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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2
2014년 09월 23일 13시 54분
조회:2755
추천:10
작성자: 허창렬
감자 2
때가 되면 굳이
천국도
지옥도
가리지를 않는다
한치의 땅
한치의 가슴 선뜻이 열고
싱그러운 이파리
싱그러운 줄기로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맑은
하늘을 마신다
맑은
이슬을 마신다
팔 다리
목 이목구비 없이도
토실토실 잘 살쪄 오른
좌우명 하나
두손에 받쳐 들고
이 세상 부유한 집,
이 세상 가난한 집,
어느 한 집ㅡ
빠짐없이 골고루
찾아 떠난다...
봄이 되면
사랑마저
흘레마저
깡그리 삭제한체
온몸이
파릇파릇 눈이 되여
땅속에서
어둠속에서
찾아 헤매는 노오란 꿈...
다시금
겨울이면
언 손에 호호
입김 불어가며
고독을 달랜다
세월앞에 무릎을 꿇고 1
너무
가슴이 시리고
마음이
울적한 날이면
가세요
고향으로ㅡ
혼자라도
그렇게 얼른
고향으로 떠나가세요
가다가
지난 세월 너무 너무
서러웁거들랑
얼른
짧은 메세지 한토막이라도
찍어주세요
내 비록 깨달은듯
아둔하긴 하지만
훈훈한 고향인심 못잊어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밤마다
목이 메여 혼자
울고 웃는답니다
이제는
아는 이조차
하나 없는 낯설은 고향에서
가슴마저 서늘하거들랑
채팅은 아니더라도
짧은 전화 한통이라도 얼른 주세요
내 그대 걸걸한 목소리에
내 고향 밝은 달이 머리속에 떠올라
이 한밤 어김없이
또 혼자 지새울겁니다
그대마저
떠나버린 이 큰 빈 자리
나혼자 외로웁습니다
고향의 뒷산에서
스러진 꽃장대 그러안고
구슬피 우는 이
누구?
하아얀
민들레 한 송이 손에 꺾어 들고
긴 추억
하얀 그리움에
땅이 꺼지게
한숨 짓는 이
또한 누구?
무상한 세월앞에
깊숙히 고개 숙입니다
무상한 세월앞에
털썩 다시 무릎을 꿇습니다
이제 우리
어느 하늘아래 어느 곳
어느 시절
어느 장소에서 다시 만나
개구장이 그때처럼
명랑하게 웃고 떠들어야 할지?
그
시절이
눈물이
나게
너무
너무
그립습니
다...
세월앞에 무릎을 꿇고 2
웬 ㅡ
허둥댐이뇨?
마음이 급해
이 가을에
또다시
갈길을 잃고
허덕인
다!
소태같이
쓴 웃음이
어느덧ㅡ
낟가리처럼 텅 비여버린
쪽빛 가을 하늘을
그예 트럭에 실어
머ㅡ얼ㅡ리ㅡ
추억속으로
실어보낸다
실속없이
서러웁고
슬프기만 한 우리네
흘러간 옛노래가락이
개울을 지나
가람을 건너
내 집문턱을 기어이
기웃거리면
무상한 세월앞에
털썩 무릎을
꿇는다
믿자!
이가을에ㅡ
아직 남은
내 여생의
또 다른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ㅡ
사뭇
뼈에 사무치게
그리웠던
긴 여운들이
오랜만에 허다한 잡념들을
누렇게 색 바랜 바람벽에
이상한 그림을
조심스레
락서하고 있다...
세월앞에 무릎을 꿇고 3
작아진다
작아진다
오늘도 어김없이
작아진다
나는 왜 세월 앞에서
형체를 잃고 자꾸
작아져야만
하는가?
멀어진다
멀어진다
끊ㅡ임ㅡ없ㅡ이ㅡ
멀어진다
나는 왜 자꾸 네 옆에서 그렇게
끊임없이
멀어져가야만 하는가?
언제나
다가서면
잡힐듯 말듯
항상 풋풋한 미소로
나를
부르심이여ㅡ
예까지
에돌아 온 산은 얼마?
눈물의 강 건너선게
얼마인데
어느새 귀밑머리에는
하아얀
서리ㅡ
세월앞에 무릎을 꿇고 4
흰수건에 무명모시
하얀 코신 살짝 받쳐신고
무거운 세월
무거운 방아
두발로 엇갈아
스리슬쩍
들어 올리며
쿵더쿵
쿵더쿵
살을 찧던 엄마의 이야기가
쿵더쿵
쿵더쿵
뼈를 갈던 아버지의 이야기가
이제는 너무 그립습니다
이제는 뼈저리게 너무 너무
아쉽습니다
그때가 그리워
방아간 참새는 오늘도
구슬피 울고
살아온것만큼
깨달아가는
진부한 사실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주저없이 털썩 무릎을
꿇습니다
묻노니 강산에
저 빈뜰에 하얀 그림자는
어느 시절
어느 누구
살다 간 흔적인가?
어머니 이야기는
오늘도 나의 슬프디 슬픈 시가 되고
아버지 이야기는 나의 소설이 되여
강처럼 출렁출렁
하염없이 먼곳으로
흘러 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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