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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평소 조용했던 연길공원이 하루종일 붐볐다. 6.1절을 맞아 공원에 가겠다 떼쓰는 12살 조카덕분에 모처럼 할머니, 삼촌, 고모 모두가 모여 즐거운 하루를 보낼수 있었다.
문제는 이튿날이였다.
6월 2일은 단오(음력 5월 5일)절이였다. 단오절을 맞아 곳곳에서 행사가 있다길래 조카녀석을 다그쳤더니 핸드폰게임에 빠져 심드렁하니 별 관심없다는 눈치다. 그리고 한마디 내뱉는다. “6.1절을 잘 보냈으면 됐어요. 단오에 관심없어요”
6.1절날 신나서 뛰놀던 조카의 모습은 오간데 없다. 민족풍속과 관련된 추억을 갖고있는 세대층이 점점 엷어지면서 단오 같은 명절이 이젠 요즘 청소년들의 정서에는 맞지 않나보다. 하긴 매년 이맘때쯤이면 치러지는 단오축제라야 몇몇 사회단체들의 소규모 행사말고는 번듯한 행사를 찾아보기 힘드니 점점 색바래져갈수밖에…
지금이야 단오는 점점 잊혀져 가는 우리 조상들의 명절이라지만 예전에는 설날 못지 않게 기다려지는 하루였다. 소설 “춘향전”에서 성춘향과 리몽룡의 사랑의 배경을 바로 이 단오절로 삼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때 그 시절에 단오는 모두들 봄내 피곤한 몸을 풀고 하루를 쉬면서 즐기는 날이였다. 녀자들은 봄내 일하느라 입지 못했던 빨간치마 노랑저고리로 예쁘게 치장하고 신나게 그네를 뛰였고 남자들은 강변 모래밭에 둥그렇게 원을 그리고 둘러앉아 씨름판을 벌려놓고 힘을 겨뤘다.
하지만 복잡하고 메마른 도시생활을 하는 동안 이런 명절의 즐거움은 아득히 사라져버렸다. 지금은 그때보다 먹고 입을것이 참으로 넉넉해진건 확실하지만 쑥떡을 이웃에 돌리는 멋과 인정은 오히려 적어진듯한 느낌이다.
6.1절을 보내는 사람들로 복새통을 이뤘던 도시가 단오날에는 눈에 띄게 한적해졌다. 단오날 파란 쑥떡에 노란 콩고물을 묻혀 먹으며 그네뛰기나 씨름경기를 구경가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연변일보 6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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