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netizin-1 블로그홈 | 로그인
netizin-1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

조선족 왜곡하는 영화들(조영관)
2017년 08월 31일 09시 14분  조회:1588  추천:0  작성자: netizin-1

 조영관(변호사·이주민센터 친구 사무국장)

  (흑룡강신문=하얼빈)김주환 감독의 영화 <청년경찰>은 외출 중 우연히 범죄를 목격한 두 명의 젊은 경찰대생이 사건에 개입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최근 <택시운전사>의 스크린 독주 속에서도 누적관람객 300만명을 넘기는 알토란 같은 흥행을 했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이번 영화 <청년경찰>은 지금까지 제작된 한국 영화 중에서도 ‘조선족’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악의적인 혐오가 가장 짙게 그려진 영화다. 영화의 대부분은 조선족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가 일하는 일터이자, 수만명의 거주민이 생활하고 있는 대림동은 아무런 개연성 없이 범죄의 소굴로 묘사된다. ‘여권 없는 중국인이 많아서 밤에 칼부림이 자주 나는 곳’이라거나, ‘경찰도 손을 못 대는 곳’이라는 대사가 이어진다.

  여성을 납치하여 불법적으로 난자를 채취하는 인신매매 범죄조직원의 대부분은 어눌한 ‘옌볜 사투리’를 구사하는 조선족이다. 선과 악, 젊고 정의로운 영웅과 무자비한 악당의 대결에서 조선족 동포는 늘 악역으로 소비되고 있다.

  한국 영화에서 최근 10년 사이 ‘조선족’을 폭력적인 범죄 집단으로 손쉽게 소비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영화 <황해>(2010)에서 조선족은 돈을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폭력적 존재로, 산발한 머리에 짐승뼈다귀를 메고 다니는 모습으로 소개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신세계>(2013)에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 살인청부업자로, <차이나타운>(2014)에서는 채무자들로부터 신체포기각서를 받고 장기매매를 하는 폭력조직으로 그려졌다. 최근에는 스크린을 넘어 공중파와 케이블 방송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늘어가고 있다. 일제강점기 폭압을 피하고 독립운동을 위해 두만강을 넘어 중국으로 이주했던 역사를 가진 동포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오로지 폭력조직과 범죄자일 뿐이다.

  그렇다면 실제 조선족의 범죄율이나 폭력범죄 발생률이 내국인에 비하여 높은 수준일까? 객관적인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오히려 그 반대로 조사된다. 형사정책연구원에서 최근 발행한 <외국인 폭력범죄에 관한 연구(2017)>에 따르면 체류 외국인의 범죄율은 내국인의 절반수준에 불과했다. 외국인 범죄자가 가장 많이 증가했던 2011년에도 내국인의 범죄율이 외국인에 비해 2.5배 이상 높았다.

  문화적인 이유로 조선족이 칼이나 무기를 소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인식이 있는데, 조사결과에 따르면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치안이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총·칼과 같은 무기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응답이 많았다. 법제도와 공권력의 신뢰도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도 조선족의 경우에 ‘한국의 폭력 관련 법지식’이 오히려 내국인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물론 과거 조선족의 잔인한 강력범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의 흉악 범죄가 조선족 전체의 모습으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 외국인의 범죄가 내국인에 비해 사회적으로 더 주목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질적인 타자로 인식되고, 개별 피해자를 넘어 우리 공동체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의 경우 낮은 범죄율을 보이면서도 더 큰 공포와 두려움을 준다. 조선족을 범죄자로 묘사하는 영화적 소비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그러나 조선족을 잠재적 범죄자로 바라보는 다수의 시선은 부당한 차별을 만들고 사회통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 대한 혐오범죄 등 또 다른 사회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근거 없는 혐오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 편견을 지우고 바라보는 대림동 거리는 어느 곳보다 평화롭고 활기차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6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41 보이면 터득하는 것들 2021-03-30 0 1102
140 ‘소띠’해에 ‘황소’를 말한다 □ 최준봉 2021-03-12 0 1152
139 ‘SNS는 손안의 시장’□ 김준환 2021-03-04 1 1058
138 [두만강칼럼]세배돈에 대한 단상 2021-02-22 0 1107
137 아름답거나 잘생기면 다 용서된다? 2021-02-22 0 1106
136 명곡의 힘 2021-02-09 0 1109
135 아이의 세배돈은 누구의 몫인가? 2021-02-08 0 939
134 꼬리와 머리 2020-12-29 0 1226
133 ‘주말주택’□ 김준환 2020-12-22 0 1163
132 [두만강칼럼]이환위리(以患为利) 2020-12-17 0 1107
131 믿음의 가치와 사회적 신뢰 2020-12-14 0 1163
130 [대림칼럼] 나의 일본 오카상​ 2020-12-14 0 1194
129 “고향에서 살아 좋겠습니다” 2020-11-24 0 1214
128 팀워크의 힘□ 리향옥 2020-11-13 0 1095
127 아빠트의 ‘무한변신’□ 김준환 2020-10-27 0 1187
126 가무극으로 찾아온 《정률성》 2020-10-26 0 1210
125 안중근과 할빈 2020-10-26 0 1227
124 40%가 데이트폭력 상대와 결혼한다 2020-10-21 0 1117
123 내수확대로 경제고품질발전에 동력 주입해야□ 현진국 2020-10-19 0 1115
122 또 다른 고향 2020-10-16 0 1164
‹처음  이전 1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