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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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두만강(허창렬) 외 1 수
2014년 04월 18일 17시 33분  조회:2295  추천:11  작성자: 허창렬
두만강(허창렬)


흰뼈 한토막 찾아들고
와ㅡ 와 ㅡ
소리 지르는 추억     
 
높은데서
낮은데로 흘러가는
자연의 긴 섭리


아직도 녹슬지 않는
아버지의 옛사랑 고백
눈물로 얼룩진 어머님의 짧은 행주치마


마디마디 울음울음                                                
구비구비 뼈파도
마침내 썪을줄 모르는 파아란 눈

세한략도(世寒略图) 19
 
이상한 날이면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꿈을
이상한 곳에서
이상하게 꾼다
 
새가 모이 대신
수라상에 마주앉아 배불리 밥을 먹고
소가 풀 대신 메뚜기나 하루살이ㅡ
들쥐들을 잡아먹고
강아지가 세라양복에
반짝구두 살짝 받쳐신고
사람이 쇠사슬에 묶이여
세월의 빈 허청간에서
개죽그릇을 쩝쩝 핥고 있다
 
너무나도 익숙하고 질서정연하던것이
점차 반대로 흐른다
강이 거꾸로 하늘로 흐르고
하늘이 구름보다 발뒤축이 낮고
수치가 량심을 사생아라고 비웃고
여우가 깜찍하게 사람의 말을 하고
사람은 하루종일
벙어리 랭가슴을
끙끙 앓고 있다
 
이 모든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나는
이상한 곳에서
이상한 사람취급 받으며
이상하리만치
이상하게도 잘못된 생각에 차츰
이상하게 적응해가고 있다
 
요즘은 참
살기 좋은 시절이라며
뻐꾸기 저혼자 껄껄껄
박수치고 노래부르며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신나게
맨발로 분주하게 뛰여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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