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씨 집안에는 상놈이 없다!
허씨 집안에는 상놈이 없다고 한다
입 비뚤어지고 코 비뚤어지고
조금 모자란 자가 있을지 언정
아버님은 기어이 상놈이 없다고 하셨다…
2000년전 인도 허왕후와 김수로왕으로부터 물려받은 존귀한 이 피
가야산의 돌가재마저 부처님 념불소리에 귀를 기울릴줄 안다고
아버님은 평생을 량반답게 남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아니하시고
그렇게 조용히 이 세상을 떠나셨다
그런데 내 몸에서는 가끔 흉악한 야수의 피가
철철 넘쳐 흐른다 눈 감으면 이 구석 저 구석에서
수천마리 수만마리의 뭇짐승이 늘쌍 포효하고
가끔 미친듯이 울부짖으며 온몸에서 욱씬욱씬거린다
밤마다 리씨조선의 허정승 , 허판서 여덟명이나 되는
집안의 뼈마디 굵직굵직한 웃어른들이 내 종아리를
무르팍까지 거둬올리고 회초리를 높이 추켜든다.
아아ㅡ이제와서 나보고 어떡하라고ㅡ
허씨 집안에 상놈이 없다는 말이 이제는 입안에서 신물이 돈다
차라리 상놈이 된다 허울을 벗고 마침내 나는 나다운 나가 된다
개 짖는 소리에 서슴없이 돌멩이도 쥐여 뿌릴줄을 알고
리도령과 춘향이의 판소리에 어깨도 들썩들썩일줄을 아는
ㅡ그래도 피는 대대로 조용히 흐른다ㅡ
2014년3월2일
한국 김이듬시인의 수상작<기생창녀>를 읽고
서탑 종합시장에서
낙지의 손발이 통통 부르텄다
순대의 옆꾸리에서 고소한 김이 솔솔 샌다
골무떡이 손끝에서 나풀나풀 춤을 춘다
인절미가 목청껏 아리랑노래를 부른다
더덕을 삽소ㅡ
달래 사세요ㅡ
한근에 얼맘꺄? ㅡ
경상도, 평안도, 함경도 구수한 사투리에
덤으로 인심좋게 서울말씨까지 살짝 서비스로 얹어준다
마주서면 마냥 반가워
두눈이 반짝반짝 별처럼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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