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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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바람
2014년 02월 04일 14시 28분  조회:2005  추천:6  작성자: 허창렬
바람
 
다시 돌아가 제 자리에 눕는다
풀위에 지렁이처럼 치런치런 눈을 뜨고 눕는다
여린 내 심장에 토돌토돌 땀때가 돋아난다
쓸개며 간이 배밖으로 튀여나와 공처럼 통통 뛰여다닌다
쬐꼬만 도꼬마리가 하늘에 시뻘건 불을 지른다
현기증이 슬며시 고개를 쳐든다
뒷간의 어지럽고 헐망한 돌멩이 하나 씻으려고
물고기 발자국이 가득 찍힌
가을의 물가로 다시 나간다
꾸우욱 ㅡ꾸우욱 ㅡ깊은 속울음 터치며
비둘기떼 주르르 그물에 쏟아진다
아무도 찾을길 없는 휑뎅그레한 인정의 모래밭에서
사슬에 꽁꽁 묶인 희뽀얀 팔뚝이 펄펄
날린다…
 
 
 
 
 
2014년2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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