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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버지의 생신날이다. 길림에 계시는 삼촌이 전날에 오셨고 화룡에 계시는 아주버님도 전날에 오셨다. 요즘따라 체력의 쇠잔으로 뭔가 감촉이 가시는듯 아버지는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쓸쓸한 표정을 지으신다. 아버지의 그 뜻을 전달하는 언니의 말을 들으며 마음 한구석이 쨍 하게 저려옴을 물리칠수 없었다. 생은 한계가 있는 법으로서 아무나의 욕심으로 만들어지는것이 아님은 알고있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섭섭하고 아픈 마음 아버지 모습에 한없이 눈물겹다...아버지가 살고 계시는 집은 난방이 이상적이 못되는 집이라 겉기온이 조금은 싸늘한 느낌이다. 아버지는 두텁게 편 자리에 앉으셨는데 몸은 거의 반정도로 지탱이 힘드신지 앞으로 기울여졌고 눈을 감고 호흡하는 숨결이 고르롭지 못한채 헐떡임이 있다...그런 아버질 쳐다보니 저절로 마음자리가 쓰려난다..
아버지는 모여든 자식과 길림의 동생과 기타 사람들을 둘러보시면서 그나마 만족의 웃음을 가볍게 담으신다. 삼촌은 아버지가 즐겨 들으시던 옛노래들을 부르신다. 똑마치 뭔가를 예감이라도 하듯 사람들이 일컫는 있을때 잘해를 위해 저렇게 하시는게 아닐가? 그런 생각이 들고보니 마음은 왜 더우기 가늠키 어려울 정도로 아리고 쓰린지 모르겠다.
오늘은 룡정에서 친척들이 많이 오셨다. 아버지는 조카내외간들을 보시면서 연신 맥없는 눈가에 애써 웃음을 띄우신다. 그 노력이 무진 힘드신지 그런 아버지가 가긍해보일 정도다. 과연 반가우실거다...아버지로서는 고령으로서 건강도 허락 안되다보니 친척들 일에 참여못한지가 5년이상 세월을 흘렀다. 오직 아버지 생신날이 되여야 모이는 친척들을 통해 아버지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하루나마 체험하고 계시는가부다...평상시 자식들은 자주 드나들었어도 기타 친척들은 그렇지 못하다보니 이렇게 모인 자리에서 아버진 희색을 띄고있는게 분명하시다. 앉아있기 30분을 힘드셔하시던 아버지였는데 인젠 몇시간넘어 눈을 반쯤 감으시고 가끔 고르롭지 못한 숨결을 토하시며 앉아있기에 최선으로 몸을 가다듬고 있다. 얼마나 힘드실가...
자식으로서 이처럼 애처러운 장면이 어디 또 있을가...그래도 아버지는 이렇게 모인 자리가 좋으신 모양이다. 건강이 괜찮을때는 활동적인 아버지였다. 젊은 시절에는 남을 돕지못해 열성적이 아버지셨다. 남이 요구하는거라면 헛간에 단 문짝마저도 떼여줄 정도의 아버지였다. 그래서 아버지에게는 친구들이 많았다. 허나 고령이 되시면서 친구들은 한명두명 이 세상을 떠나게 되였고 아버지는 그런 동료들을 세월에 따라 잃어만 가게 되였다. 그러던차 인제는 출입도 안되고 더우기 동료들이 없는 지금에 와서는 그저 지난날들에 대한 추억 하나로 힘든 노년을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지탱해 나가신다.
정심상이 끝난 자리에 간단한 가족오락을 조직했다. 삼촌께서 선코를 떼면서 60년대 한국 노래 몇수를 연속 부르신다. 모두가 애절한 노래였고 가슴 저미는 노래들이다. 그 노래에 리듬을 맞춰 박자를 치는 친척들이 있는가 하면 일어나서 춤으로 대응하는 분도 계신다...아버지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최대의 용기와 성의를 보여주고 있는데는 그저 감지덕지 할뿐이다. 그런 아버지는 그저 머리 반쯤 떨구신채 마음으로 기쁘신건가 아니면 앉아있기가 힘드신건가...오늘 오히려 아버지가 고역을 겪는 날이 되는게 아닌지 모르겠다...줄곧 한자리에 앉기를 이미 세시간 정도다...얼마나 힘드실가...허나 그 자세를 견지하는 아버지는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가...
가정오락도 거의 매듭지을무렵 룡정에서 오신 친척들이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급급한 표정들이다. 떠나려고 서두르는 모습들이다. 반시간 정도만 더 있으시라고 했는데도 이미 늦은 시간들이라 생각되였는지 다들 옷을 제각기 찾아 걸치고 있다. 아버지는 그런 상황을 느꼈는지 눈을 번쩍 뜨신다. 갑자기 충격을 입으셨을가...안정된 마음이 무엇에 충격을 받으신게 아닐가...그런 아버지는 아무도 말리시지 않는다. 힘든 웃음으로 대응하실뿐이다. 찾아오신 친척들이 고맙겠지...친척들은 떠나기전 저마다 아버지의 손을 잡으셨다. 친척들이 다 일어선 자리에 나도 옷을 챙겼다. 갑자기 아버지가 섭섭하셨던지 내 이름을 부른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과연 지금의 아버지가 부른게 옳은가 의심할 정도로 힘이 차 있었다.
나는 아버지가 다음해 생일을 지금 같은 모습으로라도 쇨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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