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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모가 되여
부모의 마음 알아간다
금방 태여난
피덩이를 안고
부모는 어떤 알찌근한 마음 바랬을가
풀이면 풀,돌이면 돌
물이면 물,새면 새
자연의 세례속에
순진하게 뛰노는 철부지 껴안고
부모는 어떤 비릿한 마음 바랬을가
언덕너머의 파란 꿈 보며
청순한 젊음의 미로 걸어가는
그 힘찬 뒤모습 보며
부모는 어떤 파릿한 상념 바랬을가
한해 두해 검붉은 성숙의 미로 영글며
발그레한 생의 열매 빚는
그 멋스러운 모습 일별하며
부모는 어떤 성숙의 웃음 바랬을가
그리고 이제
가까이에서 부모를 일별하며
삶과 저 세상 사이를 검붉게 누벼
생의 가장 찬연한 미를 빛 뿌리는
그 가장 아름다운 시각의 모습 보시며
부모는 어떤 만족스러운 눈빛 바래실가
부모가 되여
부모를 피빛으로 알아간다
부모 • 자손 • 사랑
한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부모는 자기 생명을 저 세상에까지 잇닿아놓고
자손앞의 어둠은 다 삭여
자기 가슴 밤이 되게 하고
자기 가슴의 빛은 다 주어
자손의 눈앞 낮이 되게 하고
자손이 가는 길에
징검다리 되고
노란 등이 되여
함께의 숨결 운명적으로 굳히는
한 생명에
피와 살, 혼의 환영 다 바래고
한무지 모닥불 사랑으로 식어가는
부모란 영원히 자손에게 피빛사랑을 쏟는
사랑빛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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