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GE의 엔지니어였던 제이슨 디산토(39)는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다 목이 부러져 사지가 마비됐다. 하지만 그는 비장애인처럼 자유롭게 이동하고 컴퓨터 게임까지 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인이 주도해 개발한 '혀 구동 시스템' 덕분이다. 미국 조지아공대 전자컴퓨터공학부 메이삼 고반루 교수와 김정희 연구원, 박한규 연구원은 혀에 쌀알만 한 '볼'을 장착해 휠체어는 물론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미국 조지아공대가 개발한 `혀 구동 시스템`의 모습. 혀의 작은 구슬을 움직이면 휠체어를 움직일 수 있다. <사진 제공=조지아공대>
사지 마비 환자들은 들숨과 날숨으로 움직이는 전동 휠체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정교한 이동과 방향 조절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혀에 끼는 액세서리처럼 티타늄 구슬을 만들었다. 의료용 접착제로 구슬을 혀에 붙이고 움직이면 헤드셋에 있는 마그네틱 센서가 움직임을 인식한다. 곧 센서는 '아이폰'에 신호를 전달해 휠체어나 컴퓨터 커서를 작동시킨다. 혀를 윗니 오른쪽으로 가져가면 '위로(Up)', 윗니 왼쪽으로 움직이면 '아래로(Down)'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다.
김정희 연구원은 "혀는 중증 전신마비 장애인도 손상되지 않는 근육이라 이를 활용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디산토를 포함한 사지 마비 환자 11명 등 총 23명의 실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30분만 연습한 참가자들이 휠체어는 물론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활용했으며 전화를 걸고 컴퓨터 게임도 즐길 수 있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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