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가 꼬리치며
빨간 미소를
하늘에 날린다
반짝반짝 빛나는 한무더기 돌멩이우에
내가 흘린 피방울이 빨래처럼
하얗게 널려있다
가슴을 두드리며 에밀레종이 더욱 속깊은 울음을 운다
거부기는 목이 짧아 발버둥치고
문어는 숱한 손가락 꼽아가며 먼 앞날을 다시 계산하고
솔새가 부는 피리소리는 쯥쯜하다
이 닭대가리(맨드라미鸡冠花)야 너는 왜 아직 여기에 서있니?
이 쓸모없는 개꼬리(狗尾巴花)야 너는 왜 아직도 꼬리를 흔드는거니?
할미꽃마저 서러워 앵돌아 서는
도시의 풍만한 젖가슴은 어느 아기의 입안에서 말라가고
누군가가 버린 한폭의 그림이
마야꼬브스끼의 요란한 구호소리에
휘둥그레 고개를 쳐든다
청마는 아우성을 돛대 꺾어 귀를 막고
조의가 흔드는 기발에는 이젠 상흔이 없다
바퀴벌레 등에 업혀 좀 먹은 세월이 조금 탈진한듯이
펄럭펄럭 눈앞에서 사라진다
오늘도 일기예보는 비구름이 없다
2014년1월20일
기발 2
마음이
허전하다!
바람이
나를 향해
자꾸 손을
흔든다!
신념이
두툼하게 먼지 쌓인
허름한 창문을 활짝 열고
허다한 잡념들을
깨끗이
소제한다!
흔들리던 생각이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더욱 선명하게
눈에
보인다
마인드컨트롤(意念控制)이 되여
차츰 옹근 하늘을 안고 펄럭이다가
교감의 넓은 광장을 지나
두발에 바퀴가 달린
비둘기떼를 쫓아 쫑드르르
해볕이 나뒹구는
해변가에서
잠시 일광욕을 즐긴다
참새랑 사이좋게
모이도 똑똑 쪼아먹는다
찌뿌둥한 날일수록 이 천성곡(天城曲)은
제야에 사무치고
맑게 개인 날일수록
우리들의 사상은
산책을 즐긴다…
오늘도
바람이
선명하게
나를 향해
자꾸 손을
흔든다…
2013년10월24일
명상 3
제야의 종소리에
고동색추억을 확연히 풀어헤친다
해변가 암초에 뿌리내린 무지개는
그날밤 그 달 부름소리가 서러워
시퍼런 날개죽지를 언녕 접었고
솟을 뫼 열두 대문을 살짝 열고
행객승이 이승과 저승을 두루
살펴본다
한춘이라는 취객은 오늘도
수미산(须弥山)기슭에서 리백을 찾아
애타게 헤매고 있고
룡관이라는 시인은 이 세상의
가장 모난 돌이 되여
가슴에 쩡쩡쩡 정을 맞고 있다
암ㅡ암ㅡ 이제는 모두가 제 자리로 돌아가야지
산 사람이 죽은 사람 부려운 날 또 있으려니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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