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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활약하고 있는 조선족기업가들
현재 베이징에서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은 10여만 명으로 그중 기업을 꾸리고 여러 업종의 경영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상공인만해도 1만여 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또한 베이징진출 조선족기업의 수는 1천여 개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과의 합자나 합작을 통하여 상생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대표적인 몇 개의 기업만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소방정보기술로 성공한 베이징세종유한책임회사이다. 이 회사는 국가급 신기술 기업으로써 세부업종으로는 감지기, 수신기, 화재경보기 등 소방전자업인데 제품에 대한 연구에서부터 제품개발과 생산, 기술육성, 판매, 애프터서비스까지를 담당하는 토탈 소방전기제품 전문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은 풍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방전자 시장에 맞추어 부단히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며 세종이 개발하고 생산한 지능화 화재자동경보시스템은 중국 내외적으로 최고의 첨단제품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두 번째는 베이징에서 여행업을 하는 베이징북진국제관광유한회사 허성일 사장과의 면담내용을 소개한다.허사장의 고향은 연길이며 베이징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중국국제여행사에 입사하여 3년 동안 여행업을 배운 후 1992년도에 창업을 하였다고 한다. 초창기에는 언어가 같은 한국만을 대상으로 여행업을 시작하였다. 회사의 강점으로는 여행사는 직원이 재산이니까 연변대학 등에서 우수인력을 뽑아다가 직원들에게 사명감과 주인의식을 갖게 하고 또한 직원들의 대우도 동종업종에서는 최고로 해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의 LG, 삼성, SK 등 대기업이 모두 단골고객으로 최선의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 번째는 베이징희리양광과기발전유한회사의 김영 사장을 소개한다. 김사장의 고향은 지린성 창춘으로써 대학에서 컴퓨터 수학을 전공하여 혼자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전공을 살려서 1998년도에 베이징희리양광과기발전유한공사를 설립하여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잉크분사프린터잉크와 카트리지를 개발하고 생산과 판매를 해왔다. 향후 계획으로는 중국 최대의 비투씨 쇼핑몰을 구축할 계획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비투비 종합 쇼핑몰로 성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는 포부를 피력하였다.
네 번째로 베이징우씨창의과무유한회사의 우선옥 사장은 내몽고가 고향으로써 중앙민족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대학 졸업 후 재미교포사업가가 경영하는 무역회사에서 2년 정도 근무했으며 그 후 1993년도에 여행사를 최초로 창업하였다. 1997년도부터 본격적으로 무역업을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렀으며 2년 전부터는 애니메이션 사업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였다.
위에서 소개한 기업이 외에도 베이징에서 진취적이고 비약적으로 성장해가는 조선족기업이 많다. 즉 신동일 회장이 경영하는 여성패션과 디자인판매회사인 '낭시'는 지난해 증시에 상장했는데 총 자산가치가 100억 위안 이상에 달하며 중국내 동종업종에서 시장점유율이 30%에 달한다고 한다. 그리고 남룡 회장이 경영하는 약탕기 제조판매회사인 '동화원의료기계'는 중국시장점유율 70%로써 사실상 중국 약탕기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장문덕 회장이 경영하는 요식업체 '한라산'은 중국 내에 분점이 150여개이며 종업원이 8천여 명이고 연간매출액이 10억 위안에 이르며 중국내에서 한식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박걸 회장이 경영하는 의료기기제조판매회사 '커시안'은 전국에 200여개 지사를 두고 있으며 연길시에 3억 위안에 달하는 의료건강 보조식품공장을 건설 중이라고 한다.
이렇듯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해가는 조선족기업들은 중국 조선족사회의 희망이며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미래의 대안이다.
다음에서는 베이징조선족기업들이 어떻게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설문조사를 통하여 분석한 내용을 제시하고자 한다.
베이징조선족 기업의 경영활동
필자가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베이징의 조선족기업인들은 30~40대(88%)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조선족기업이 종사하고 있는 업종별 현황을 보면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은 음식업(11%)과 건설 및 토목업(11%)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제조업 부문에서는 전기·전자·기계기구 제조업에 그리고 도 소매업 부문에서는 철골 및 건축자재 업종에 많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으로 베이징조선족 기업들이 당면한 애로사항 중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항목은 '과잉경쟁(44%)'인 것으로 응답되었다.
한편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이 경영상 중점사항으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원가절감과 구조조정'(100%)이며 다음으로 '기술개발'(88%), '인력확보 및 종업원 훈련'(77%) 순인 것으로 응답되었다. 이는 세계 500대 기업이 진출해 있는 베이징에서 치열한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원가절감과 기술개발, 인력확보 및 종업원 훈련이 필수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마케팅활동에서 보면 베이징조선족 기업들은 마케팅 활동 시 '제품가격 결정'(100%)을 가장 중시하며 다음으로는 '판매촉진'(88%), '신제품 개발 및 기존제품개량'(77%)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치열한 판매경쟁의 현장에서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제품에 대한 가격결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편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은 기업을 경영하면서 필요한 자금조달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였다. 설문조사결과에 의하면 '개인저축'(77%)과 '친인척'(33%)에 의해서 조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이 재무적인 측면에서 부채가 거의 없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한편 자금조달의 어려움과 한계 때문에 중요한 사업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다음으로 베이징에서 제조업을 하는 조선족기업이 원가절감을 위해서 경영방침 상 가장 고려하고 있는 사항이 무엇인지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선적으로 '첨단설비의 도입'과 '합리적인 예산통제'를 들었으며 다음으로는 '공정 및 품질관리의 강화'라고 응답하였다. 즉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은 제품생산에 대한 원가절감을 위해서는 첨단설비의 도입과 합리적인 예산통제를 통해서 원가절감을 해야 한다는 극히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어서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에게 생산계획을 수립 시 가장 중시하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장기계획'(38%)을 생산수립의 주요기준으로 '소비자수요의 동향'(25%)을 부수적인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음에서는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이 어떠한 기업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하여 어떻게 기업을 경영해 나가는지를 보기로 한다.
베이징조선족 기업의 네트워크 구축과 시사점
베이징조선족 기업의 네트워크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베이징조선족 기업이 경영활동상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네트워크는 '지연'(50%), '업연(동일업종)'(23%), '학연'(16%), '혈연'(7%)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이 대부분 동북3성 출신들이기 때문에 사업상 '지연'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에게 같은 민족기업인 중국 내 조선족기업과의 상호협력이나 교류여부를 물었다. 응답결과에 의하면 베이징이 '있다' 74%, '없다' 26%인 반면에 동북 3성인 연변이 '있다' 88%, 선양이 '있다' 82%이며 칭다오는 '있다' 56%, 상하이는 '있다' 49%로써 동북 3성의 경우가 중국 대도시인 베이징, 칭다오, 상하이보다 교류 및 협력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은 중국진출 한국기업과의 상호협력 및 교류(96%)가 다른 지역(연변 77%, 선양 79%, 칭다오 68%, 상하이78%)의 조선족기업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리고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은 중국진출 한국기업과는 '판로개척'(80%)과 '사업정보교환'(76%) 측면에서 상호협력 및 교류하고 있으며 교류의 비중은 많은 편(53%)인 것으로 응답되었다.
이어서 베이징조선족 기업이 '한국에 있는 기업'과 상호협력이나 교류가 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은 동북3성 등 다른 지역 조선족기업들 보다 '한국에 있는 기업'과의 상호협력이나 교류가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베이징조선족 기업들은 '교류가 있다'가 28%인 반면에 다른 지역(연변 79%, 선양 51%, 청도 70%, 상해 43%) 조선족기업들은 교류가 훨씬 빈번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대도시의 조선족기업일수록 글로벌화된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베이징의 조선족기업에게 한국에 있는 기업과 상호협력·교류 시 교류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응답결과에 의하면 1순위가 '판로개척'(54%)이며 다음으로는 '기술제휴(29%)'와 '사업정보교환'(29%)인 것으로 응답되었다.
이어서 베이징의 조선족기업에게 '중국기업(한족기업)'과의 교류가 있는지, 있다면 교류내용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응답결과에 의하면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은 중국기업(한족기업)과 '판로개척'에서 가장 교류가 많으며(39%) 다음으로는 '사업정보교환'(34%)과 '원재료·제품조달'(22%)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베이징의 조선족기업에게 '민족금융기관'의 설립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2%가 민족금융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는데 이는 다른 지역(연변, 선양, 칭다오, 상하이) 조선족기업들도 거의 비슷한 비율로 응답된 결과를 볼 때 중국조선족 기업들에게는 '민족금융기관'의 설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관임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기업을 경영하는 데는 필수적으로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데 이러한 자금의 원활한 조달을 위해서는 민족금융기관이 설립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베이징 조선족사회와 조선족기업의 미래비전을 위한 제언
유태인의 속담에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면 "가난해도 부자의 줄에 서라"라는 말이 있다. 즉 부자가 많고 부자 될 기회가 많은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은 거대한 자본을 가진 중국의 한족기업이나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과의 네트워크를 잘 구축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표현이다. 베이징의 조선족사회와 조선족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우선 수도로써 베이징의 장점과 베이징에 사는 조선족들이 가지고 있는 우월한 능력을 충분히 잘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 베이징조선족의 장점 중의 한 가지는 베이징호적을 가지고 있는 조선족 대부분이 엘리트 지식인이라는 점이다. 즉 그들 중 많은 이들이 과학, 문화, 교육 등의 분야에서 특출하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베이징의 조선족학자, 전문가, 기업인들이 인적자원과 지식자원을 충분히 잘 개발하고 이용할 경우 고급 신기술 및 신제품개발 등의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음으로 장점은 기타지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온 인사들 대부분이 동북 3성에서 건너온 인사라는 점이다. 즉 그들은 대부분 주변국가인 러시아, 조선, 한국 등과 경제교류와 사업교류를 해왔기 때문에 대외경제 합작과 지역경제권 형성의 발전에 독자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서 조선족기업이 가지고 있는 세 번째 장점은, 연령구성상 절대적으로 젊은이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즉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은 30~40대가 88%를 차지할 정도로 젊으며 게다가 그들 중 대부분이 고학력의 소유자들이다. 따라서 베이징의 조선족기업들은 지역적인 우세와 개인의 능력을 결합하여 성공적인 기업경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 번째로 조선족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경제 환경 상 현실적으로 자금을 동원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은 한국기업 등과의 합작을 통하여 자금지원을 받는 방법이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조선족기업가 협회에서 민족금융기관의 설립을 통하여 조선족기업들에게 필요한 자금을 동원하는 방법이 있다.
지금까지 필자는 베이징의 조선족기업에 대한 경영활동 및 네트워크 그리고 베이징조선족기업가연의회의 역할 및 베이징 조선족사회와 조선족기업의 미래비전을 위한 제언 등을 4가지로 나누어서 언급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조선족기업에 대한 여러 가지 내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베이징 조선족기업의 기업가정신 및 글로벌화 마인드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경영활동 및 기술개발, 네트워크 구축 등이 있을지라도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기업가정신과 사업기회만 있다면 지구의 끝까지라도 달려가서 반드시 따내고야 말겠다는 글로벌 경영마인드로 무장되어 있을 때 베이징의 조선족기업은 중국에서 우뚝 설 수 있으며 중국 조선족사회의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등대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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