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두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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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내던 날치(우화)
2018년 06월 13일 21시 21분  조회:878  추천:0  작성자: 허두남
 
우화
뽐내던 날치
                               허두남
 
 “야, 저 날치 좀 봐, 제비같아!”
“아니, 비행기같아!”
“진짜 멋지다!”
날치가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으면서 물우에서 날아갔다 날아왔다 재주를 부리고있을 때 작은 배 한척이 다가왔어요.
“얘들아, 내가 배우를 날아넘을테니 봐!”
배 가까이까지 씽 헤염쳐간 날치는 머리를 쳐들면서 꼬리지느러미를 세게 흔들었어요. 물우에 껑충 솟아올라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쫙 펼치자 자그마한 비행기처럼 배우를 훌쩍 날아건넜어요
날치가 저켠에 살짝 내리자 친구들은 와ㅡ환성을 올렸어요. 대구는 커다란 입을 째지게 벌리고 잘한다고 웨쳤어요. 복어는 북처럼 큰 배를 둥다라둥다라 두드렸고 왕새우는 얼싸 좋다 복어의 북장단에 맞추어 곱새춤을 추어댔어요. 그들은 자기 친구중에 이렇듯 대단한 영웅이 있음으로하여 저마다 가슴이 한껏 부풀어올랐어요.
날치는 더욱 신바람났어요.
방금전까지만해도 배우를 쉽게 날아넘을수 있을지 조금 주저했었는데 인젠 그까짓건 식은죽먹기구나 생각되였지요.
그는 다시 한번 속력을 내여 헤염치다가 껑충 물우로 솟구치면서 씽ㅡ 배우를 날아건넜어요.
친구들은 또 우야ㅡ 환성을 올렸어요.
하지만 그러다가 실수하면 어쩌냐고 인젠 그만하라는 친구도 있었어요.
더 없이 성수가 난 날치에게는 그런 충고를 하는 친구가 못 마땅하게 느껴졌어요.
(못난 자식, 내가 누군데 실수를 해…)
머리가 뜨거워난 날치는 배를 따라가면서 날아건너가고 날아건너오고했어요. 친구들의 환성속에서 끝없는 행복감을 느끼면서말이예요.
날치가 또 한번 배우를 날아지날 때 공교롭게 세찬 회오리바람이 휙 불었어요. 회오리바람은 재간둥이를 마술사처럼 팽그르르 휘감아서 배안에 탁 내던졌어요.
배에는 아버지와 소학교 다니는 어린 아들이 타고있었어요. 아이는 발앞에 떨어진 날치를 제꺽 집어들고 해해 웃으며 종알댔어요.
“자연과선생님께서 물고기표본 하나씩 만들어오라고 하셨는데 잘됐어. 요놈을 가져다가 멋진 표본을 만들어야지!”
세상엔 예상외의 사고도 있어요. 재간있다고 경솔한 짓을 해선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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