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소설
썅디메이(想的美)
손룡호
최씨는 한국으로 출국한 안해와 십여년간 갈라져 있다가 한국에 나가 있는 누이동생한테서 안해가 다른 남자와 동거하고 있다는 확실한 고발을 듣고 억울하고 분하여 법에 가서 리혼을 제기하였다.
그렇게 리혼하고 기분잡쳐 있는데 설날이 왔다. 해마다 설날이면 엄마집에 가서 하루 보내고 이튿날 가시집으로 가서 하루를 보내였다.
올해는 리혼하고 보니 더는 갈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가지 않았더니 사흘날 가시아버지가 전화를 걸어왔다.
"사위, 어디 아프오?..."
보매 리혼 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 안해도 말하지 않은 모양이다. 최씨도 맘씨 어진 가시아버지에게 리혼 소식을 고할 수 없었다.
로친을 먼저 보내고 자기처럼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령감이 불쌍하여서였다. 아무래도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령감을 이번까진 가보기로 작심하였다.
"안 아픔다. 래일 갈게요."
이튿날 최씨는 슈퍼에 들러 해마다 하던 것처럼 술과 과일을 사들고 호주머니에 현금 500원을 넣어가지고 갔다.
혼자 있는 령감이나 자기나 피차일반이였다. 며칠후 리혼 한 딸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아버지, 생일에 부친 돈 받았어요?..."
"돈이 반갑지 않다. 너 나그내가 와서 그나마..."
"아버지, 난 리혼했슴다. 그 나그내 말을 안합데까?..."
"무스게라니?..."
"모름다. 그 나그내가 어디서 무슨 소리 듣고 리혼하자고 해서...아무 능력도 없어가지구..."
"니 뭐이라니?..."
"됐슴다. 그 나그내 다시 오면 들여 놓치 마쇼. 어디서 회복 할 꾸내서...썅디메이(想的美)......"
로인은 손에서 핸드폰을 훌렁 떨구었다.
......
2018.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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