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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계에 가고 싶다
2013년 10월 07일 13시 29분  조회:2057  추천:0  작성자: suseonjae



선계에 가고 싶다


에필로그
 
 얼마전 중국 000기공의 장문인을 만났다.
그는 내게 단전호흡 십년간 무엇을 얻었느냐고 물었다.
나는 버리는 공부에 치중하여 얻은 것은 없지만 마음공부를 했노라고 답변했다.


그는 그 말을 별로 시원치않아 했다.
그러더니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면서 몇 가지 술법을 알려 주었다.
나는 몇칠 후 그가 애써 알려 준 비법마저 잊어버렸다.
소질이 아닌 모양이다.


 그렇다.
기공이나 타 수련법은 치병술(治病術)이든 무공(武功)이든
한 가지는 확실한 것이 남는다.
그러나 많은 단전호흡 수련 중 특히 깨달음의 길을 가는 선도수련은
버리는 것에 치중하므로 이렇다할 기술이 남지 않는다.


나는 닭을 죽였다가 다시 살리거나
나뭇잎을 갈기갈기 찢었다가 복원시키는 기술도 지니지 못했다.
또 우주인이나 타 신들과 체널링을 하여
그들의 말씀을 전하는 도구로 쓰여지는 메신저도 아니다.


 나는 단지 오랜 구도의 방황에서 이제 수련의 가닥을 잡고
수행을 하는 수도자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이다.
한때는 내가 가는 길이 하도 멀고 따분하여
남에게 같이 가자고 권하는 일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다.


나는 지금도 때로는 살기 싫고 하루 빨리 본래의 내 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이면서 또 그래도 자신이 잘났다는 생각으로 버텨내는 공주병 환자이기도 하다.


 인체에는 적당한 콜레스테롤도 필요하고 분노마저도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데
나는 파장을 가라앉히는 일에 치중하다 보니 아둥바둥 사는 일에 진력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수련이나 글 쓰는 일 외에는 이렇다 할 재미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왜 살고 싶겠는가?


그런데 공부를 마친 처지도 아니면서 수련기를 내는 이유에는
안정된 수입원을 얻어 글은 쓰고 싶을 때만 쓰고,
또 세상에 이름도 좀 알리고, 또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을 만나
망망대해에 홀로 떠 있는 것같은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여러 욕망들이 움틀거리고 있다.


 버리는 공부를 하면서 아직도 뭔가를 잔뜩 움켜쥐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런 나를 바라보는 것이 나쁘지 않다.
공부란 정말 끝이 없는지 버리는 것은 아직도 아깝게 느껴진다.


그러나 나는 이런 저런 다른 얻는 공부에 기웃거리다가도
어느새 다 잊어버리고 다시 단전호흡을 하면서 무심으로 들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나에게는 이 방법이 왕도(王道)인 모양이다.
그런 점에서 수련기를 내는 그럴듯한 변명은 이렇다.


 수련의 길은 만인만도(萬人萬道)이므로 누구나 같은 길은 없으며
따라서 비슷한 길은 있어도 동일한 길은 없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나는 좀 독특한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내 공부는 다른 사람들이 한 가지 방법을 깊이 파므로 일가(一家)를 이룬 것에 비해
많이 가는 것을 중심으로 버리는 공부를 해 왔고,
그렇다고 버리는 것 중심의 마음공부 한 곳에 집중해서 머물었다기 보다는
다양한 부분을 접할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


그 과정에서 확실히 찾아낸 것 하나는
웬만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화이다.
그러면 되지 않겠는가?


 이런 방법은 하나의 모델로서는 가치를 지닌다는 생각에,
또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있어 그 부분에 대한 방법을 제시함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나는 아직 공부 중이고,
기(氣)가 인생사의 만병통치 처방이 아니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음으로
내가 한 수련에 관해서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작가라고는 하지만 아직 펜끝이 다듬어지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독자들께,
또 고지식한 성격 탓에 직설적인 표현으로 혹시 상처를 입게 되실지 모를 분들에게는
남을 비난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었더라도 사죄드린다.


도 공부하는 아내와 어머니를 둔 탓에 마음 고생이 심했을 나의 가족과 친정 식구들,
그리고 공부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특히 매력이 넘치시는 천강(天降) 스승님과
선도수련의 선배이신 일상(日常) 사형(師兄)께는
마음 숙여 큰 절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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