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동작인식 카메라 '키넥트'는 사람의 몸짓을 게임 조작에 이용하는 카메라다. 얼굴을 인식해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푸는 기능은 카메라가 사람 얼굴을 보고 누구인지 알아내는 기술이다. 두 기술이 섞이면 어떨까. 인텔이 사람의 감정을 읽는 3D 카메라를 개발 중이다. 얼굴을 보고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맞히는 카메라다. 인텔이 주도하고 있는 지각(Perceptual)컴퓨팅 전략 중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닐 난드리 인텔 지각컴퓨팅 제품 및 솔루션 부문 이사는 인텔이 개발 중인 3D 카메라를 가리켜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틈을 잇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3D 카메라 기술에 '깊이 판단(Depth Sensing)' 카메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인텔 3D 깊이 판단 카메라는 두 가지 분야에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인텔 3D 카메라는 사물을 보고 윤곽이나 모양을 알아낼 수 있다. 대상과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색깔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기능도 포함됐다. 마치 카메라가 3차원 공간에 있는 사물을 3D 영상으로 스캔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두 번째는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는지 판단하는 기능이다.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기분이 어떤지 등을 사람의 얼굴을 보고 읽는다.
예를 들어 인텔 3D 카메라는 글을 읽는 아이의 눈을 보고 아이가 어떤 단어를 읽지 못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카메라 문장을 읽는 아이의 눈을 따라가다 모르는 단어를 만난 아이가 짓는 미묘한 표정을 읽는다는 얘기다. 게임분야 뿐만 아니라 학교나 가정에서도 인텔의 3D 카메라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닐 난드리 이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키넥트가 훌륭한 초기 버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인텔은 좀 더 개인적인 상호작용에 집중해 사람의 감정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더 세련된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 3D 카메라의 목표는 PC 환경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를 대체하는 것이다. 허공에 팔을 저어 도면을 펼치거나 여러 화면을 공중에서 조작하는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사람의 손가락 대신 말과 동작,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하라. 영화가 상상으로 그린 세계를 기술이 현실로 만드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기술이 언제 어느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키넥트를 비롯한 3D 카메라는 이제 막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얼굴인식 기능도 사람의 동작을 조작에 반영하는 것이 고작이다. 인텔이 주도하고 있는 지각컴퓨팅 기술은 아직 제대로 활용하는 분야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낼 수 있는 카메라라니. 소름 끼치는 얘기처럼 들리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는 얘기다. 그래서 인텔의 3D 감정인식 카메라는 지금이 아닌 내일을 보는 기술이다.
만약 인텔의 카메라 기술이 자동차에 탑재되면 어떨까. 졸음과 힘겹게 싸우는 운전자에 경고를 보내줄 수 있다. 3D 프린터와도 찰떡궁합이다. 3D 카메라가 사물의 윤곽과 색상을 읽어 3D 프린터로 보내면, 똑같은 물건을 제작할 수 있다. 게임이나 데스크톱, 노트북을 조작하는 데 쓰이는 것은 기본이다.
깊이 판단 3D 카메라의 초기 버전은 로지텍 등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와 함께 개발한 웹캠 형태로 보급될 예정이다. 인텔은 오는 2014년이 돼야 울트라북에 3D 카메라를 내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존 130만화소짜리 평범한 노트북 카메라를 대신해 노트북에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추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나 스마트TV에도 들어갈 수 있다. 인텔은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컨퍼런스를 열어 깊이 판단 3D 카메라 기술을 본격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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