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http://www.zoglo.net/blog/lichangxian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문학작품

기대의 눈길속에는 아픔이 찰방거렸다
2013년 03월 23일 17시 42분  조회:2707  추천:0  작성자: 리창현
     10여년을 서로 도우면서 형제같은 정을 돈독히 쌓아온 형님이 어린시절에 입은 화상으로 팔을 끊어야한다는 사형같은 판결앞에서 아마 모든것이 무너지는것은 그 누구의 해석이 필요없을것이다. 가면을 모르고 다년간 촌지부서기사업을 착실하게 하면서 인정으로 쌓아온 삶의 울타리는 퍼그나 밝기만 하였다. 항상 쾌활하고 너그러우면서도 유며적이던 형님이 이처럼 큰 타격을 받아야 한다는 자체에 얼마나 큰 서글픔이 쏟아졌는지 모른다. 바쁘다는 핑게로 늦게나마 형님네 댁으로 찾아갔을 때 나는 그만 무너지는 자신을 달랠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발달한 의학을 원망비슷하게 질책해보기도 하였다. 무작정 끊어야 한다는 의사의 판단을 들으면서 형님은 그처럼 대범했다고 형수님께서 장난기가 어린 목소리로 말씀을 하셨다. 절반 이상의 팔을 끊어낸다는 현실앞에서 만약  나였으면 아마도 열번은 무너지고 말았을것이다. 아예 삶을 완전히 포기했을지도 모를일이다. 생각마저 두려울 일이다.
하지만 형님의 성글성글한 성격이 아마도 형님을 이처럼 높은 경계로 끌어올렸는지 모른다. 내가 형님을 만났을 때 그처럼 반가와하며 나의 손을 잡고 한참은 놓지를 않았다. 하지만 그 움켜진 손안에 형님의 그 어떤 의지가 새롭게 숨쉬고 있음을 나는 너무도 잘 알듯하였다. 형님은 조용하게 수술과정을 이야기 하면서 절대로 평소의 자그마한 병일지라도 소홀히 여기지 말고 꼭 정확하게 대하라면서 몇번이고 당부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는 형님을 지켜보면서 나는 속으로 말없이 눈물을 삼키고 또 삼켰다. 심한 화상이 몇년전부터 이상을 보이기 시작하여 여러번 한국에서 수술을 받아 비교적 온정된 상태를 유지하였다. 그러다보니 자연 병에 대하여 등안시하게 되고 기쁨의 술잔도 몇순배 돌게되는 법이다. 하지만 그 작은 소홀함이 오늘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면서 형님은 조금은 안타까와하는 마음을 담았다. 팔의 3분의 2정도를 끊어낸다는것은 한 사람으로 말하면 어지간한 정신상태로는 도저히 받아낼 가망이 적은것이다. 하지만 형님은 그처럼 대범하게 모든것을 꼭 마치도 운명처럼 받아들이면서 역시 쾌활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러면서 다행히 왼팔이니 말이지 오른팔이면 아마도 많은 고생을 해야할것이라면서 되려 만족의 웃음을 만들었다. 그러는 형님을 지켜보는 나의 마음은 엉망이였다. 끊어낸 자리가 아프지는 않는가고 물었더니 형님은 아주 재미있듯이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끊어낸 수술자리는 하나도 아프지 않은데 그냥 그 팔이 아파서 가끔은 죽을것만같다고 하였다. 어안이벙벙해서 쳐다보는 나를 보면서 형님은 신비한 그 무엇을 아야기하듯이 입을 열었다. 다른게 아니라 그냥 그 팔이 남아있는 환각으로 그 팔이 그렇게 참지 못할정도로 아프다는것이였다. 나로서는 저으기 믿음이 가지 않았다. 형님은 그저 팔을 끊어내면 모든 고통에서 시원스레 벗어날줄로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였다는것이였다. 그 무서운 환각이 아직도 그냥 남아서 형님을 못살게 군다는것이였다. 팔이 너무 아파서 무심결에 손이 닿고 보면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다. 그 고통은 아마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리해를 못할것이라고 형님은 더붙였다. 그러면서 아픈것은 진통제로 다소 누를수 있는데 가려운것이 그처럼 사람을 괴롭힌다는것이였다. 사람이란 원래 가려움에 약하니깐 말이다. 너무 가려워서 긁자고 보면 역시 아무것도 없는것이란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형님에대한 불쌍함이 우욱 하고 치밀어올라 하마트면 눈물을 쏟을번하였다. 하지만 너무도 당당한 형님앞에서 그노릇이 그처럼 부끄러울듯하였다.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될수록이면 형님의 마음을 즐겁게 끌어갈수 있는 그런 화제를 고르느라고 부지런히 움직이였다. 그날 점심, 나는 형님과 형수님께 술 한잔을 부어 올렸다. 사실 병에는 해가 될수 있으련만 아무런 변명도 없이 그처럼 시원하게 한잔술을 비웠다. 그러면서 형님의 건강이 하루 빨리 회복되기를 속으로 간절히 간절히 기도하였다.
 돌아오는 차에서 나는 많은것을 깨치게 되였다. 그중에서 가장 큰 깨우침이 바로 서로의 오가는 정에는 그처럼 놀라운 행복이 꿈꾸고 있음을.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두손을 곱게 마주잡고 정성껏 기도를 올렸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78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8 아픔 2013-05-13 1 2716
97 행복 2013-05-05 0 2890
96 거울 2013-05-05 0 2507
95 청명절 찬가 2013-04-27 1 2303
94 무제 2013-04-03 4 3164
93 그릇 2013-03-31 1 2537
92 빈잔 2013-03-25 2 2350
91 어둠 2013-03-24 0 2693
90 기대의 눈길속에는 아픔이 찰방거렸다 2013-03-23 0 2707
89 확인하십니까? 2013-03-21 5 2420
88 사진 2013-03-19 1 2508
87 거리(距离) 2013-03-18 8 2585
86 찰떡 2013-03-05 5 3599
85 별들은 비김을 모른다 2013-03-02 2 2898
84 약속 2013-03-01 2 2404
83 풀잎과 이슬의 대화 2013-02-24 0 2761
82 달빛에 비낀 그림자 2013-02-20 1 3084
81 존재2 2013-02-16 1 2694
80 존재1 2013-02-15 2 2367
79 가면과 진실의 대결 2013-02-13 1 2616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