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고양이나 강아지
어리무던 순해 빠진
그런 어리석은 양의 고집이 아니라
멧돼지같이 저돌적인 아침이 둥둥
구름을 타고 두 볼에서 까아맣게 밝아 온다
손끝에 반질반질 잘 다스른 악어가죽보다
하루종일 숨 막하게 더욱 질긴 나의 순발력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짤랑거리는
동전들의 그럴싸한 곱새춤에
한창 낡아빠진 环路
버스에서 좌우로 심하게 몸을 흔들며
한 정거장 두 정거장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나쳐버린 풍경들을 늙어버린 청춘에
조심스레 매장한다
어느새 부쩍 배가 부른 량심은 가난한 하품을
입 째지게 하고
누나가 친정으로 이고온 보따리처럼
훌쭉한 하루는 미끄러지듯이 호주머니에서
잃어버린 래일을 맨살로 링크한다
아직 늦은 귀가 시간은
따끈따끈한 가슴에서 휴대폰을
짤깍거리는 가위로 꺼내들고
빨깍거리던 한숨 동전이 되여
슬며시 허리춤으로 되돌아온다...
탑
굴러가던 태양의
까아만
수레바퀴
겨울이 비틀비틀
긴 빗자루
내흔들다
창공에서 심장을
뚝 멈춘다
아직 살아서 꿈틀, 꿈틀거리는
찬란한 욕망
시간이 꼬리에 꼬리 물고
파도치는 하얀 갈증
어리석음이 불쑥 안경을 벗고
부처님앞에
경건히 마주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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