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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곁을 지키자, 그게 효도다
2016년 10월 19일 08시 47분  조회:896  추천:0  작성자: 정음문화칼럼
부모님곁을 지키자, 그게 효도다

최유학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에 조선족의 도시인구 비률은 34.59%에서 65%로 상승하였고 도시화률은 50.2%에서 80%로 상승하였다고 한다. 혹자는 발달국수준이라고 할수 있는 높은 도시화률만을 보고 우리 민족이 경제적인 부를 이룩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였다고 기뻐할수도 있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조건 락관할 일만은 아니다. 시장화, 글로벌화와 이민화에 떠밀려 이룩한 이러한 압축식 도시화는 우리 민족 구성원들에게 인구의 산거(散居)화, 농촌 공동(空洞)화 등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안겨주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는것은 로인들의 복지문제이다. 다시말하면 현재 인구고령화와 인구이동으로 인해 많은 60세 이상의 1-2세대 조선족의 부모님들이 외롭고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텅빈 농촌에 남아있거나 동북의 도시들에 거주하거나 아니면 동북의 거주지를 떠나 중국내 도시 또는 한국으로 이주해 살거나를 막론하고 그중 상당수 로인들이 가족과 떨어져 외롭게 생활하고있는것으로 나타났다.
 
그럼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바로 너와 나, 우리들의 고생많으신 부모님들이다. 현재 60세 이상인 로인들의 경우 시대적인 원인으로 일반적으로 자식이 여러명이다. 개혁개방을 맞아 자식교육에도 돈이 만만치 않게 들기때문에 그 자식들 뒤바라지를 위해 개혁개방초기 너도나도 김치장사를 떠난 부모님들이며 언 겨울에도 자식손에 쥐여줄 꽈배기나 과자 등을 살 욕심으로 끼니를 거르거나 언 찐빵을 씹으며 타향의 겨울 시가지의 골목길에서 떨고 섰었던 부모님들이다. 농사로만은 자식들의 공부를 뒤바라지 할 수 없고 자식을 장가 또는 시집 보내기 어렵기때문에 농사일이 없는 시간을 리용해 너도나도 김치장사를 떠나는것이 한동안은 어느 조선족마을에서나 흔히 볼수 있는 풍경이였다. 필자도 기억이 난다. 고추가루를 가득 묻혀 김치를 버무리는 발갛게 언 어머니의 손이 눈앞에 선하며 크고 작은 소래기들을 싼 보자기를 머리에 이고 손에다 들고 김치장사를 떠나는 어머니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울컥 했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럴 때면 아무리 불효인 자식이라도 앞으로 커서 꼭 부모님께 효도해야지 라고 누구나 한번쯤은 굳은 결심을 했을것이다.
 
그러나 김치장사도 한동안이였고 곧 한국길이 트이여서는 몸에 병이 들거나 늙어 일을 하지 못하는 분들을 빼고는 거의다 한국에 가서 건축현장에서,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갖은 고생을 겪었다. 60세 이상의 부모님들의 경우, 지금도 한국에서 건축현장 또는 식당에서 일하고있는 경우가 많다. 지어 나이가 70세 가까이 되여서도 한국에서 일하는 조선족 부모님들도 심심찮게 볼수 있다. 그들중에 몸에 병이 있어 일을 못하는 부모들의 경우에는 손자, 손녀를 보느라고 정신없이 바삐 보내기도 한다. 손자손녀 보는 재미에 외로움을 별로 못 느끼다가 손자손녀까지 다 키워서 내보내고나니 외로움이 찾아들게 되며 자식들도 치렬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나가느라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살게 된다. 지금은 멀리 떨어진 그 자식들에게 아글타글 모은 돈으로 된장, 고추장, 고향의 무말랭이, 시래기, 산나물을 해서 보내는것이 늙으신 부모님들이 외로움을 달래는 일상이며 그들이 느끼는 유일한 락이 되였다.
 
정말로 헌신적으로 자식을 위해 모든것을 다 바친 존경스러운 우리 민족 부모님들이시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살아온 그들에게 일을 못하게 될 때가 서서히 다가온다. 더는 일할 기력이 없을 때가 되면 당연히 집에서 로년생활을 즐겨야 하겠지만 번 돈은 자식들 집사는데 다 보태버렸고 로후를 대비한 경제력이 부족한데다가 얼마 안 가서 혼자 밥 지어먹고 옷 씻어 입는 등 가사일에도 몸이 따라주지 않게 된다. 정말 큰일이다. 이쯤 되면 자식들이 옆에서 효도를 할법 한데 고개를 들어 몇번이나 보고 또 보아도 곁에는 시중들어줄 자식 한명 없다. 시중이 아니라 어떤 부모들에게는 옆에서 따뜻한 말이라도 한마디 해줄 자식이 없다.
 
우로는 부모님을 정성껏 모시고, 아래로는 한명도 아닌 여러명의 자식들을 키우면서 한평생 뼈빠지게 일했건만 늙어서 돌아온건 자식들의 효도가 아닌 병든 몸과 외로운 로년생활뿐이다. 자식들은 저마다 이미 결혼을 하여서 자기 새끼를 기른다고 정신이 팔려 늙은 부모는 돌봐드릴 사이도 없는것 같다. 
 
동북의 농촌에 남아있는 로인들의 경우 공동화된 농촌사회에서 홀로 버려진 외로움과 쓰라림은 더 말할 나위도 없겠지만 국내나 한국의 도시에 살고있는 부모님들의 경우도 별로 더 나은것이 없다. 어떤 부모들은 하는수 없이 자원적으로 또는 자식들의 강박에 의하여 양로원에 가서 로년생활을 쓸쓸히 보내고있다. 여러가지로 조건이 좋은 양로원들이 많이 운영되고있다고는 하나 양로원으로 떠나는 부모님들의 발길은 좀체로 떨어지지 않고있으며 그 심경은 쓸쓸하고 외롭기 짝이 없다. 그들로서는 자신이 늙어 양로원에 가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였고 자신을 양로원에 보낸 자식들이 그렇게 서운할수가 없고 자신의 신세가 그렇게 한스러울수가 없다.
 
옛날에는 농촌거주지에서 소대, 대대 단위로 나름대로의 로인협회 등이 있고 친척과 친구, 이웃들이 많아 외로움을 그렇게 느끼지 못했는데 자식 따라 타향의 도시에 나왔다가 여러가지 원인으로 또 자식들과 떨어져 따로 생활하게 된 로인들에게 갑작스럽게 찾아든 외로움이 산처럼 그들을 누르고있다. 안그래도 이웃사이에 벽을 쌓고 사는 도시생활이라 잔뜩 적응하기에 힘들었던 부모님들은 이제는 언어적인 장벽 또는 문화적인 장벽으로 인해 도시에서 친구 한명 없이 외로운 인생을 보내야 한다.
 
이런 외로움이 경제적으로 찾아오는 궁핌함과 함께 찾아올 때는 더욱더 치명적이다. 혹 자식들이 경제적으로 부모님께 효도를 제대로 하는 경우에는 자식들이 옆에 없어도 그럭저럭 견딜만 했는데 경제적으로 자식들이 돕지도 못할 경우 부모님의 생활은 그야말로 벼랑끝이라고 할수 있다. 
 
농촌공동체사회시대와 개혁개방시대를 모두 살아오신 우리들의 부모님은 실로 자식들을 위해 한평생을 다바쳤다고 할수 있다. 그런 부모님을 늙으막에 외롭게 그대로 둘 수 없다. 자주 집에 가서 부모님을 즐겁게 해드리라는 노래도 있지 않은가? 현재 40대, 50대가 된 세대들이 잘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외로움에 떨고있는 부모님을 그대로 보고만 있을것인가? 부모님을 곁에 모시고 효도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여러가지 어려움이 따를수 있다. 집이 작아서 부모님과 함께 있지 못할테고, 경제력이 안되여서 부모님을 모시지 못할테고, 배우자가 눈치 보여서 가정불화를 막기 위해 부모님을 모시지 못할테고, 부모님이 가정보모와 함께 살겠다고 해서 모시지 못할테고, 부모님이 양로원에 가겠다고 해서 모시지 못할테고, 부모님이 따로 사는게 더 편하다고 해서 모시지 못할테고, 또는 형제가 여럿이어서 누가 모셔야 할지를 쉽게 결정하기 어려워 모시지 못할테고, 생계를 위해 한국에서 또는 외지에서 일을 해야 하므로 부모님을 모시지 못할것이다…. 리유를 찾자면 얼마든지 찾을수 있다. 또 그 리유나 상황들이 개개의 당사자들에게는 얼마나 절박한지도 리해가 간다. 그러나 효도는 이런 리유들로 외면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런건 리유가 아니라 구실이다. 효도할 마음이 있다면 당장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홀로 된 부모님이 계신다면 더구나 시급한 문제이다. 농촌에 계시든 도시에 계시든 아니면 한국에 계시든 70, 80이 넘으신 부모님이 따로 살고 계신다면 무조건 집에 모셔와야 한다. “무조건”이란 노래를 부를 때 가사중의 “당신”을 “부모”라고 한번쯤은 바꾸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시대탓을 한다고 하더라도 70, 80이 다된 부모님을 따로 생활하게 그대로 둔다는것은 이미 상식을 벗어난 얘기이며 불효다. 오늘이라도 당장 그대 형제자매들과 머리를 맞대고 부모님께 어떻게 효도해야 하는지를 의논해야 한다. 그래서 힘들고 어렵더라도 부모님을 모시며 함께 살아야 마땅하다.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 나무는 고요하게 있고싶어 하나 바람은 그치지 않아 움직이게 하고),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 자식이 어버이를 봉양하고자 하나 어버이는 이미 돌아가 이 세상에 없다)”라는 말이 있다. 후회없는 인생을 위하여 부모님곁을 지키자. 그게 효도이다.

인민넷 2016-10-17 위챗

[최유학 략력]
성명: 최유학(崔有学) 
소속: 중앙민족대학교 한국어학과
전공: 한국현대문학
경력: 
중앙민족대학교 한국어학과(2007-현재)
중앙민족번역국 조선문번역실(1996-2006)
주요 론저:
저서 《박태원의 문학과 번역》과 역서 《내 여자의 열매(我的植物妻子
)》 등 출간, 국내외학술지에 론문 다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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