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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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허창렬
2015년 07월 02일 18시 49분  조회:2165  추천:3  작성자: 허창렬
7월 / 허창렬

결코
잊지는 말아야 할
푸른 피
철철 흘러
내 가슴에 와 닿던
6월의
따가운 별 한줌,
7월에는
무더운 한숨
입김으로 시원히
저 하늘에 날려 보내리
견우와 직녀의
전설마저
하얗게 색 바랜
풍요로운
이 들녘,
우리는 이제
무엇을
철석같이 믿고
삼키기조차 힘든
보리밥알처럼
키가 덜썩 큰 저기 저
해바라기처럼
한평생을 고스란히
살아가야 하는가?
7월, 이제부터라도
땀에 흠뻑 젖은 옷 홀딱 벗고
어머니의 빨래터에서
아버지의 강가에서
알몸뚱이 그대로
개구장이가  되자
한번 가면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이 세월을
소풍이나 온듯이
소풍이나 가는듯이
하얗게 웃으며살자
발갛게 웃으며 살자
가령 웃음이 모자라면
울음에 시퍼런 소금을
뿌려서라도
깨달으며 살자

7월 2

세월이 다 가도록
나는 결코
아무것도 얻지를 못하였다
젊음이 다 가도록
나는 결코
아무것도 깨우치질 못했다

6월이 지나간 길목에 
나는 불쑥
목석이 되여 기다랗게 서 있다
장승이 되여
어느 마을어귀에 어두커니 서 있다

누가 하늘아래 이 땅을
감옥이라고 하였는가?
이제 7월이 오고
팔월이 또 지나가면
나는 9월의 한끝에

락엽이 되여 쓸쓸히
서 있으리
7월은 오는듯이
벌써 하루 하루씩
떠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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