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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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길에 펼쳐진 록색주단 (리창현)
2008년 03월 14일 17시 48분  조회:1028  추천:76  작성자: 리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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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강신문>> 내 인생길에 펼쳐진 록색주단

 

비록 맺어진 인연이 시간적으로 길지는 않지만 순간 순간에 속삭임의 여운이 마음의 골짜기에 너무도 아름찬 존재로 남아있음을 자각하는 순간 고마움이 물씬거리며 수많은 사색의 반딧불을 떠올린다.

 

질주없이 닥치는 대로 삶의 운전자가 되었던 어제의 흔적 앞에서 나름대로의 반성이 뚤린 마음의 호주머니를 메우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무작정 달려야만 직성이 풀리던 어제가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수 없으리 만큼 질책의 채찍소리는 진하게 울려온다. 삶의 벼랑에서 오염된 자신의 영혼 앞에서 '으악- '하고 비명같은 실망 앞에서 방황하던 자신이 오늘에 스스로의 만족과 문학이라는 너무도 성스러운 존재 앞에서 폐수를 배설하면서 오염의 도가니 속에서 파닥이던 자신이 부끄러움의 모자를 훌쩍 벗어 던지고 열심히 자신의 삶에 푸르름을 더해가는 데서 가슴속 깊이에서 튀어 나오는 고마움의 메아리는 '흑룡강신문' 확실하게 낙인을 찍는다. 요염한 눈물같은 것은 완전히 포개 버리고 다시 삶에 채찍을 가한다. 따사로운 고마움 보다는 묵묵히 침묵으로 '흑룡강신문' 폐부에서 울리는 고마움을 간직한다.

 

매일 신문을 보면서 활자로 찍혀진 문장과 이름자를 보는 순간 욕심스러운 생각이 마음을 건드렸다. 어려서부터 오매에도 그려오던 꿈이 머리를 쳐들고 영혼에 거름으로 덮혀왔다. '하루 강아지 무서운 모른다' 통크게 접어든 처녀작인 벽소설 '비둘기' 가냘픈 희망의 연줄에 꿰매어 '흑룡강신문' 날려 보냈다. 그러고는 눈이 빠지게 '진달래'면을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날 '진달래'면의 톱에 '비둘기'라고 씌여진 활자가 눈앞에 띄었다. 설마 하면서 눈여겨 보는 순간 '으악- '하고 경악에 가까운 소리에 옆의 동료들을 놀라게 만큼이나 풀려진 입을 막지 못했다. 흥분에 젖어서인지 손발이 좀처럼 멈추질 않았고 전신은 최고의 흥분으로 신경을 건드린 모양이었다. 베개 옆에 놓여진 신문을 아마도 30번쯤은 읽은 걸로 기억이 새롭다.

 

가엾은 '비둘기' 삶의 희망을 얻은 셈이었다. 그뒤로 속속 수십편의 작품을 아무런 두려움도 모르고 날려보냈다. 행운이라 할가?!  띄워보낸 작품마다 햋볕쪼임을 할수 있었다는 자체가 자신의 삶에 빛을 안겨주었다. 당시 자신이 벼슬이라도 얻은 듯한 기분이어서 대단한 작가로 성장한 듯한 착각에로 사로잡혔다.

 

이제 와서 생각하느라니 '진달래'면의 담당편집을 맡고 계시던 한춘 선생님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어린 새싹을 그렇게 아끼고 사랑해 주시면서 손목을 잡아주신 한춘 선생님께 가장 깨끗한 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절절한 마음이다. 하지만 자신이 변덕스러운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다보니 아직 알뜰하게 한잔도 부어올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안타깝다. 가끔 작품에 대한 선생님의 평어까지 메일로 보내주시면서 고무했는데 자신이 얼마나 컸는지 모른다. 여하튼 고마움은 영원토록 마음속 깊이에 간직하면서 열심히 뛰고 뛰련다. 그리고 교육면의 편집을 맡고 계시는 라춘봉 선생님께도 심심한 사의를 표시한다. 가정면의 편집을 맡고 계시던 이인선 선생님께도 가장 깨끗한 고마움을 간직한다.

 

어지럽게 오염되었던 자신의 삶에 다시금 생기가 흐르면서 새로운 자신을 수립하기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렇다! '흑룡강신문' 삶의 인생길에 펼쳐진 너무도 평범한 녹색주단이다. 오염없이 깨끗한 주단 위에서 자신을 키울 있었고 손목을 잡아주었으며 힘겨울 옆에서 말없이 지켜주었다. 삶의 도리들을 선물해주면서 알뜰히 키워준 '흑룡강신문' 다함없는 경모의 정을 간직한다.

 비록 아직은 사람을 놀래는 그런 기적은 만들지 못했지만 아마 멀지않은 꿈으로 자신이 넘친다.

 오늘도 '흑룡강신문' 베개옆에 포개놓고 삶에 오염이 범람할 적마다 열심히 읽으면서 마음을 세척한다.

 고맙다! '흑룡강신문'이여,영원한 삶의 오염없는 깨끗한 녹색주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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