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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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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금강산시초
2012년 02월 25일 19시 24분  조회:2167  추천:0  작성자: 림금산
 
  1. 옥류동
 
옥같은 몸을 꽈-악 짜서
푸르른 물감을 휘-휘-  흘린다
록색의 치마를 부드러이 펼쳐서
만물의 목을 적셔준다
내 마음조차 션하다
내 몸에서 돌돌히 흘러내리는 고운 소리
내 맘에 염글어 떨어진다
밑창까지 찰랑찰랑
쪽빛에 젖는다…
 

       2.구룡폭포

 
룡이 허리를 비탈아 춤을 날름거리니
절벽이 핑글핑글 도도리 하고
내리꼰지는 긴- 탄식에
뼈는 패여 고름으로 고인다
절벽에 몸을 던진 피부가
퍼렇게 멍들어 출렁인다…
바위가 전설을 물고 하늘에 날아오르고
수천의 흰뱀들이 다닥다닥 벼랑을 난다
 

        3. 금강산 돌길

 
갈색 이파리가
찬 이슬에 내려앉아 신비를 터친다
수천년 고이 누워
귀인들의 발을 받쳐 천당을 보여주고
말없이 신령한 기운을 터쳐
세상을 려과한다
자국마다 아파하도록
이끼를 푸르게 안고
통곡소리는 뼈에 잠재운다…
 

             4. 계곡

 
집채만큼 크나큰 돌덩이가
계곡사이에 누워서 늘어지게
자고있다
 
그우에 발가벗은채로 누워
나도 신선이 되여
한잠 늘어진다
 
량옆엔 바위가 소나무를
총총히 줄세워놓고 이마를 튕겨보고
여기저기서 소나무가
잘 생긴 바위를 살살 간지른다
 
겨드랑이밑으론 구름이 흐르고
머리우론 맑은 바람 휘파람분다
 

                  5. 개성

 
천년묵은 은행나무가
고풍스런 옛말을  많이도 토한다.
자남산호텔이  쓰르람이의 합창에
함빡이 젖어버린다
 
내려가기 싫은 걸음
이제 한발짝만 더 내려가면
나는 눈을 뜰수가 없다
하지만 새빨간 매미차는
한사코 남으로 남으로
철쪼망을 향해 끝간데없이
미끄러  내려를 간다…
 
피묻은 철쪼망
두 눈은 딱- 감기고
머리끼가 곤두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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