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군체 성장패턴 예측하는 뉴턴역학 방정식은?
조글로미디어(ZOGLO) 2013년10월27일 15시34분    조회:4253

영국·독일·미국 물리학자들 ‘박테리아군체 2차원 증식모형 개발’

세포들 서로 밀치는 역학적 힘이 성장 속도·구조에 중요한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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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생물학의 많은 부분은 분자들의 생화학 반응을 밝히는 연구에서 나오지만, 더러 물리학자들도 물리법칙을 이용해 생명 현상에 대한 연구를 하기도 한다. 그런 생물물리학의 한 예로, 최근 물리학자들이 미생물들이 덩어리로 모인 군체(콜로니)가 성장하는 속도와 모양을 예측하는 2차원 모형을 개발해 발표했다.

 

영국 에딘버러대학 물리천문학부의 페럴(F.D.C. Farrell) 교수를 비롯해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물리학자들이 참여한 연구팀은 물리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최근호에 낸 논문에서 “2차원의 뉴턴 역학을 사용해 박테리아 성장의 시뮬레이션을 개발했다”고 밝혔다(논문은 공개 학술데이터베이스 axiv.org에서도 볼 수 있다).

 

연구팀은 1930년대에 생물학자 피셔와 수학자 콜모고로프가 개발해 그동안 주로 사용돼 왔던 이론 모형에서는 2차원 표면에 나타나는 미생물 증식과 팽창의 패턴이 정확히 재현되지 않는다면서, 미생물 세포들이 성장하며 서로 밀쳐내는 역학적인 힘을 미생물 군체의 성장 패턴을 결정하는 새로운 변수로 주요하게 다뤘다. 연구팀은 모형과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역학적 상호작용이 박테리아 군체의 성장 속도와 그 맨앞쪽의 모양을 조절하는 요인이 된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여기에서 다룬 '미생물의 2차원 증식'이란 수도관이나 도마, 치아 위처럼 딱딱한 표면 위에서 얇은 층을 이루며 증식하는 형태를 말한다.

 

다음은 논문 저자들이 이번 연구의 배경과 의미를 요약한 논문 서두이다.

 

"외부 환경에서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얻는 자기 일을 행하는 능동적 물질(active matter)은 근래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정 사례로는, 조직과 같은 세포 집단, 유영하는 박테리아의 부유물, 그리고 미생물 군체가 있다. 미생물 군체에서 활동성(activity)은 세포의 성장, 사멸, 이동으로 일어난다. 이런 세 가지 요인이 어울려, 흥미롭고 보편적인 패턴을 다양하게 만들어내는 것으로 입증돼 왔다. 예를 들어, 배양접시에서 성장하는 고초균(B. subtilis)이나 대장균(E. coli) 같은 박테리아들은 원형부터 에덴형을 거쳐 확산제한 군집체 같은 패턴에 이르는 패턴을 형성한다. 이런 패턴들은 전통적으로 이동(박테리아 확산), 박테리아 성장, 영양분 확산(diffusion)을 조합하는 피셔-콜모고로프 확산 방정식(diffusive Fisher-Kolmogorov equations)의 체계를 사용해 모형화해왔다. 그렇지만 이런 접근법은 미시 수준에서 2차원 표면 위에 일어나는 성장을 정확히 보여주지 못한다. 이런 경우에 팽창은 이동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세포들이 성장하면서 서로 밀쳐내는 힘에 의해 일어난다.

 이 논문에서 우리는 고체 배양기판(substrates) 위에서 밀도 높은 군체가 성장할 때 역학적 상호작용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한다. 마이크로유체 장치를 이용한 최근 연구에 자극받아, 우리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으며 영양분을 소비해 성장하고 분열하는 단세포 생물 군체의 유사-2차원 성장을 연구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해석학적 계산을 바탕으로, 우리는 박테리아 단세포 간의 역학적 상호작용이 준-원형 군체와 가지치기형 군체 사이에 비평형 변이가 나타나는 것을 양분소비율과 성장율 간의 함수로 설명해준다고 주장한다. 역학적 상호작용의 세기는 군체가 공간적으로 팽창하는 속도를 결정한다. 영양분의 확산은 2차적 역할을 행한다. 우리는 또한 피셔 방정식에 기초한 모델이 예측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군체 맨앞쪽의 끝 부분은 매우 모나고(sharp), 박테리아 밀도는 맨앞쪽에서 불연속임을 보여준다."(논문 도입부)

 

연구자들은 컴퓨터 모형에서 ‘성장하면서 길어지다가 특정 크기가 되면 둘로 쪼개지는 탄성 있는 막대’로 박테리아 미생물을 구현했다. 박테리아 군체가 성장하며 밀도가 높아지면 개체들은 서로 밀쳐내는 힘을 작용하며, 이런 힘이 쌓이다가 표면 마찰력을 넘어설 때 군체가 바깥쪽으로 팽창한다는 것이다. 주변 영양분 환경, 박테리아의 성장 속도 등도 새로운 시뮬레이션을 이루는 중요한 매개변수로 들어갔다. 이런 모형에서 성장하는 박테리아 군체의 구조는 영양분, 성장속도 등에 따라 달라지며 원형이 되기도 가치치기 모양이 되기도 하는데, 이런 결과는 실제 실험실에서 흔히 관찰되는 현상과 일치한다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다음은 물리학 전문매체 <피직스월드(Physics world)>가 정리한 이번 연구의 주요 결과이다.

 

"연구자들은 이런 역학적인 힘이 군체를 바깥쪽으로 밀쳐내며 그럼으로써 표면 마찰력을 넘어설 수 있음을 알아냈다. 밀어내는 힘의 세기가 증가하면 결국에 군체는 더 빠르게 성장한다. 연구자들은 또한 군체가 팽창하면서 형성하는 모양은 이용할 수 있는 영양분의 양에 대한 세포 성장률의 비에 비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영양 수준이 떨어지면 군체는 더 많은 먹을거리를 찾으려고 가지치기 모양을 형성한다. 반면에 먹을거리가 풍부하다면 군체는 원형을 이룬다. 실험실에서 관찰되는 바도 이와 마찬가지다."(피직스월드)

 

박테리아의 성장 패턴을 이론모형으로 만들어 예측하려는 이런 연구는 대체 왜 하는 걸까? 연구자들은 미생물의 증식 구조를 이해하는 데 이런 모형이 도움을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세포 수준에서 일어나는 역학적 압력이 암세포 증식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듯이, 이런 모형은 암세포 같은 세포 군집의 팽창 현상을 물리학 측면에서 새롭게 이해하게 해, 질병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기대했다. 

 

다음은 논문 말미에 저자들이 정리한 이번 연구의 의미 중 일부이다.

 

"덧붙여 우리 결과는 동물과 암 조직 같은 제한된 조건에 있는 세포들의 성장과 관련되는 다른 상황에서도 연관성을 지닐 수 있다. 이런 조건들은 세포 집단이 성장할 때 세포들이 확산하며 서로 밀쳐내고, 종종 세포들의 성장이 영양분 확산에 의해 제한을 받는 경우와 비슷하게 관련된다. 역학적 상호작용은 그런 시스템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나 역학적 압력은 세포의 성장과 자살에 강하게 영향을 끼켜 성장 제한이라는 또 다른 형태에 이른다는 가설도 제시되어 왔다. 시뮬레이션과 실험에서는 이런 조건에 의해 지속 상태의 성장속도가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개발한 틀에서 이런 효과를 모델화하고 영양분의 성장 제한과 주고 받는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한겨례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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