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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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육의 령전에서 (외4수)
2014년 12월 12일 11시 39분  조회:487  추천:0  작성자: 리순옥

혈육의 령전에서 (외4수)

 □ 리순옥

 
한번만 그 목소리

듣고싶어

허나 그 한번이

인젠 허용되지 않고

한번만 그 손길

느껴보고싶어

허나 그 한번이

인젠 허용되지 않고

한번만 그 눈빛

보고싶어

허나 그 한번이

인젠 허용되지 않고

생전엔 무수히

허용됐을 그 한번이

인제는 영영 허용되지 않고

그 한번이 그리워서

아파서

피맺혀서

혈육들의 령전에서 피빛눈물 짓는다

황금해안에서

“황금해안”이라 이름 지어진

대련의 한 해변가에 이르면

물결은 먼지와 접촉해보지 못한듯

더 말갈수 없게 다가온다

먼 바다중심에서 흘러온듯

마음마저 말갛게 비끼고

사람의 마음이

저 물결보다 더 맑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가슴을 자꾸 손바닥으로 쓸어내린다

물결은 그 손바닥의 먼지와

비껴든 마음의 먼지까지 다 씻으며

다시 바다중심으로 흘러간다

바다가에서 마음을 비끼는것은

하늘에 령혼을 비끼는것과 같으니

성에꽃

어둠을 사르어 핀

령혼의 꽃

어둠과 빛이 한 세상을 엮는다

생의 련가

애시적엔

잠자리 하나 잡아도

까르르 웃음 흘렸었는데

지금은

잠자리 하나 잡혀도

그대로 쓸쓸히 자연에 놓아보낸다

떫음과 비애와 환희로

검푸르게 엮어온 세월

생명의 무상함과 뜻 그리고 빛에

령혼을 각인하여

생명의 자유에

혼의 옷 곱게 입혀

세상과 우주를

한껏 날게 할 일이다

부모·상념·그리움

굳은 장알 박힌

그대들 손 쓰다듬으며

수없이 눈물 고였을

그대들 눈 어루쓸며

마냥 아팠을

그대들 가슴 문지르며

그대들에게 한생 얼마나 힘드셨나고

미안하다고

감사하다고

그렇게 한 말씀 드렸을것을

부모되여 부모의 마음 피빛으로 감지하고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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