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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연주(弹奏)
2015년 12월 16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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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림금산
두 아 작
림금산 옮김
또 하나의 갈바람이 말쑥하게 불어온다
만물은 더욱 명랑해 지고 구름은 가벼이 흐른다
수림은 고요하고 장중하면서도 어딘가 유화(油画)의 우울를 동반한다
담모퉁이 빠알간 봉선화도 거울을 마주하고 얼굴화장에 바쁘다
한낮이면 글읽는 아이들의 랑랑한 소리 교정에서 들려오고
농군들은 전야에서 마을로 알곡을 실어나른다
그네들은 낮에는 해볕쬐임을 하고 저녁이면 뜨락에 들어온다
밤하늘에 총총히 뿌려진 별밭은 말이 없고
시간은 천만년 불변의 깊이를 열어놓는다
나는 매일같이 산책에 나서는데 한낮이나 오후나
숲속길은 하루가 멀다하게 황금빛으로 물들어간다
백양나무들은 열심히 색상을 바꾸고 있다
마을과 마을사이에서 그들은 인류(人类)의 신념이다
매일의 일상이 이렇다
가을한 후의 전야는 풍요하지만 평탄하고
농군들은 마을에서 곡식을 말리거나
낟알을 털며 일상을 보낸다
나는 그들의 시간을 스쳐지나
가을의 찬란한 빛갈에로 걸어들어간다
대지의 광활함은 아름답기 그지없어 언어의 창고이다
때로 나는 북방을 눈주어 바라보면서
나의 그 시절 깊은 추억에 잠간 젖어본다
그러다 머리우의 노란 잎이
바람따라 떨어지면 나도 떠나간다
나무들만이 거기에 그냥 남아있는데
그들은 아마도 이 가을날의 성곽(城池)이 될것이다
(《양자강 》2014년 제2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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