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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초부터 국내체류 동포 문제가 주요 정당에서 정책이슈로 떠오른 모양이다. 더 이상 중국동포의 문제를 미루어서는 안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2월의 마지막 주 월요일, 금요일 차례로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특히 양 정당 모두 최고위원들이 직접 중국동포 문제 해결을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였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세미나의 내용이나 개최 방법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개최한 세미나에는 200명 강당 좌석을 꽉 채우고도 자리가 모자라서 계단에 앉은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민주당 박영선 외 3인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세미나에는 20여명 정도 참석하여 정시에 끝났다.
양측 모두 똑같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였지만 새누리당에서는 재외동포법, 취업제한 제도 등 국내체류 동포 관련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 많이 논의되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서울 거주 중국동포 특히 영등포 밀집지역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논의하였다. 일예로 생활지역에서 쓰레기투기, 치안, 기초질서 등 이다. 한쪽은 거시적인 담론이라면 한쪽은 미시적인 담론으로 국내체류동포 전반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논의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귀화한 동포의 한사람으로써 양쪽의 세미나를 듣는 내내 불편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발제자들이 이런 저런 제도적 차별과 문제점을 지적하면 해당 부처에서 나온 공무원은 그건 국민들의 일자리 잠식이 우려되어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치라고 간단한 답변으로 일관한다. 또 중국동포들이 특정지역에 모여 살면서 지역주민들에게 민폐가 되고 역차별이 발생한다고 걱정한다.
세미나의 취지가 국내체류 중국동포의 문제 해결을 위한 자리인데 해결방안은커녕 문제를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똑같은 주제로 벌써 3년째 공회전하고 있다. 작년 한해만 하여도 이미 두 차례나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 적이 있다.
어쩌면 중국동포 문제는 국회에서 해결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동포는 동포이지 국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문제’ 해결을 방치할 수 없다. 문제라고 제기되었던 상당부분은 동포들의 민원으로 이루어졌다. 대부분 제도적인 한계로 불편하고 차별을 당하는 것 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동포 관련 제도가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젔다고 한다. 만약 제도가 개선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50만 중국동포들이 한국에서 체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서울에만 23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는 중국동포의 ‘수도’인 연변자치주 연길시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20만명)보다 많다.
‘중국동포 문제’의 상당부분은 중국동포들의 대량 유입에 기인되었을 수도 있다. 중국동포들의 문제는 누구보다 그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문제해결의 열쇠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중국동포들은 중국에서도 집거지를 형성하여 동포들의 문제를 민족자치주, 민족현, 민족향, 민족촌 단위로 스스로 해결해왔던 경험이 있다. 농토가 없으면 황무지를 개간하고 학교가 필요하면 마을마다 학교를 짓고...
한국 내에서의 중국동포 문제는 중국 국내에서의 상황과 다르다. 이곳에 중국동포 자치주가 만들어질 리가 없고 토지를 함부로 사용할 수도 없다. 그러나 문제가 있으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은 중국에 있을 때나 한국에 있을 때나 똑같다.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짜내야 한다. 맨주먹으로 만주벌에 2000개 마을을 세운 윗세대들의 이주와 정착의 경험과 지혜를 구하라.
어쩌면 국내체류 중국동포의 문제 해결방안이 한국에 없을 수 도 있다.
어쩌면 선조들이 지어놓은 2000개 마을을 재건하는 일이 급선무일지도 모른다.
출처:재한외국인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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