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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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녀자 그리고 옷과 다리미
2012년 08월 15일 08시 53분  조회:3687  추천:1  작성자: 리창현
     녀자는 무대치의 옷과 같다. 다양한 색갈로 형식도 무한하다. 계절에 맞춰 스스로 탈변하는 무형의 옷과 같다. 비내리는 날이면 고운 비옷으로 탈바꿈하고 눈내리는 날에는 귀중한 털옷으로 자리를 만들고 바람이 부는 날에는 멋진 스프링코트로 바뀌고 해볕이 쨍쨍 내리 쬐이는 날에는 이쁜 양산으로 거리를 단장한다. 하늘의 뜻에 참 잘 어울리는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수놓아 간다. 하나님의 눈물의 참의도 그처럼 잘 터득하고 땅의 아픈 하소연도 정결한 마음으로 잘 받아들인다. 한점의 해빛에도 그처럼 고마움을 간직하고 한점의 바람앞에서도 늘 머리를 숙이고 부끄러움을 펴낸다. 풀잎의 연함도 갖추었고 바위의 믿음도 잘 다듬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그토록 평범한 옷같지만 한층 한층 벗기는 과정에 우리는 놀라움을 베개깃에서 절감하게 된다. 항상 조용한 옷으로 세상을 열어가려는 그 마음자체에 우리는 늘 눈물을 머금게 되고 고마움을 간직하게 된다. 모든 녀자들은 이 세상에 태여날 때 한견지의 소박한 옷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하아얀 데트론의 결백함을 지니고 자연의 구석구석들을 말끔히 청결하는 과정에 점차 가치와 보람을 내함한 새로운 옷으로 자신을 선보인다. 말은 필요없고 움직임도 크게 상관없이 잔잔한 호수의 형상으로 땅을 아름답게 보듬는다. 부서지는 비방울의 아픔도 마음의 줄기줄기에 차곡차곡 접으면서 세상의 일리를 알뜰하게 엮어간다. 한점의 때도 용서없이 늘 파아란 하늘을 향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헹군다. 지나가던 구름마저 지우개가 되여 한참을 머문다. 작은 바늘귀에도 믿음을 착실히 접어두면서 자신의 삶을 열심히 한듬한듬 기워간다. 바람타고 뱅그르르 춤추는 눈송이의 여린 마음에도 고운 면사포를 살포시 가리워준다. 그래서 세상만물은 녀자앞에서 그처럼 온순하고 고분고분 다가서는지모른다. 거리의 곳곳에 걸어둔 수많은 옷들이 모두가 하나같이 소중한 존재로 세상에 사랑을 만들고 행복을 심고 자랑을 묻는다.
녀자가 옷이라면 남자는 다리미가 아닐수 없다. 아무리 좋은 옷일지라도 세상을 걷다보면 잔잔한 주름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주름을 고옵게 펴주는 존재가 바로 남자여야 한다. 아프게 구겨진 구석들을 열심히 다림질해주는 그런 모습이야말로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아닐수 없다. 가장 알맞는 온기로 여린 마음에 불편함을 주지 말고 그처럼 편하게 한점 한점의 주름을 최선을 다하는 그런 정성으로 다림질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다리미라서 옷의 모든 주름을 다 펴라는 말은 아니다. 주름도 펴야 할 주름이 따로 있듯이 곱게 선 주름은 그냥 그래도 남겨두고 펴져야 할곳에 주름이 잡힌 곳을 찾을줄 아는 그런 지혜를 갖춘 남자라야 하늘 아래 가장 멋지고 믿음직한 존재이다.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피울 리유도 없고 늘 만물이 고요속에서 나름대로 휴식을 취할 때 다림질이 가장 좋은 시기이다. 편한 마음으로 짜증같은것은 먼지처럼 털어버리고 환한 불빛아래에 옷을 자연스럽게 펴놓고 먼저 주름을 찾는 공부가 우선이다. 이런 과정에 남자는 남자답게 다가선다. 옷깃같은곳은 될수록이면 개성있게 바르게 세워주면서 온기를 골고루 뿌려야 한다. 너무 오래 다리미를 댈 필요도 없고 어느 적당한 순간이면 바람직한것이다. 가슴부위는 편하게 눌러주면서 선명한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열심히 읽히면서 스스로의 재주를 키워가야 한다. 한번의 실수에 놀라지 말고 조금은 편한 마음가짐으로 정성을 심어가려는 자체가 무엇보다 소중한것이다. 잘 다려진 옷을 흔상하면서 살아가는 모습도 얼마나 자랑스러운 모른다. 그런속에서 행복을 맛보고 사랑을 배우게 되며 자랑을 느껴보게 되는것이다.
남자라면 반드시 평생에 한견지의 옷이면 만족해야 한다. 비록은 시대와 조금은 동떨어졌다 할지라도 원망하거나 기시하는 행위는 절대로 금물이다. 상식적으로 알아두어야 할것은 버리려는 그 순간에 아픔이 물결치며 마음의 어느 구석에 자리를 잡는것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옷도 소중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것은 어떻게 내가 소유한 옷을 더욱 옷답게 가꿔가려는 그 마음자체이다. 옷에는 죄가 없다. 지금 옷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죄를 만들어가는것이다. 관건은 옷에 대한 미련인것이다. 새옷일 때 옷이 옷인것이 아니라 옷은 시간이 지날수록 담담한 향기를 만들면서 세월을 적어가고 있는것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가끔은 시간을 짜내여 옷을 정성들여 정리함이 얼마나 바람직하고 가치있는 일인지 모른다.
새옷은 입을 때 그 순간의 기분이지 그래도 편하고 안온한것은 시간이 흘러간 옛옷이다. 세월의 흔적들이 력력히 새겨져있는 그런 옷이야 말로 진정 보람있고 시련의 두려움도 이결낼수 있는 가장 소중한 옷인것이다. 양식이 아름답고 색갈이 화려하다해서 다 좋은 옷이라 말하기 어렵고 양식이 조금은 지났다 할지라도 믿음이 그대로 물씬거리는 옷이라야 진정 우리가 열심히 가꾸고 보듬어야 할 가치를 지니고 있는것이다.
옷은 마음과 마음의 가꿈속에서 더욱 옷답게 다가서게 되며 마음과 마음으로 피울때라야 더욱 아름답고 자랑스러운것이다. 옷의 깊은 마음속을 열심히 들여다보면서 모든 정성 다 하여 아끼고 사랑한다면 내 옷의 소중함을 어느 여름날 저녁 서쪽하늘에 곱게 물든 노을앞에서 다시금 머리를 숙이고 행복에 젖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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