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너는 아무것도 아니듯이
너에게 나역시 아무것도 아니리라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이
아무렇게나 모여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으로 완성이 되면
돌은 손발이 너무 시려 다시 돌아눕는다
아직 푸른 이마, 아직 쓰거운 생각ㅡ
한때 바위였다고 떠들지도 마라
왕년에 호랑이 안 잡은 영웅이 어디 있으랴
돌은 그저 그냥 돌이여서 좋다
돌돌돌 시내물과 노래 부르며
먼 바다로 달려갈
이른 새벽 푸른 꿈을 혼자 꾼다…
돌 3
이상하게 모난 돌이 자꾸 가슴을 찌른다
비켜서면 비켜 설수록 기어이 쫓아와 또 이마를 쫗아댄다
심장을 홰불로 조심스레 꺼내든다
출렁이는 강물속에서 붕어의 파란 눈알이 번뜩번뜩거린다
어느새 돌틈에 끼여 옆구리 잡는 돌쫑개
돌아 앉아 한숨 쉬는 돌과 돌돌 ㅡ
두루뭉실한 돌이 모난 돌의 어깨를 다시 툭툭 건드린다
깨여지고 부서져도
돌은 계속 그렇게
아픔 모르는
새 돌이 된다
돌 4
돌도 아닌 진흙이
가슴에 돌을 품고 부화를 시도한다
주절주절 끝없는 누군가의 념불소리
해산을 도와 미꾸라지가 땅을 박박 뚜진다
드디여 드러나는 손발
새까만 머리카락
그대는 뉘신데요?ㅡ
출생의 아픔을 잊고
말끔히 하품하는
돌…
돌5
엎어지고 짜개지고
넘어지고 베여지고
손발이 통통 부르튼 너의 모습에서
낮은 산의 그림자를 본다
이 세상의 굴삭기 얼마나 많이 네몸을
짓밟고 지나갔을가?
바람은 또한 얼마나 많이 네 얼굴을
걸레로 딲고 땀방울로 어루만졌을가?
돌이 되기 위하여 너는
바위의 모습마저 언녕 버렸다
돌이 되여서야 다시금 귀향길을
온몸으로 밟아보는
너무 늙고 생채기마저
아픈 돌 ㅡ
돌 6
돌은 손에 주어들면
울지를 않는다
멀리 쥐여뿌리면
그제야 윙ㅡ윙ㅡ 운다
가슴이 아파도 아예 울줄조차 모르는 돌은
언제나 길바닥에 조용히 눕는다
이 세상의 숱한 인간과 숱한 짐승떼
그리고 차들이 짓밟고 지나가면
그제야 삐꺽대며
혼자 잉ㅡ잉ㅡ
달빛에 운다…
돌7
돌아서서 둘러보면
한무더기 돌더미
인생을 반평생 돌과 씨름 하였다
아파도 꾸욱 참고
이마에 굵직하게 새겨온 년륜
손발에 얼룩진 피자국은 또 얼마였더냐?
이 세상의 진리마저
차갑고 딱딱한 그런 지침돌이였음을 불쑥 깨닫고
나는 다시 허름한 돌이 되기로 결심한다
밟고 더 높이 올라서라고
그리고 새별이 전하는 휘파람소리라도
가끔씩 전해달라고…
돌 8
아직 팔팔하다
아직 쌩쌩하다
눈 먼 돌팔매질에 유리창이 찰랑 깨여져도
주어들면 돌은 상처가 없다
그냥 사람들의 더운 입김에
하얗게
가슴 시린
돌…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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