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공우주국(NASA· 나사)이 국제우주정거장(ISS) 사고발생시 타고 대피할 우주구명보트(life boat)를 설계하고 있다. ISS가 사고를 당하면 이 차세대 우주선은 ISS승무원들을 지구 저궤도로 옮겨주게 된다. 바다에서 크루즈선이 조난당했을 때 사용되는 구명보트같은 역할이다.
나사는 1일(현지시간) 비상사태 발생시 우주비행사들을 우주에서 최장 7개월까지 생활할 수 있게 해 줄 이같은 차세대 우주구명보트를 준비중이라고 발표했다. 나사는 보잉,시에라네바다 코퍼레이션, 스페이스X를 협력사로 선정해 우주구명보트 개발을 진행중이다.
현재 ISS승무원들의 우주구명보트 역할을 해주는 것은 ISS에 도킹해 항상 대기중인 2대의 소유즈우주선이다. 소유주 1대에는 3명이 탈 수 있다. 따라서 비상시에는 2대의 소유즈 우주선에 모두 6명의 비행사가 대피할 수 있지만 단순히 지구와 ISS를 오가는 역할만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우주구명보트가 만들어지면 ISS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4~7명의 승무원을 장시간 대피시킬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우주구명보트 서비스의 유일한 사례로는 지난 1973년부터 1974년 사이에 아폴로우주선 사령선이 스카이랩에 도킹해 3개월간 머물렀던 경우가 꼽힌다.
▲ 미항공우주국(NASA)가 국제우주정거장(ISS) 사고 발생시 4~7명의 승무원이 최장 7개월(210일)까지 대피해 있을 수 있는 우주구명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나사>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저스틴 커 상업승무원프로그램(CPP)담당 매니저는 “우주선이 우주구명보트 역할을 하려면 ISS사고 발생시 비행사용 대피호 기능을 확보해야 하며, 신속한 시스템작동으로 ISS에서 즉각 분리돼 지구로 귀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이 우주구명보트는 탑승 210일 째에도 대피 탑승 첫째 날과 같은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주구명보트 설계를 어렵게 하는 두가지 요인을 해결해야 한다. 전력공급방법, 그리고 우주선 외부에서 오는 초소형 운석 충격으로부터 우주선을 보호하는 내충격 설계 과제가 그것이다.
▲ 지구 궤도 위를 도는 국제 우주정거장. 비상사태시 최장 210일까지 대피할 우주구명보트를 만든다. <사진= 나사>
ISS 솔라패널로부터 나오는 태양광에너지 전력은 우주정거장 시스템 운영 및 과학실험용이다. 승무원용 우주구명보트에 배분될 전력은 전기냉장고에 사용될 정도의 에너지다.
커는 “우주구명보트용으로 거의 미미한 수준의 전력만 배분된다. 따라서 우리는 협력사들에게 저전력모드를 개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구명보트 설계자들은 이 우주구명보트가 ISS에 붙어 있을 때에는 전원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전원을 끊어 놓을 수는 없다. 무중력상태의 비상용 우주구명보트에 전원공급이 안되면 자동 공기순환에 따른 산소공급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비상시 우주구명보트 내부는 무산소 상태가 된다.
설계자들은 언제 날아들지 모를 미세 우주운석의 충격에 견딜 우주구명보트 보호용 외벽도 설계해야 한다. 하지만 충격보호용 금속을 많이 붙이게 되면 지구 귀환시 너무 무거워져 추진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이에따라 빈번한 충격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간헐적인 충격에는 견딜 수 있도록 하는 설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CCP는 협력업체들에게 우주선 제작 요구사항을 제시해 놓고 있다.
우주구명보트가 만들어지면 우주(ISS)에서 연구를 원하는 더많은 과학자들을 보낼 수 있게 된다. 현재 ISS에는 소유즈로 대피시킬 수 있는 6명의 승무원이 3명씩 교대로 보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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