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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동
친구 따라 억새산 구경 갔는데
나는 그만 산 밑에서
입을 딱 벌리고 바라보았네
억새산은 크나큰 솜뭉치였고
구멍 뚫린 하늘을 틀어막고 있었네
하늘로는 밥솥에 김이 솔솔 빠져나가고
어딘가 가을 찬 서리바람이 새여 드는데
다행이 큰 솜뭉치가 가로 막았더냐
아직은 산에 들에 단풍이 불타고
강남기러기 떠나갔다가도 되돌아오네
사람들이여 억새를 한부로 다치지 마라
솜뭉치가 뜯겨 훌훌 날아가 버리면
담뱃불이라도 당기여 화약처럼 타버리면
태산처럼 막았던 하늘구멍이 확 열리니
이 세상은 당장 설한풍이 들이닥칠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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