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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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 류행어 찧고빻고
2005년 03월 31일 00시 00분  조회:4460  추천:63  작성자: 관리자
신조어, 류행어 찧고빻고

우상렬ㅣ연변대학 부교수


짱, 한국 짱은 짱이야. 뭐니뭐니 해도 신조어, 류행어 만드는데 짱이야. 나도 이런 신조어, 류행어 하나 만들어보자-신류어. 다름아닌 신조어와 류행어를 찧고빻은것. 이것은 사전에도 없는거야. 새롭쟈? 나는 한국사람 사는 재미 하나, 아니 재치 하나가 이런 신류어 만들어내는것이라고 생각해. 전에는 한두개 신류어 달랑달랑 사람들 입에 오르고 내리더니 언제부턴가는 동시다발적으로 우후죽숙마냥 막 생겨나고, 어리뻥뻥할 지경.

짱, 한국 신류어 차렷-
우리도 잘 살아보세, 유전무죄무전유죄, 아메리카드림, 코리아드림, 고개숙인 남자와 남자들 기 살리기,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Well-Bing, DINK, Job-Nomad, 혈연, 지연, 학연, 공주병, 연상의 녀자, 영계, 막가파, 오렌지족, 폭주족, 야타족과 나타족, N세대, 붉은 악마, 오- 필승코리아 짝짜짜, 꿈은 이루어진다, 물태우, 386세대, 못나서 죄송합니다, 얌체족, 핸드폰, 컴맹, 신드림, 홈리스, 프리랜스, 프로그래머, 짱, 아자아자...

이런 신류어들은 뭐니뭐니 해도 그때그때 특정적인 시대적무드의 상징코드가 됨. 이것은 시대적공감대를 형성하며 가장 빨리 확산되여 나감.

‘우리도 잘 살아보세’-
한국 1960년대 새마을운동 때 내건 슬로건. 정부의 거창하고 의미심장한 정책 슬로건을 누구나 몸에 와닿는 소박한 말로 풀이한 류행어. 이것이 당시 현실집착적인 한국사람들의 신바람을 불러일으켜 한강의 기적을 일떠세우는 가장 확실한 동기부여가 되였음.

유전무죄무전유죄-
탈옥자들이 죽어가면서 자기의 억울함을 有錢無罪無錢有罪로 호소하여 1960-70년대 독재시기 법치를 내건, 돈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人治를 꼬집은 류행어.

아메리카드림-
한국 GNP 100불도 안되던 시절에 많은 사람들이 잘 사는 미국을 바라고 거기서 꿈을 이루려고 돈벌이를 가거나 이민을 간 시대적상황을 얘기한다면 이에 반해 코리아드림은 지난 세기 말부터 한국이 좀 잘 살게 되자 우리 조선족뿐만아니라 동남아쪽 사람들이 한국으로 물밀 듯이 밀려드는 시대적상황을 얘기하고 있는 신조어.

고개숙인 남자와 남자들 기 살리기-
'고개숙인 남자’는 한국 IMF때 구조조정으로 남자들이 줄줄이 정리해고 되여 기 가 죽은 상태를 말하고 ‘남자들 기 살리기’는 녀자들 차원에서 이런 ‘고개 숙인 남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삶의 의욕을 불러일으킨 류행어.

‘이태백,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요새 한국경제가 불경기의 늪에서 헤매게 되면서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삼팔선-38세를 넘기기 어려움,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해먹으면 도둑놈이라 취업하기 어렵고 취업했더라도 화이트칼라같은 좋은 자리에 오래 앉아 있기 힘들며 곧바로 정년이 잇따르는데 늦게까지 오래하면 뒤에 오는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신조어.

Well Bing, DINK, Job Nomad,-
이것은 한국 말로 웰빙이니 딩크니 쟘노마드라는 신조어. 이것은 요새 한국 사람들의 전반 변화된 의식상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Well Bing, 보다 많이 물량공세에 치우친 이전의 ‘잘 살아보세’보다는 정신적인 삶에 많이 치우치고 삶의 질을 따지는 ‘잘 살기’.
DINK는 Double Income-부부 맞벌이하니깐 수입은 두배, 그러나 No Kids, 아이는 가지지 않는다의 합성어, 완전히 부부 자아중심적인 현재적인 달콤만 삶만 추구한다는 족속들.
Job-Nomad는 한 직업에 매이지 않고 철새처럼 이 직업 저 직업 두루두루 섭렵하며 편안하게 살겠다는 직업 유목민, 이것은 대개 취직하거나 공무원이 되여 확실한 직업을 보장받아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려는 이전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직업의 흐름에 맡긴다는 편안한 직업관, 그러면서도 마음대로 안되는 직업선택에 자아안위적인 직업관으로 봐야 하겠지.
이런 신류어는 세태풍속도의 한 단면을 여실히 나타내기도 한다.

혈연, 지연, 학연-
한국 사람들이 많이 외우는 經久不衰의 류행어. 사람들이 살아가다 보면 어쩔수 없이 이런 연에 매이게 된다. 그러나 끼리끼리 똘똘 뭉쳐 정실주의삶을 추구하는 한국사람에게 있어서 이것은 유별남. 그래서 사회적문제로 비화되여 대통령선거때 지연 어떻고 하며 공약의 한 내용으로 내걸기도 함.

공주병-
은근히 새로운 신데렐라콤플렉스에 빠져 스스로의 나르시시즘에 도취되여 환상적기분에 들떠 있는 녀자들의 작태를 나타낸 신조어.

년상의 녀자-
陰盛陽衰의 세월에 남자들이 자기보다 나이 많은 녀자한테 기대여 편안하게 살려고 남자들 자존 다 뭉개며 추구하는 녀자들을 나타내는 류행어. 공주병과 년상의 녀자, 희극적이고 서글픈 세태의 한 풍경.

영계-
작은 닭, 아니 병아리가 낫겠다. 남자, 특히 나이 지긋한 남자들이 섹스파트너로 선호한다는 세대차가 날 정도로 어린 여자애들을 나타내는 류행어. 그런데 요새 풍경은 녀자들, 특히 나이 지긋한 녀자들도 섹스파트너로 선호한다는 세대차가 날 정도로 어린 남자애들을 가리키기도 한다나. 다 무슨 페미니즘인지 덕택때문이란다.

막가파-
언젠가 한국에서 이판사판으로 부자들 상대로 살인강도질을 하며 막가는 인생을 산 한 범죄조직. 한국사회에 있어서 빈부대립의 암적인 불안한 요소를 말해준 신조어.

신류어는 사회특정계층의 세태를 나타내기도 한다.
오렌지족, 폭주족, 야타족과 나타족, N세대, 우리,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신조어.

오렌지족-
한국 서울 강남의 일부 부자집 자제들이 커피숖같은데서 마음 맞는 녀자애들이 눈에 뜨이면 오렌지쥬스나 사주며 꼬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폭주족-
저녁이 되면 고성능 오토바이로 고속도로 시가지를 질주하며 스트레스를 풀거나 놀아나는 일군의 젊은애들.

야타족과 나타족-
남자애들쪽에서 ‘야, 타’, 녀자애들쪽에서 ‘나, 타도 되’에서 나왔다는 짝짜쿵, 한국 젊은 애들의 개방된 혹은 외도로 흐르는 교제풍속도.

N세대-
요새 무슨 오렌지족이고 폭주족이고 무슨 야타족과 나타족이고 다 뒤로 가라하며 컴퓨터사이버세계같은데 도취하며 가장 최신식을 자랑하는 젊은 애들, 배꼽티에 한술 더 떠 머리염색 그리고 긴 뾰족구두에 전반 이미지가 그로테스크한 미를 추구하는 젊은 애들.

이런 신류어는 사회정치적 풍향계로 잘 나타난다.

물태우-
6공시절에 주대없이 이리저리 왔다리갔다리하는 노태우 대통령을 물에 비겨 놀린 신조어.

386세대-
1960년대 생에 1980년대 대학입학에 현재 30대 나이에 현재 한국 정계를 주도해나간다는 현임 노무현 대통령 밑에 있는 측근들, 그런데 컴퓨터 586도 아닌 구닥다리 386에 비겨 비꼬고 있으니 정치적 해프닝의 한 보기에 다름 아닌 신조어. 이 정치적신류어는 바로 민심, 그러니 정치하는 사람들 눈여겨 볼지고!

이처럼 신류어는 무드고 세태풍속이고 풍향계고 민심이다. 그러니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면서 그것은 해프닝이며 대단히 재미있다. 그런데 그것은 별볼일없는데서 쉽게 가볍게 만들어진다. 심각한것이 아니다.

이런 신류어는 전반 민족적인, 나아가서는 국가적인 행사를 치를 때 공감대를 형성하며 반복적으로 인지된 언어표현구들도 될수 있음.

붉은 악마-
오- 필승코리아 짝짜짜, 꿈은 이루어진다, 퍼포먼스를 하는듯한 한국의 멋진 응원문화의 키워드들을 장식한 류행어. 한국은 ‘악마’같은 끈기에 ‘필승코리아’의 신념으로 4강의 꿈을 이루었는지도 모른다. 신류어는 이렇게 막강한 긍정적인 힘도 가지고 있다.

신류어는 어느 유명세를 타는 특정 탤런트가 몰고 올수도 있다.

못나서 죄송합니다-
고 한국의 유명한 개그 이주일이 어느 출연에 사람들 너무 옷지 않으니 자기도 모르게 한다는 소리가 이 한마디. 그래서 와 사람들 웃음을 자아내자 이 말이 뜨고 류행어가 되자 이씨도 떴다고 한다. 우의 공주병이라는것도 한국 배우 김자옥이 바람을 부어넣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다.

신류어는 ‘족’과 같은 특징적인 단어조성 접속어만 붙여도 쉽게 감칠맛이 살아나며 형성되기도 한다. 우에서 무슨 웰빙이니 딩크니 쟘노마드라는것에 족을 부쳐 웰빙족이니 딩크족이니 쟘노마드족으로 둔갑하여 새로운 신조어가 되는것도 그 한 보기가 되겠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염치’라는 말을 낯설기의 신이한 효과를 살려 ‘얌체’로 바꾸고 여기에 다시 ‘족’을 붙이면 ‘얌체족’이 되는데 이것은 사람줄이나 차줄에 새치기하는 염치없는 족속들을 가리키는 신조어로는 제격이다.

신류어는 콩그리스, 이를테면 한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데서도 형성된다. 핸드폰, 컴맹, 신드림은 전형적인 신조어. ‘핸드’는 'hand', 영어의 ‘손’이고 ‘폰’은 ‘phone’, 영어의 ‘전화’라는 말이라 이 두 영어단어를 조합하여 ‘손전화’ 즉 ‘핸드폰’을 만들어냈던 것임. 이것은 분명 영어에 없는 말. 그런데 너무 멋진 합리적인 조합에 합리적인 사고를 하기 좋아하는 미국 ‘아즈바이’들도 good 하며 잘만 알아듣더란다. ‘핸드폰’이 순 영어 단어의 새로운 조합이라면 ‘컴맹’이나 ‘신드림’은 영어와 한국어 혹은 한국어와 영어의 이중언어조합. 컴맹, computer 대가리 컴에 文盲 맹의 조합, 한국 ‘신드림’증후군의 ‘신드림’은 新 신에 dream 드림이 조합된것.

신류어는 영어에서 새롭게 조합된 말이 그대로 흘러들어와 류행을 이루기도 한다. 홈리스, 프리랜스, 프로그래머, 각기 영어의 'homeless', ''freelance', 'programer'에서 온것으로서 보편적인 현대사회 삶의 한 양상 및 직업적 특징들을 잘 개괄하고 있어 공감대를 형성하며 류행되는 류행어.

신류어는 뭐니뭐니 해도 발랄한 사유의 산물. 그러니 머리가 팽글팽글 잘 도는 N세대들의 점유물의 하나임은 더 말할것도 없음. 그러니 이들한테서 가장 튀고 멋진 신조어가 나오고 있다. 요새 제일 잘 나간다는 짱, 바로 이들이 만들었다. 무슨이 ‘짱’이냐? 어른 ‘長 ’, 뛰어날 으뜸 ‘長’에 여하튼 최고라는 것. 그래서 ‘얼짱’, ‘몸짱’에 여하튼 이 ‘짱’만 붙으면 최고. 눈짱, 코짱, 입짱... 그런데 ‘長’에 장이면 장이면 무슨 ‘짱’이냐? 그것은 어른들이 세련된 척 하고 순한 소리 쓰는것에 반발해 일부러 뙨소리 ‘짱’이라 한다나. 맞아, 그러니 이 ‘짱’이 튀는 거야. ‘아자아자’도 마찬가지다. 무엇이 ‘아자아자’냐? ‘아자아자 화이팅’이란다. 그러니 좀 알만해. ‘화이팅’이라는것은 ‘힘 내라’는 말이 되겠고, ‘아자아자’는 정신 차리라는 ‘야, 자’가 ‘아자’로 둔갑한 것이 아냐? 그리고 너희들 깜찍하게 반복하는거 좋아하니 ‘아자아자’한거 맞지? 그래요, 욤. 음, 그러면 그렇겠지, 요, 순전히 장난꾸러기들. 여기에 N세대들 컴퓨터에 빠져 서로 주고받는 채팅에 몰입하다보니 짧게 간편하게 그리고 톡 튀게 쓰는 원칙에 놀아나다 보니 이들이 ‘짱’이나 ‘아자아자’같은 신조어를 가장 자연스럽게 많이 만들어 낼 소지가 있음. 이제 이들 신조어의 규범어에 대한 충격을 우리 어른들 어떻게 감당할고? 가공할시고!

이런 신류어, 특히 신조어는 일반적으로 한 시기 반짝 하다가 사라짐. 그러니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음. 마치 이런 신류어를 모르면 시대에 뒤떨어진 구식같고 한물 간 세대처럼 기가 죽을 필요는 없음. 기를 쓰며 이런 신류어를 알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거나 밤잠을 못 자는 그런 강박관념도 필요없음. 기억 되는대로 기억하고 흘리듣는 대로 흘리들어라지. 여하튼 편안할 대로. 혈연, 지연, 학연같은 몸에 와 닿는 신류어는 자연히 기억속에 남을것이고 ‘짱’이나 ‘아자아자’같은 별로 심각한 의미가 없는것들은 자연히 뒤안길로 짱,하고 만다.

요즘 중국사람들도 신류어를 제법 많이 구사하는듯하다.
몇년전 애들의 新新人類로부터 근간에 귀족적인 새로운 삶의 패턴을 표방하는 月光族, 그리고 작년에는 지극한 사랑의 로맨스를 나타낸 82/28... 사람사는데는 다 같은 법. 그러니 같은 신류어도 있게 되는 법. 이런 新新人類니 月光族라는것은 한국 신류어의 N세대니 웰빙족과 같은것임. 워낙 우리의 일상적삶이 따분하고 무미건조할진대 이런 신이한 신류어를 만들어 좀 정신적인 자극소나 활력소가 된다면 그리 나쁘지도 않으리.

우리 조선족들의 신류어를 좀 보자.
水肉, 물에 사는 고기, 그러니 물고기. 우리 조선족 개그들만이 만들어낼수 있는 신류어. 水肉, 그 개그 아주머니의 水肉소리 듣고싶다. 지금은 뭘 하고 있는지... 아직도 水肉를 팔고 있는지... 이 한심한 세상에. 姐姐, 解決問題, 야 이거 너무 하다. 한국 ‘년상의 녀자’ 뺨치자나. 이런거말고 좀 좋은거... 야, 알았다. 2세낳기, 그럴듯해. 조선족종자 적어니 현재 1세 하나에서 하나 더 낳기. 그런데 많은 사람 이거 아직 잘 모르는것같애. 그러니 캠페인이라도 벌려 ‘2세낳기’를 주어넣어야지. 그럼 ‘2세낳기’가 더 쉽게 되는거야.

야, 또. 생각 안난다. 우리 조선족 신류어 너무 적다. 그만큼 우리 생활이 여유없고 따분하다는 그 자체네. 신류어를 만들어 좁 비꼬고 웃고 떠들썩하며 놀면 못쓰냐? 뭐 신류어 모자라면 좀 빌려 오지 뭐. 한국꺼. 그러나 마구잡이로 빌려오면 안되. 좋은거 빌려와. 그럼 고개숙인 남자와 남자들 기 살리기, 어때? 그거 참 좋! 네, 우리 여기 남자들도 많이 下崗하자나, 그러니 딱 맞는다 말이다, 그런데 녀자들이 문젠데, 기 센 우리 여기 녀자들 ‘남자들 기 살려’주겠나 말이다, 한번 빌어나보지뭐!

자, 얘들아, 짱, 아자아자, 화이팅! 신조어, 류행어 찧고빻고, 신류어 놀아보세나!

2005.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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