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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족보 논란
몸길이 12m, 백악기 살았지만 쥐라기 때 2m짜리가 조상?
2. 친자 논란
발굴된 지층서 나온 공룡은 "친자식이다" "아니다" 맞서
3. 외모 논란
"다른 공룡처럼 털 있을 것" 피부화석 못 찾아 확정 안돼
4. 팔의 용도 논란
크기 작아 초기엔 퇴화說 유력… 최근엔 '제한적 사용說' 힘 얻어
공룡 가운데 최고 스타는 단연 육식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yrannosaurus rex)이다. 백악기(1억4500만~6600만년 전) 후기에 살았던 공룡이지만 쥐라기(2억100만~1억4500만년 전)가 무대인 영화 '쥬라기공원'의 주인공 자리를 꿰찰 정도다. 화석도 풍부해 세계 유명 박물관 곳곳에서 이 공룡의 거대한 뼈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는 비밀이 많다. 생전 모습이 어땠는지,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어느 과학자가 이 공룡계 스타에 대한 특종을 터뜨릴까.
①
쥐라기 2m 공룡이 조상?
첫째 논쟁은 족보(族譜)에 관한 것이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는 6600만년 전 백악기 후기에 살았다. 최근 과학자들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은 쥐라기 때 이미 출현했다"며 "이들과 백악기의 티라노사우루스과(科) 공룡을 합쳐 티라노사우루스 상과(上科)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으로 꼽히는 대표적 공룡은 스토케소사우루스(Stokesosaurus)다. 1억5000만년 전 쥐라기 후기에 살았던 이 공룡은 몸길이가 2~3m다. 12m인 티라노사우루스 옆에 서면 애완견으로 보일 정도다. 하지만 머리가 크고 팔이 가늘다는 사실 등 공통점이 많다. 최근에는 이 공룡과 티라노사우루스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쥐라기 후기~백악기 전기의 공룡들이 중국에서 발굴되기도 했다. 2009년에 논문이 나온 시옹구안롱(Xiongguanlong·몸길이 4m)과 작년에 발표된 유티라누스(Yutyrannus·몸길이 9m) 등이다.
미국 유타대 연구진도 지난 6일 발표한 논문에서 티라노사우루스보다 1000만년 앞서 북미 대륙에 살았던 몸길이 9m의 리트로낙스(Lythronax)가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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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아이? 딴 집 어른?
친자(親子) 논란도 있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발굴된 지층에서 나온 몸길이 6m의 나노티라누스(Nanotyrannus)가 그 주인공이다. 한쪽에서는 이 공룡이 티라노사우루스의 어린 개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전혀 다른 소형 육식 공룡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미국 블랙힐 지질연구소의 피터 라슨(Larson) 소장은 최근 "어린 티라노사우루스라면 이빨이 한창 자랄 때라 모양이 들쭉날쭉해야 하는데, 이 화석의 이빨은 매우 정교하고 촘촘하다"며 다른 공룡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나노티라누스는 최근 과학계의 파업 논란도 불렀다. 오는 19일 미국 뉴욕에서는 나노티라누스 화석 경매가 있을 예정이다. 예상 경매가는 900만달러. 화석이 개인 소장자 손에 들어가면 연구 기회가 사라질 수 있다. 과학자들은 "공공 박물관에 소장되지 않는다면 아예 이 공룡 연구를 중단하겠다"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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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사우루스는 털북숭이?
미국 메릴랜드대의 토머스 홀츠(Holtz) 교수는 "1993년 영화 쥬라기공원이 개봉된 이후 공룡 연구계에서 일어난 가장 큰 공룡의 이미지 변화는 단연 '털'"이라고 말했다. 공룡도 털이 있다는 것이다. 티라노사우루스도 예외가 아니다.
2004년 중국에서 연구 결과가 나온 디롱(Dilong)의 화석을 보면 꼬리 주변에 솜털 같은 섬유 조직이 있다. 지난해에는 유티라누스도 털로 덮여 있었다는 논문이 나왔다. 두 공룡 모두 티라노사우루스의 조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티라누스를 연구한 베이징 척추고생물연구소의 수 싱(Xing) 박사는 "털은 짝짓기 때 상대에게 맵시를 과시하는 용도로 쓰이다가 나중에 보온용으로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물론 아직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피부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확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카르타고대의 토머스 카(Carr) 교수는 티라노사우루스과의 공룡 화석에서 비늘 자국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논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④
팔은 장식용?
생김새를 둘러싼 논란은 팔을 두고도 진행 중이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엄청난 덩치에 비해 팔이 볼품없이 연약하다. 초기엔 팔이 퇴화했다는 설명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실제로 팔을 썼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대의 세라 버치(Burch) 교수는 "팔이 퇴화했다면 근육 흔적이 없어야 하지만 최근 화석 연구에서는 분명히 근육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물론 팔의 용도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메릴랜드대 홀츠 교수는 "팔뼈에선 부러진 흔적이 많이 발견된다"며 "근육 강도로 따져 봐도 짝짓기 때 과시용 정도로만 쓴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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