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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육의 령전에서 (외4수)
□ 리순옥
한번만 그 목소리
듣고싶어
허나 그 한번이
인젠 허용되지 않고
한번만 그 손길
느껴보고싶어
허나 그 한번이
인젠 허용되지 않고
한번만 그 눈빛
보고싶어
허나 그 한번이
인젠 허용되지 않고
생전엔 무수히
허용됐을 그 한번이
인제는 영영 허용되지 않고
그 한번이 그리워서
아파서
피맺혀서
혈육들의 령전에서 피빛눈물 짓는다
황금해안에서
“황금해안”이라 이름 지어진
대련의 한 해변가에 이르면
물결은 먼지와 접촉해보지 못한듯
더 말갈수 없게 다가온다
먼 바다중심에서 흘러온듯
마음마저 말갛게 비끼고
사람의 마음이
저 물결보다 더 맑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가슴을 자꾸 손바닥으로 쓸어내린다
물결은 그 손바닥의 먼지와
비껴든 마음의 먼지까지 다 씻으며
다시 바다중심으로 흘러간다
바다가에서 마음을 비끼는것은
하늘에 령혼을 비끼는것과 같으니
성에꽃
어둠을 사르어 핀
령혼의 꽃
어둠과 빛이 한 세상을 엮는다
생의 련가
애시적엔
잠자리 하나 잡아도
까르르 웃음 흘렸었는데
지금은
잠자리 하나 잡혀도
그대로 쓸쓸히 자연에 놓아보낸다
떫음과 비애와 환희로
검푸르게 엮어온 세월
생명의 무상함과 뜻 그리고 빛에
령혼을 각인하여
생명의 자유에
혼의 옷 곱게 입혀
세상과 우주를
한껏 날게 할 일이다
부모·상념·그리움
굳은 장알 박힌
그대들 손 쓰다듬으며
수없이 눈물 고였을
그대들 눈 어루쓸며
마냥 아팠을
그대들 가슴 문지르며
그대들에게 한생 얼마나 힘드셨나고
미안하다고
감사하다고
그렇게 한 말씀 드렸을것을
부모되여 부모의 마음 피빛으로 감지하고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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