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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남자〉가 발표된 후…
2021년 01월 14일 15시 47분  조회:2619  추천:3  작성자: 청년생활
삶의 향기
〈연변남자〉가 발표된 후…
권순남

 
2020년 제11호 《청년생활》에 발표된 나의 처녀작인 〈연변남자〉가 지난 11월 8일에 있은 《청년생활》 제4회 ‘계림문화상’ 수상식에서 은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이 수상작은 여러 인터넷사이트와 방송국 등 매체를 련이어 타게 되여 국내는 물론 해외에 있는 독자들로부터 수많은 메시지와 전화, 댓글을 받았다. 그 속에는 사범학교 때 동창생들이 있는가 하면 사범학교 선후배 친구들, 서란 조선족1중 친구들, 고향의 소꿉친구들, 함께 교육전선에서 사업했던 동료들, 수많은 고향분들, 그리고 친척, 지인분들 심지어 평소 면목이 없는 낯 모를 분들도 있었다. 이번 수상작으로 인해 받은 메시지와 전화가 어쩌면 내가 여태껏 살아오면서 받았던 것보다 더 많은 것 같다. 한편의 글이 이처럼 큰 파란을 몰고 올 줄을 나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오늘도 수많은 메시지와 댓글이 끊이지 않고 날아오고 있다… 그중 너무나 인상적이고 재미 있는 것들을 《청년생활》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퍼날라왔다.

“언니, 참 대단해요. 글을 읽으면서 옛 생각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되네요. 우리 서란의 자랑입니다. 우리 ‘작가언니님’, 계속하여 화이팅하세요!”

“연변남자를 읽고 넘 재미 있고 감칠맛 있어서 쌤의 내막을 다 안듯 더더욱 정다운 느낌이 들어 참 좋네요…”

“오래만에 이런 해학적인 글을 있었습니다. 예전에 박선석의 〈털 없는 개〉란 문장을 읽고 처음으로 이런 재미 나는 글 읽었습니다. 글은 이렇게 재미 나야 하지 않을가요? 맛 없는 음식을 먹기 싫어하는 것처럼 글도 재미 있어야 독자들이 읽는 답니다. 앞으로도 재미 있는 글을 써주십시오.”

“글을 읽고 나니 사범학교 그 때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랑만과 꿈이 있던 그 시절이… 어쩌면 거짓 하나 없이 진실하게 그렇게도 잘 그렸어요? 우리 사범학교 자랑! 계속 사범학교 생활을 반영한 글 부탁합니다.”

“〈연변남자〉, 이 글 참 좋아요! 아주 잘 썻어요! 혼자 읽기 아까워 주위 사람들한테 추천했더니 다 한결 같네요. 모두들 너무 웃어서 배가 다 아프대요…”

“우리 친구가 흑룡강사람인 데 너무 재미 있더라고… 자기네 생각하는 것과 같다면서 배를 그러안고 웃었다고 그러더라구요…ㅎㅎ”

“작가님이 정말로 연변남자와 안쪽녀자의 로맨틱한 생활을 잘 그렸어요. 진실하게… 제가 〈몽당치마〉를 읽어본 이후로 이처럼 좋은 글을 처음 읽어보았습니다. 《청년생활》에 좋은 글이 발표되였네요…”

“중국에도 경상도가 있네요? 이 글 읽어보니 연변남자들 사투리를 너무나 잘 알것 같습니다. 문장 속에 ‘연변녀자애들의 말투는 너무 간사하게 들렸다.’고 나오는데 여기 한국에 나와서 식당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을 보면 그런 면이 많은 것 같지 않아요. ㅎㅎ”

“중국에도 이런 좋은 생활수기가 있네요… 이 문장을 통해 중국조선족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우수한 수기입니다. 몇번을 읽었는지 모릅니다. 문장이 꽤 긴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이것이 우리 집에만 있는 행복이 아닐가요?’ 이 구절 너무너무 가슴에 와닿네요…”

“제가 서란이 고향입니다. 고향을 빛냈습니다. 작가분이 글을 하나도 거짓없이 잘 썼습니다. 그래서 문학은 생활 속에서 나온다고 하는 것이 아닐가요? 앞으로 고향사람들의 삶의 진실한 모습도 글로 많이 써주십시오.”

“권쌤의 재능 참 대단하네! 처녀작이라고 들었는데요… 서두와 결말이 어쩌면 그렇게 잘 어울려요! 현실 생활에서의 대화로 서두와 결말을 썼는데 너무나 재치 있고 진실감이 나네요. 우리 글을 읽고 이렇게 웃어보기는 처음입니다. 명작이 따로 없네요!”

“방학이 되자 교원사업 하는 안해가 한국에 왔다. 그 날 721호 뻐스를 타고 신촌에서 동대문시장으로 가게 되였다. 뻐스에 오르자마자 안해는 앞에 자리가 있는지라 오르기 바쁘게 앉았다. 그것이 로약자석이란 걸 몰랐다. 뒤에 들어가 자리를 잡은 내가 ‘동무, 여기 뒤에 들어오오!’ 하고 불렀다. 그러자 뻐스 안의 숱한 사람들의 시선이 나한테 쏠렸다… 그 ‘동무’란 말 때문에… 〈연변남자〉를 읽노라니 ‘동무’란 말이 나와서 자연히 그 때 그 순간 얼굴이 붉어지던 일이 떠오르네요…”

“가끔 중국에서 온 손님들이 불고기집에 가서 식당 써비스하는 이모들을 보고 ‘불기 더 주세요!’ 하는 말을 자주 들었다. 이 문장을 읽어보니 한국에 와서 고생하는 중국조선족들이 생각나네요. ㅎㅎ”

“저도 경산도인데 연변남자와 부부로 살아요. 나의 생활이야기를 쓴 것 같아요. 참 작가님한테 나의 생활이 ‘도둑’ 맞혔다는 느낌이 드네요… 아무튼 안쪽녀자와 연변남자의 생활을 너무나 진실하게 썼어요! 주위 분들한테 추천했더니 다들 잘 썻다고 해요! 우리 남편도 글을 너무 재미 있게 썻다고 하네요… 작가님, 앞으로도 재미 나는 글 많이많이 써주셔요! ㅎㅎ”

“〈연변남자〉, 이 글이 일본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 나와있는 ‘안쪽사람’들한테 후한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중국에 56개 민족이 산다면 중국에서 팔도 조선족들이 다 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제 날은 연변사람과 안쪽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었다면 오늘은 너무나 자연스레 잘 어울려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습니까! 작가님, 앞으로도 좋은 글을 써주십시오. 허구가 들어간 글은 생명력이 길지 못합니다.”

“〈연변남자〉 이 글을 중국에 있는 우리 동창이 일본에 있는 나한테 보내줘서 참 재미 있게 읽었는데… ㅋㅋ 알고 보니 권선생 나와 한 고향이구만요. 저도 서란 출신이구요. 서란 조선족 1중 졸업생입니다. 제가 후배네요… 우리 고향을 빛내주셨네요. 대단합니다! 추카추카!!!”

“ㅎㅎㅎ… 내 친구도 올린 거 보고 아침부터 너무 우스워서 눈물 짜면서 읽었다고 문자왔어. 우리 문단에도 좋은 글이 있네요…《청년생활》 ‘계림문화상’을 수상하기에 하나도 손색 없는 문장이네요… 수상 축하합니다!”

“탁구만 잘 치는가 했더니 글도 겁나게 잘 쓰구만이~ 억수로 재밋당게~ 거시기 대단하단게~ 친구야, 자랑스럽다이~”

“연변남자한테 세꼬도 선물 받고 해자블도 같이 먹으면서 사랑을 싹 틔웠고… 또 이렇게 그것을 소재로 글도 참 재미 있게 잘 썼네요. 눈물 짜면서 잘 봤어요. 행복하세요~”

“너무 웃겨서 한참 큰소리로 웃다보니 눈물까지 났어. 야, 순남아, 학교 때 너를 딱 보는 것 같다. 너 어쩌면 기억력도 그렇게 좋니? 너무 생동하게 잘 썼다. 기야, 맹같애, 와기노? ㅋㅋㅋ… ‘반역자’ 같은 게…”

“권선생님, 한가지 딱 묻고 싶습니다. 이 글을 남편이 본 후 반응이 어땠어요? 너무나 퍽 궁금합니다. 아마도 즐거워 했을 것 같은데요…”

“잘 밨어. 정말 웃기네 난 읽는 내내 웃었어. 잼 나게 썼구만. 순남이한테 전해. 광석이 엄만 그 문장을 웃으며 잘 읽었다고. 잼 있게 끝까지 다 읽고 또 읽고 또 읽고. 그리고 우리 시광촌의 영광이라고…”


“가문의 영광~ 역시 우리 고모! 연변남자~ 제목이 왜 이래? 연변남자와 결혼한 고모 인생을 그대로 썼네. 글에 쓴 것처럼 고모와 고모부 일상에 재미 있는 일들이 많았었는데… 그 때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퇴직하여서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이렇게 멋 있게 사는 우리 고모, 존경합니다.”

“너무 재미 있게 잘 읽었습니다. 글은 잘 쓰기도 하여야 하지만 소재가 재미 있고 생동해야 하며 글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엮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권순남 작가의 글은 생동하면서도 너무 재미 있게 엮어졌다. 정말 끌리면서 개성이 뚜렸하게 나타난다. 비록 모르는 사이지만 이 사람의 성격, 풍격, 됨됨이를 알수 있을 것 같다.”

“이처럼 재미 있던 연변도 이젠 조선족이 줄고줄어 요런 재미도 없어져갑니다. 다들 한국으로 일본으로 큰도시로 가다 나니 안쪽치들도 이젠 연길에서 보기 드뭅니다. 우리 민족이 서로 도우며 함께 재미 있게 살 날도 언젠가는 오겠지요…”

“우리 마을에 연변에서 시집 온 녀성이 있었는데요. 비슷한 에피소드가 가끔 생겨서 박장대소하군 했었죠. 연변녀자와 경상도 남편의 이야기를 써도 참 재미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오래간만에 이렇게 재미 있는 문장 읽어보게 되였습니다.”

“지금 지하철 타고 대림으로 가면서 전철 안에서 〈연변남자〉를 읽어보니 웃음밖에 터져 나오지 않습니다. 아무리 참아도 계속 웃음이 터져 나와서 어깨를 들썩이니 옆 사람들 내 모습이 이상한지 자꾸 쳐다보더라구요. 다행히 마스크를 착용했었기에 얼굴은 가릴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너무 많이 웃었습니다. 그것도 혼자서. 코로나 때문에 웃음 없는 생활하던 중이라… 오래간만에 이렇게 우리한테 웃음을 선사하는 좋은 글이 나왔네요. 너무나도 실감 나고 재미 나게 잘 쓰셔서 보는 내내 참 즐거웠어요.”

〈연변남자〉란 글이 발표되고 수상한 후 우리 가족도 미묘한 변화를 가져왔다. 처음 2020년 11호 《청년생활》에 발표되였을 때 내가 글을 읽어보라고 잡지를 남편 앞에다 슬쩍 가져다 놓았더니 남편은 곁눈질로 제목만 보고는 쓸떼없이 글을 써서 자기를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하게 망신주지 않았느냐며 눈을 흘기였다.

제4회 ‘계림문화상’ 수상식에서 은상을 타고 여러 인터넷사이트에 나의 글이 련이어 발표되고 방송국에서 방송을 하자 남편의 핸드폰에도 문자 메시지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남편은 며칠 사이에 많은 친구, 지인들이 글을 읽은 후의 반응을 보내주었다면서 《청년생활》 11호를 다시 찾기 시작했다. 워낙 무뚝뚝한 남편이라 나는 남편이 〈연변남자〉를 읽은 후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숨을 죽이고 내심 은근히 기다렸다. 다 읽고 난 남편은 시무룩이 웃을뿐 아무말이 없었다. 아마 자신도 지나간 옛일들이 떠올라 좀 머뭇했나 보다. 한참후 “오늘 저녁에 한잔 해야지!” 하면서 아들을 불렀다.

“아들, 너는 연변녀자든 안쪽녀자든 관계하지 말고 련애하고 싶으면 해라!”


“아버지 태도 변했습니까? 언제는 안쪽녀자를 절대 얻지 말라고 해놓고는…”

아들의 롱담 섞인 말에서 였을가, 아니면 맥주를 마셔서 였을가, 일순 남편의 얼굴이 약간 붉어져있었다.

그리고 요즘 따라 남편이 나를 더 아끼고 사랑해주며 더 상냥해진 것 같다. 집에서 ‘안까이’ 호칭 대신에 ‘권작가님!’이라고 부른다. 아들도 따라서 ‘엄마’ 대신에 ‘권작가’라고 불러준다. 나는 마치도 문장 한편을 발표하고 대번에 유명한 ‘작가’라도 된듯 싶다. 나는 남편을 ‘우리집 연변남자’라며 넌지시 능청을 부리면서 어색한 애교도 부려본다. 아마 남편이 대놓고 칭찬은 안해주었지만 그래도 속으로 흐뭇해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눈치인 것만은 틀림없었다.

또 친구들이나 지인분들이 아침 메시지로 인사할 때 첫구절에 나를 “〈연변남자〉님, 잘 있소?” 하고 문안 메시지를 보내오며 웃음을 선사한다.

아마도 〈연변남자〉는 내가 생활 속에서 겪은 진솔하고 순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허구와 거짓 하나 없이 쓴 탓에 이처럼 독자들의 가슴을 적시고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고 독자들한테 잔잔한 웃음을 주지 않았나 싶다. 수많은 메시지와 댓글도 좋지만 이것이야말로 내가 〈연변남자〉를 발표한 후 얻은 가장 큰 수확이 아닐가!

‘진실하게 글을 쓰자! 거짓이 없는 글을 쓰자!’

2021년 ≪청년생활≫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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