이 간나 또 도망쳤구나. 어서 학교뒤울안으로 갑시다. 무조건 거기서 영구를 만날거니깐. 뭐합니까? 빨리 가잔데두.”
연이아버지는 별로 가고싶은 생각이 없는듯싶었다. 남자는 남자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도리를 보는것만같은 장면이였다. 더우기 연이 아버지도 연이엄마를 얻을 때 범같은 연이할머니의 반대를 얼마나 받았는지 모른니깐 말이다.
부모들이 학교뒤울안에 갔을 때 이미 그들은 꿈에도 생학지 못할 마을 앞 갈대숲속에서 서로의 그리움으로 가득한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연이는 눈물까지 흘리면서 영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인생을 같이 살아갈 남자가 너무도 멋져 보였고 자신을 위해 이렇게 일을 해온 영구가 너무도 자랑스러웠다. 그들은 꼭 껴안은채 갈대의 싱그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연이네 부모들은 학교뒤울안에서 한참을 서성거리며 찾았것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딸애가 무슨 일이라도 당할것같은 걱정으로 연이엄마는 안절부절 못하였다. 그때는 이미 그들이 환한 달빛의 축복을 받으면서 그 누구도 생각지도 못할 갈대밭에서 정사를 나누고 있었다. 가끔 새들이 놀라서 날아날뿐이였다. 환한 달빛아래에서 연이는 아름다운 몸을 그대로 드러내놓았다. 손대면 톡하고 터질것만 같은 연이의 봉긋한 가슴사이로 신음소리는 점점 크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갈대마저도 그들에게 축복을 보내듯이 몸을 가볍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꼭 껴안은채 한참은 아무말도 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하였다. 영구는 연이의 흩으러진 머리를 곱게 빗어주면서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연이네 부모들은 연이를 찾느라고 분주하게 돌아쳤지만 헛수고였다. 연이엄마는 학교의 화장실안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나타날 사람을 보이지도 않았다. 연이아버지는 학교의 정자에 걸터앉아 담배를 맛나게 피우고 있었다.
“어이, 거기 앉아서 엊제 담배를 피울새 있소? 딸이 없어서 속이 타 죽겠는데…”
연이아버지는 아무 말도 없이 엉덩이를 툭툭 털면서 일어났다. 조금도 급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찌보면 그들의 이런 일을 축복해 주는것 같기도 하였다. 이제 더 방법이 없는지 연이엄마도 터벅터벅 집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혼자말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이간나 이제 집에 들어오기만 해라. 가만놔두지 않을거다.”
 연이와 영구는 새날이 거의 밝아서야 아쉬움을 갈대밭에 묻어둔채 집으로 향했다. 꼭 마치도 그들만의 아름다운 꿈이 동쪽하늘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듯싶었다.
연이를 집문앞까지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온 영구는 종시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영구의 모든 혼이 연이의 가슴속에 묻혀있는듯한 심정이였다. 하지만 이제 연이가 부모들에게 호된 꾸중을 들을걸 생각하느라니 몹시 가슴이 아프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자신때문에 고생하는 연이가 불쌍하기만하였다. 이제 결혼을 하여서 연이를 더욱 아껴주는것으로 보답을 하는길밖에 없었다. 영구는 근심과 행복을 함께 접은채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 영구가 금방 세수를 하려는데 마을의 부녀주임이 문을 떼고 들어섰다. 영구는 자기와는 상관이 없는줄로 생각하고 대충 인사를 하고는 밥상에 마주 앉았다. 금방 숟가락을 들려는데 부녀주임이 영구의 곁으로 다가왔다.
“영구, 내 오늘 찾아온게 다름이 아니라 며칠후에 향에서 진행하는 계획생육경색에 참가해야 하오. 내가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아마 영구가 제일 우수한것같은데 이번에 좀 참가해주겠소?”
 다른것도 아니고 장가도 안든 놈이 무슨 놈의 계획생육경색인가하는 생각에 거절하려는데 부녀주임의 그 뒤말에 고려해볼 생각이 불쑥 다가섰다.
“아무리 올리 훑고 내리 훑어봐도 영구하구 연이가 참가하는것이 제일 합당한것같소. 그러니 거절하지 말고 나의 공작을 도와주는셈치고 한번 참가해볼게. 그리고 이런 지식이 금후의 생활에 도움이 될수도 있으니 한번 해보기오. 어떻소?”
연이와 함께 참가한다는 말에 영구는 정신이 번쩍 뜨이는것같았다. 여하튼 고려해보겠다는 생각을 비춰보이고 부녀주임은 돌아갔다. 어찌보면 하느님의 뜻인것같은 생각도 든 영구는 우선 참가하기로 작심했다. 이러고보면 연이와 함께 있을 기회도 있게되고 공부는 많이 못했어도 외우기는 그래도 괜찮은 자연조건을 리용하여 한번 마을을 위해 공헌하는것도 해볼만한 일이였다. 아침을 먹고 부녀주임네 집을 찾아가서 의향을 보였더니 부녀주임은 입이 함박만해가지고 꽤나 두꺼운 경색자료를 넘겨주었다. 연이도 부모들이 동의하지 않는것을 억지로 하겠다고 우겨대는 바람에 부모들도 더 막지 못했다고 하였다. 하지만 연이네 부모는 경색에 참가하되 절대로 영구와 함께 있을 기회는 주지 않는다고 잡아뗐다. 영구는 슬그머니 부녀주임을 동원하여 연이와 함께 외우면 더 잘 외울것이라고 덧붙였더니 중간에서 부녀주임의 공로로 연이와 만날 기회가 생기게 되였다. 하지만 그 시간에는 정식으로 문제들을 외우다보니 언제 사랑을 나눌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근 일주일간의 시간을 들여 외웠고 경색에 참석하였는데 두 사람의 배합이 얼마나 잘 맞아 돌아갔는지 전 향에서 영풍촌이 력대에 없는 일등의 영예를 따오기도 하였다.
그날 촌지도부에서는 영구와 연이를 축하하여 연회까지 마련해주었다. 연회가 끝나기 바쁘게 둘은 부모들의 눈을 피해 저들만의 “집”으로 달려갔다. 어느새 영구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부여잡고 남들앞에서 하지 못한 저들만의 축복을 뜨거운 정열로 몰붓고 있었다. 갈대숲속에서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두 청춘남녀의 거센 신음소리로 만들어졌다.
정이 들대로 든 그들에게 이제 남은것이란 결혼이라는 무거운 문턱을 넘어야 하는것이였다. 서로 눈을 피해가면서 나누는 사랑과는 완전히 다른 무거운 과제가 그들의 어린 마음을 무겁게 누르기 시작하였다. 영구로서는 가진것이란 그저 자신의 든든한 신체와 죽도록 연이를 사랑하것뿐이였다. 연이네 부모로서는 전혀 이발도 안들어가는 무서운 현실임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더우기 연이 엄마는 범같은 성질을 가진 사람이다보니 이 혼사가 이루어질수 있는 가능성은 너무도 적은것임을 객관에서도 불보듯뻔한 일이였다. 영구도 그렇고 연이도 그렇고 련애는 저희들만의 간단한 문제였지만 결혼은 너무도 무거운 일임을 스스로 절실히 느끼게 되였다. 부모들의 불같은 불반대앞에서 연이도 가끔은 곰곰히 생각을 하면서 어딘가 어려움이 크다는것을 처음으로 실망비슷한 기분속에서 절감하기도 하였다. 변변한 집한채도 지을수 없는 영구의 현실을 알고도 남음이 있는 연이로서는 이대로 결혼을 한대도 금후의 생활이 막심하게 느껴질때도 한두번이 아니였다. 그래도 영구의 진지한 사랑만으로 근심걱정없이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을것이라고 굳게 믿었던것이 오늘에는 많이 다름을 마음으로 다시 보게 되였다. 연이의 마음도 뭐라고 형언할지 갈피를 잡을수가 없었다. 그리도 집에서 맏이로 태여났고 아래로 아직도 두 녀동생이 공부를 해야 하는데 이대로 영구에게 시집을 간다해도 혹시 행복할수도 있겠지만 여러모로 생각을 해보느라면 자신이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이 그처럼 행복한 선택이 아님을 어느날 아침에 연이는 절실히 깨닫게 되였다. 자신을 위해서도 더우기 영구를 위해서는 이대로 그냥 나갈수가 없다는생각이 연이에게 하나의 운명처럼 다가서고있었다.
영구도 며칠동안 집아에 들어박혀 이궁리저궁리 하면서 슴슴한 매일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는 아들을 말없이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도 말이 아니였다. 생각같아서는 뭉치돈을 내주면서 영구더러 당당하게 연이를 집으로 데려오도록 해주고 싶었지만 무심한 현실은 그렇지가 못했다. 언제부터 영구는 술을 붙이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그저 한두잔을 마시고는 죽은듯이 누워자군 하였는데 요즘에 들어서서는 거의 하루동안 술병을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이였다. 마을 사람들도 영구가 그렇게 나아가는 현실을 감안하면서 저으기 걱정스러워하였다. 어떤 사람들은 영구를 찾아와 안위를 해주기도 하였고 어떤 친구들은 영구더러 마을을 떠나라고 권고도 해주었다. 하지만 영구는 아무말도 없이 그저 술에만 세상을 파묻고 있었다. 매일 매일 수척해가는 몸을 이리저리 가누면서 늘 혼자서 갈대밭을 찾아가서 세월을 파먹군 하였다. 이소식은 연이로서는 마음을 도려내는 그런 아픔이 아닐수 없었다. 하지만 연이로서는 그 무슨 좋은 방도가 생기지 않았다. 연이도 이불속에서 얼마나 많은 설음을 흘렸는지 모른다.
이듬해 봄은 별로 따뜻하지 않았다. 일찍 찾아온 제비가 영구네 집안을 들여다보면서 이상하게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영구는 그래도 말없이 또 찾아온 제비가 눈물나게 고맙기만 하였다. 영구는 제비둥지를 올려다보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사다리를 가져다 올라갔다. 헐망해진 제비둥지를 알뜰하게 수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는 영구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제비가 더욱 사랑스러웠다. 영구의 얼었던 마음도 금시 한줄기씩 녹아내리는듯 싶었다. 곱게 다름어진 제비둥지는 한결 깨끗해졌다. 영구의 얼굴에도 오랜만에 웃음이 비끼였다.
연이는 말없이 창가에 기대여 마을앞의 갈대밭을 하염없이 바라보군 하였다. 가끔은 가벼운 웃음이 어리기도 하였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군 하였다. 연이로서는 너무너무 힘든 순간이였다. 세상이 너무도 무정함을 스스로 감안하는 안타까운 순간이기도 하였다. 이때 화토놀이를 나갔던 엄마가 들어오면서 연이를 불렀다.
“연이야, 네 마음을 엄마가 모르는것도 아니란다. 네가 영구를 좋아하고 영구도 너를 좋아하는걸 알고 있단다. 하지만 너희들이 이렇게 결혼을 한다해도 어떻게 살아갈수 있겠니? 그리구 내가 영구가 마음에 안드는것두 아니란다. 네가 집에서 맏이인데 아직 녀동생둘을 공부도 시켜야하는데 네가 무엇으로 동생들의 뒤바라지를 해주겠니? “
엄마의 말을 들으면서 연이는 소리없이 눈물을 삼키고 있었다.
“아까 화토판에서 영실이 엄마가 말하는게 영실이가 다음달에 한국으로 시집을 간단다. 가정을 위해서 선뜻이 대답을 하였단다. 엄마생각에는 너도 우리 가정을 위해서 한국으로 시집을 가는것이 제일 좋은 선택일것같구나. 우리라도 잘 살다면 내가 이렇게 까지 하지 않으련만 말이다.”
연이는 그냥 말이 없었다. 그저 엄마가 하는 말을 듣는지 아니면 불쌍한 영구를 생각하는지 그 누구도 알아낼수가 없었다. 그렇건 말건 엄마는 그냥 연이의 공작에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연이의 눈길속에는 아픔이 소리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연이는 방에서 꼬박 이틀동안 나오지 않았다. 식음을 거의 전페하다싶이 이불을 쓰고 있었다. 가끔 아버지가 색다른 음식을 해서 연이에게 가져다 주군 하였는데 아버지의 심성은 많이 아픈것으로 보였다.  측은한 눈길로 딸애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도 언녕 설음으로 쌓여있는것같았다. 그러면서 돌아서는 아버지의 뒤모습엔 자신을 원망하는듯한 그림자도 엿볼수가 있었다. 꼭마치도 이 못난 애비땜에 딸이 좋아하는 사람하고도 결혼을 할수가 없구나하고 생각하는듯싶었다. 그러는 아빠를 바라보는 연이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기는듯싶었다. 가끔 두 녀동생이 언니를 찾아와서 말없이 지켜보군 하였다. 어떨 땐 모든것을 팽개치고 영구와 함께 어디론가 도망가고픈 생각이 불붙듯 하였지만 어린 두 동생을 보느라면 그런 생각들이 조용히 무너지군 하였다. 그러면서 나한사람만 헌신하면 될걸가지고 많은 가족식구들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꿈같이 연이의 뇌리를 스치기도 하였다. 더우기 가슴 아픈것은 이제 녀동생들이 자기처럼 가난해서 좋아하는 남자하고 결혼을 못하고 같은 비가를 쓸가봐 걱정이 되였다. 그러자면 반드시 자신을 헌신하여 두 녀동생은 절대로 가난이라는 헐망한 모자때문에 사랑하는 남자의 곁을 떠나야하는 그런 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던것이다. 이제 연이에게 남은것이란 영구를 만나서 자신의 생각을 과감히 털어놓고 서로의 또 다른 약속을 가지는것이 급선무였다. 연이는 부모님들앞에서 외국으로 시집을 갈 의향을 보였고 이제 영구와 만나서 뒤끝을 깨끗이 해야겠다는 생각도 보였다. 부모들은 아무말도 없이 그냥 연이의 의사대로 좇아가고 있었다.
가슴에 못을 박는 이런 현실을 영구와 이야기한다는것은 얼마나 어려운것임을 연이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래일을 위해선 부득불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고집스레 연약한 연이의 가슴에 박혀있었다.
연이는 옷을 곱게 차려입고 영구네 집으로 향했다. 당금이라도 무너질것같은 집앞에서 연이는 한참이나 망설이였다. 열려진 문안으로 영구가 보였다. 가마목에 우두커니 앉아서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구운 옥수수를 반찬으로 하고 있었다. 연이가 들어온줄도 모르고 그냥 몸을 휘청거리고 있었다. 터져나오는 설음을 참으며 연이는 영구의 흔들리는 몸을 부여잡았다. 비스듬히 몸을 돌리던 영구가 화닥닥 일어섰다. 이미 술이 영구의 모든것을 지배하고 있었다. 둘은 한참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마음속에선 언녕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을것이다.
영구를 구들에 앉혀놀고 연이는 가마목의 그릇을 정리하였다. 집이라야 겨우 비바람을 막을듯한 그런 헐망한 집이였다. 연이는 조용히 영구의 손을 잡고 자기의 의향을 풀어놓았다. 영구의 초점잃은 두 눈은 멍하니 연이의 얼굴만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매캐한 굴내가 연이의 속을 뒤집어놓는듯하였다. 연이는 치미는 메스꺼움을 억지로 참으면서 영구를 안위해주었다. 그저 집안의 냄새로 인해 그렇게 속이 울렁이겠지 생각하고 이런 한마디를 남겨놓고 집을 나섰다.
“영구씨, 절 기다려 주세요. 3년만 기다려주세요. 내가 돈을 벌어서 저 갈대밭에 멋진 집을 짓고 우리 행복하게 살자구요. 꼭 절 기다려주세요.”
연이는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밖으로 뛰쳐나왔다. 허둥지둥 뚜다보니 저도몰래 갈대밭에 이르렀다. 많이 썰렁해진 갈대밭엔 그들만의 아름답던 꿈들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었다. 연이는 한참 걸터앉아서 무슨 생각에 깊이 잠겨있었다. 문득 또 아까처럼 속이 울렁이기 시작하였다. 분명 메스거운데 토할수가 없는 그런 울렁임이였다. 시원한 공기를 실컷 들이쉬고 아쉬움을 깊이 묻어둔채 연이는 집으로 향했다. 걸음걸음 수많은 그리움과 한을 묻어놓은채.
 연이는 하루급히 한국으로 시집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게 먹었다. 마침 그당시 앞마을에 장가를 들려고 온 한국 남자가 있었다. 나이가 연이보다 12살이나 이상이 였고 키도 작달막하고 생긴것도 영구와 비기면 말이 아니였다. 그래도 연이는 그 어떤 부가조건도 없이 시집을 응낙하였다. 남자측에서 연이네 가정에 돈 2만원을 내놓았다. 생전에 이렇게 큰 돈을 쥐게 된 연이엄마는 두눈이 휘둥그래졌다. 얼마후에 돈을 연이에게 넘겨주었다. 연이는 그 돈에서 5천원을 빼내여 호주머니에 넣고 나머지 돈은 엄마에게 넘겨주었다. 엄마는 인차 돈을 옷장의 어느 이불속에 깊숙히 감춰놓는것이였다.
며칠후 남자는 한국으로 수속을 밟으러 갔다. 연이는 온종일 집안에 박혀 있었다. 이제 낯선 타향에서 살아갈 일을 생각하는지 아니면 그토록 사랑하던 영구를 외롭게 혼자 두고 갈 일을 생각하는지 그냥 쉴새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연이는 그 누구를 위해서 반드시 떠나야만 했다. 하루 급히 떠나야만 했다.
 한국에서 수속이 거의 될 무렵 연이는 마지막으로 갈대밭으로 발길을 옮겼다. 두 사람의 온기가 아직도 식지 않았다. 연이는 호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여 자르마한 돌멩이 밑에다 끼워놓았다. 두툼한 편지와 함께 끼워놓았다.
봄기운이 맴도는 어느날 아침 연이는 한국남자와 함께 떠났다. 사랑을 묻어둔채, 아름다운 꿈들을 묻어둔채, 아픔을 묻어둔채, 다른 그 어떤 행복을 묻어둔채 연이는 떠나야만 했다. 가는 걸음마다에는 아픔이 깔려있었다.
 연이가 떠나던 날 영구는 갈대밭에서 밤을 지새웠다. 지나간 아름다운 추억에 젖어 , 사랑하는 사람을 놓아줘야 하는 설음에 젖어 영구는 울어야만 했었다. 이젠 꿈의 빈자리를 묻어야만 했었다. 그대로 남긴다는것은 영구에겐 더욱 큰 아픔외에 아무것도 남는것이 없었다. 널판자를 발로 걷어차려는 순간 영구의 눈에 뭔가 보였다. 작은 편지봉투였다. 부랴부랴 봉투를 뜯는 순간 영구는 그만 멍해지고 말았다. 봉투안에는 연이의 편지와 함께 돈 5천원이 들어있었다. 영구는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갑자기 머리를 부여잡고 영구는 비명을 질렀다. 갈대밭에서 꿈꾸던 수많은 새들이 놀라서 날아갔다. 연이도 날아갔다.
편지의 제일 마지막에 이런 구절이 씌여져있었다.
“영구씨, 당신을 위해 따나야만 했어요. 아니 우리를 위해 떠나야만 했어요. 사랑하는 우리의 자식을 위해서 저는 반드시 떠나야만 했어요. 내가 언제 돌아올지는 몰라도 우리에겐 큰 꿈이 익어가고 있을거래요.”
 실성한 사람처럼 멍해있던 영구의 얼굴에 이상한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78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8 진장을 선거하던 날 2013-12-11 1 2313
137 가짜돈의 풍파 2013-12-11 1 1990
136 천국에서 걸려온 전화 2013-12-08 3 2460
135 부모(외1수) 2013-12-05 4 2271
134 "룡이 됐다." 2013-11-16 3 2414
133 우주의 가르침 2013-11-14 1 3242
132 가장 아름다운 가르침 2013-11-12 1 2649
131 약자의 언어 2013-11-10 2 2777
130 산의 가르침 2013-11-10 1 2277
129 어떠하리오? 2013-11-09 1 2293
128 미처 몰랐네 2013-11-02 1 2463
127 그대의 사랑에 피발이 섰다면 2013-10-31 2 2809
126 무제 2013-10-31 2 2221
125 노래--약속 2013-10-25 1 2376
124 하늘의 뜻이기에 2013-09-01 2 2179
123 우리의 존재 2013-08-31 2 2745
122 2013-08-21 2 2909
121 바람벽 2013-08-18 2 2922
120 우뢰 번개 그리고 비 2013-08-14 3 2992
119 무제 2013-08-13 1 2688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