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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身因性과心因性 (우상렬)
2011년 04월 15일 14시 44분  조회:4704  추천:60  작성자: 우상렬

 
身因性과心因性


우상렬
연변대학 교수



  우리 인간은 잘난체 하지만 이래저래 참 살기가 힘든 것 같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절대적 빈곤에 시달렸다. 나는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다. 내 어릴적 가난의 흔적이 덕지덕지 묻어나는 기억을. 육형제, 걸신에 걸린듯한 우리 형제들을 어머니, 아버지는 먹여주기에 대단히 힘들어하신 것 같았다. 항상 두 콧구멍으로 시누런 콧물줄기를 들이마시기에 바쁜 우리. 들에서 일하고 집에 들어서기 바쁘게 어머니는 우리의 콧물 닦아주기에 바쁘시다. 이것이 우리 어머니 일과의 중요한 내용의 하나. 어머니 치맛자락은 항상 우리의 콧물로 얼룩져있었다. 추운 겨울이 되면 콧물은 시도 때도 없이 더 열심히 흘러내린다. 그러면 우리는 집안에 죽 들어앉아 경쟁이라도 하듯이 후르륵 쩍-쩍. 여하튼 그때 그 시절 콧물이 어찌 그리도 많은지.

  후에 안 일이지만 못 먹어서 그렇단다. 코흘리기도 하나의 병이란다. 몸에 영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때 그렇단다. 그런 거 같다. 그래 요새 아이들 시누런 콧물 훌쩍이는 거 보았더냐. 그렇다. 절대적 빈곤시대 절대적 영양부족으로 인간은 많은 병이 생긴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무슨 영양부족으로 간염에 결렸소, 폐렴이 왔소, 시력장애요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래 당시 누가 간염에 걸렸소하면 잘 먹게 되었군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간염은 잘 먹으면 낫는 줄로 알았다. 그래 간염을 부귀병이라고까지 했다. 이른바身因性병이 난무했다.

  인간은 워낙 정교하고 맘모스 같은 존재라 많은 것을 먹으며 이런저런 많은 영양분을 흡취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육체적 생명 유기체가 잘 돌아간다. 그런데 절대적 빈곤의 시대 이것이 어려웠다. 입고 먹고 자는 문제, 좀 세련된 말로 하면 의, 식, 주문제가 우리를 괴롭혀 왔다. 그래서 우리는 얼마나 배 부르고 등 따뜻하기를 바랐던가. 혁명의 수령들도 그 무슨 이밥에 쇠고기국에 기와집이 어쩌고 저쩌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많이 외우던小康사회건설이라는 것도 결국 따지고 보면 의, 식, 주의溫飽문제를 해결하는데 있다. 이런 문제의 해결은 간단한듯하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생산력만 발전하면 되는 듯하다. 실제로 우리는 이런 과학기술과 생산력의 발달과 발전에 힘 입어 의, 식, 주의 절대적 빈곤문제를 많이 해결하기도 했다.

  그래서身因性병도 많이 근절시켰다. 간염과 같은 부귀병이 많이 사라졌지 않은가. 그래 요새 간염이라는 것이 못 먹어서 생겼다는 소리 들어보았는가. 술 많이 처먹어 그렇지. 이래저래 우리는 그만하면 잘 살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또 발생. 우리가 배가 불러 태평세월이다고 쾌지나 칭칭 나네,하기도 전에 말이다. 새로운身因性병이 우리를 괴롭힌다.

  배가 부르면 만사대길인줄 알았는데 바로 배가 불러 생기는 병 말이다. 인간은 배가 불러 죽을 수 있다. 배불러 죽겠다는 말이 허망 나온 말이 아니다. 우리 조선족 작가 박선석이 쓴 장편소설 “재해”를 좀 보라. 그 속에 어떤 인물이 그 어려웠던 세월 어쩌다 먹자판이 터져 너무 많이 먹어 정말 창자가 터지고 배가 아파 죽는 해프닝이 벌어지지 않았던가. 공것이 사람 죽인다는 말도 틀린 것 같지 않다. 뷔폐, 촌놈이 어쩌다 온통 먹을천지 뷔폐에 갔다. 돈은 좀 내기는 냈으나 거저 공거로 먹는 것 같다.

  그래 열심히 먹는다. 정말 먹거리산 정복하기다. 그래 눈이 뒤번져지도록 먹고나니깐 문제다. 배가 아프다. 배가 터지도록 아프다. 소화불량. 그래 다시 열심히 소화제먹기. 그래도 배는 잘 꺼지지 않는다. 그래 온 밤을 끙끙 거리며 엎치락뒤치락하기. 정말 요새는 좀 살만하기 되어 너무 많이 먹어 문제다. 새로운身因性병이 우리를 노리고 있다. 똥배가 나오고 체형이 기울어지는 것은 약과. 비만으로 인한 심장병, 고혈압, 고혈지... 말 그대로 비만은 만병의 근원.過猶不及이란 말이 이때도 통하는 줄로 안다. 그래 다이어트란 말이 나오고 비만과의 전쟁이 시작된 줄로 안다.

  사실 요새는身因性병보다도心因性병이 더 기승을 부리는 줄로 안다.身因性병은 신, 육체의 병이니 눈에 유표하게 잘 보인다. 그래서 어쩌면 치료하기도 좋다. 그런데心因性병은 심, 마음의 병이니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 현대인간들이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한 스트레스. 현대라는 개방된 사회, 그리고 물욕이 넘치는 사회,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의 욕망은 팽창되어 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우리의 욕망을 자극한다. 산수를 낀 전원 가든식 아름다운 별장, 그리고 길거리를 질주하는 벤츠, 오디, 보마... 그리고 밤에 도처에 번쩍이는 네온사인... 우리의 잠재된 원초적 욕망까지도 자극한다. 여기에人不爲己,天誅地滅가 작동하면서 우리는 뛸 데 없는房奴,車奴가 되고 네온사인을 좇아 다니기에 바쁘다.

  그런데 이런 욕망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쌓이는 것이 스트레스. 우리 현대인간들이 얼굴에 덕지덕지 묻어나는 것이 모든 것이 귀찮고 거저 그렇고 그렇다는 식의 인상쓰기. 여기에 먹고 살만 한데도官大一級壓死人에 학벌을 비기고 니가 돈 많냐, 내가 돈 많냐를 비기고 니 집이 크냐, 내 집이 크냐를 비기고 니 차가 좋냐, 내 차가 좋냐를 비기고 또 무슨 무슨을 비기는 온통攀比로 가득 찬 현대라는 세상에서 우리는 영원히 상대적 빈곤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이 산에서 저 산보면 저 산이 높고... 우리는 영원히 헐떡이며 살수밖에. 가련한 현대의 우리의 자화상.

  그래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心因性병에 노출되어 있다. 노이르제, 신경쇠약, 정신병... 현대가 앓고 있는 마음의 병들. 그래서 현대 심리학에서 정신분석학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병원에도 무슨 심리자문실이요, 뇌신경과요하는 새로운 치료분야가 생겨났다. 실로心因性, 마음이 문제다. 자연적으로 불교의一切唯心造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현대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급선무. 그래서 우리는 도교의適可而止,知足者常樂의 경지도 떠올려본다.

  사실 인간의 몸과 마음,身因性과心因性은 따로따로 놀아나는 것이 아니고息息相通. 서로 긴밀하게 통한다는 말이 되겠다. 그것은 어쩌면唯物과唯心의 논리와도 통한다. 몸이 아픈身因性때문에 마음이 아파나고 마음이 아픈心因性때문에 몸이 아파나지 않던가. 이것이 우리 인간의 얽히고 설힌 몸과 마음,身因性과心因性의 유기적 섭리. 그럴진대 우리는 몸과 마음,身因性과心因性을 같이 다스려야 한다.身因性의唯物과心因性의唯心그 어느 한 쪽에 치우쳐 극단으로 달려서는 안 된다.唯物에만 치우치면 기계적이 되고唯心에만 치우치면 고무풍선이 되고 마는 법.

  요새 우리는 조화로운 사회건설에 주력하고 있다. 조화로운 사회는 뭐니뭐니 해도 일단은 내 일신의 몸과 마음,身因性과心因性의 조화를 가져와야 하느니. 내 몸이 편안할 때 다른 사람도 생각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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