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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이 시대를 사는 인간은 참으로 행운이자 행복이라고 생각된다.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의학의 눈부신 발전의 혜택으로 그제날 사람들이 누려보지 못한 건강과 장수를 향수할수 있게 되였다. 특히 로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로령인구는 늘어나고 늙은이들은 상상할수 없을 정도로 더 긴 삶을 살수 있게 된것이다.
20대에 뜻을 세우고 30대에 일떠서면서 자신의 야망을 실천해가는 젊은 시절, 왕성한 의욕으로 일을 하면서 리상을 현실화해가고있는 장년시절은 예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것이 없다. 하지만 그에 반해 늘그막의 삶은 배로 늘어났다. 현대인간의 늘어난 삶의 대부분은 늘그막삶이라는것이 전문가들의 지론이다.
이처럼 늘어난 삶을 한결 윤택나게 하고 참뜻을 부여하면서 질적으로 풍요로운 늘그막삶을 영위하자면 물론 여러가지 여건이 충족하게 마련되여야 한다. 그래야만이 자식과 배우자를 포함한 타인에게 페를 끼치지 않고 아름다운 삶을 살다가 아름답게 생을 마감할수 있는것이다. 이런 여건중 물론 가장 중요한것이 바로 건강과 체력 그리고 남에게 의지하지 않을 정도의 경제력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기 조건에 못지 않은 가장 중요한것이 바로 정신적건강이다. 필자가 여기에서 강조하고싶은것이 바로 이 정신적풍요문제이다.
늙은이는 늙은이다와야 한다. 그러자면 늙으막의 마음가짐이 특히 중요하다. 늙은이로서의 정신적수양이 뒤받침되지 않는다면 세속적인 욕망에 찌든 삶을 살게 될것인바 그러면 타인들로부터 존경은커녕 손가락질을 받지 않으면 대덕인줄로 알아야 할것이다.
조선조중기 평생 학문연구에 집념한 대학자 여헌 장현광(1554년—1637년)선생은 “늙으막에 해야 할 일”이란 글에서 “언어를 그치고 경영을 끓고 마음을 크게 비우고 사시에 맡겨야 한다”고 하였다. 이 뜻을 풀이하면 늘그막에는 다른 사람의 일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말고 잡스러운 일을 줄여 심신을 피곤하게 하지 말고 마음을 비워 잡념을 끊고 자신의 삶을 천지자연의 리치에 맡기라는것이다.
같은 시대의 다른 대학자 동계 정은(1569년—1641년)선생도 “백발”이란 시에서 “늘그막은 의당 오게 마련인거로 젊은 시절 호시절이 얼마나 되랴. 백발 본디 나 따르는 물건이거늘 굳이 뽑아 버릴 필요 뭐가 있으랴”라고 읊조렸다.
봄이면 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여름이면 무성하게 자라고 가을이면 풍성한 열매로 결실을 맺으며 겨울이면 사라져가면서 다른 새봄을 잉태하는것은 대자연의 섭리이다. 인간의 삶의 전과정도 태여나고 성장하고 대를 잇고 늙어가고 사라져가는것이라고 할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인생의 전반생이 끝났다고 인생이 완전히 끝나는것이 결코 아니다.
제정신에 사는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인생을 2모작하라고 인생의 후반부에 역시 그나름대로의 할 일이 있고 그것을 성사하고나면 그에 따르는 즐거움이 온다. 그러니 절대 “성 쌓고 남은 돌”이 아니다.
“성 쌓고 남은 돌”, 공직에서 물러나고 정년퇴직만 하면 흔히 이렇게 말한다. 또한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설사 성 쌓고 남겨진 막돌이라도 역시 그 막돌로서의 존재가치가 있는것이 아니겠는가. 문제는 그 “돌”의 하기에 따른다.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유용한 “돌”이 된다면 다시 “옥돌”이 될수도 있지만 그냥 자포자기하고 부담거리가 된다면 그때는 걸림돌이 되는것이다.
실상 우리 주변에는 “성 쌓고 남은 돌”이 되였지만 “인생 2모작”을 잘하여 자기가치를 열심히 살려가면서 만년에 우리 문화지킴이, 새세대양성 보도원, 훌륭한 사회봉사자로 나서 유익한 일을 한분들이 적지 않다.
아침노을이 찬란하여 아름답지만 불타는 석양노을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나이가 들면 지난날의 이런 불평, 저런 불만, 요런 후회 등 좋지 않던것을 자꾸 생각하게 되는것도 지어 평생 다시 보지 않겠다고 작심할 정도로 미웠던 사람이 있는것도 십분 자명하다. 그러나 이런 묵은것에 집념하는것은 다 부질없다. 오직 자기에게만 해로울뿐이다. 그리니 마음을 비우고서 긍정해주고 리해해주고 용서해주는 그런 바다같은 심태를 갖춘다면 기필코 황혼의 아름다움을 만끽할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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