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결핍 돼지’ 복제성공… 인간장기 이식해도 거부반응 없어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5월9일 08시14분    조회:2285
‘면역결핍 돼지’ 복제성공… 인간장기 이식해도 거부반응 없어
韓美연구진 세계 첫 개발



건국대 연구진은 면역기능이 결핍돼 인간의 장기를 이식해도 아무런 거부반응이 발생하지 않는 ‘인간화된 돼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건국대 제공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삼은 연구의 역사는 오래됐다. 고대 로마의 의학자 갈레노스는 돼지, 원숭이, 염소를 해부해 심장과 뼈, 근육 등을 연구하는 데 사용했다.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하기에는 위험이 따르고 윤리적인 문제도 있어 동물을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동물실험은 어디까지나 동물에서의 결과일 뿐 인간에게 적용하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동물은 인간과 유전자가 다르고 장기의 구조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화된(humanized) 동물’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한미 공동 연구진은 ‘인간화된 돼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 면역기능 없는 돼지, 최초 개발

김진회 건국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팀은 미국 미주리대 마이클 로버츠, 랜들 프래더 교수팀과 공동으로 인간의 장기를 이식해도 아무런 거부반응이 발생하지 않는 ‘면역결핍 돼지’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돼지는 사람과 식습관이 비슷하고 장기의 구조와 크기, 생리 특성도 유사해 이종간 장기이식 연구에 유망한 동물로 꼽혀 왔다. 다만 인간과 돼지의 면역 체계가 다르다는 문제가 남아 있었는데, 이번 연구는 마지막 문제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진은 돼지의 세포에서 병균이 침입했을 때 면역시스템을 활성화하는 유전자 RAG2를 제거하고, 핵을 없앤 돼지의 난자와 융합해 수정란을 만든 뒤 어미 돼지에 이식했다. 이 돼지가 낳은 새끼들은 면역기능이 결핍하도록 조작(형질전환)된 유전자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면역결핍 형질전환 복제돼지’라고 부른다.

새끼 돼지들은 초기 면역에 중요한 가슴샘(흉선)이 발달하지 않았고,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비장의 발달도 저해돼 B세포나 T세포와 같은 면역세포가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면역결핍 생쥐가 개발된 적이 있지만 인간과는 진화적으로 거리가 멀어 활용가치가 크지 않았다. 2년 전 일본에서 면역 관련 유전자 IL2RG를 제거해 면역결핍 돼지를 개발했지만 B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확인돼 완전한 면역 결핍에는 실패했다. 미국에서도 노스캐롤라이나대, 아이오와대 등 5개 연구팀이 경쟁적으로 면역 결핍 돼지를 만들고 있지만 번번이 돼지가 죽어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 ‘인간화된 돼지’로 임상시험 대체

면역 결핍 돼지는 인간의 질병치료 연구에 최적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돼지의 장기나 피를 인간의 것으로 바꾸면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과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사람의 탯줄로 만든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이 돼지에 이식한 결과 아무런 거부 반응 없이 모든 세포와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간의 어떠한 세포를 이식해도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이 돼지의 심장을 없애고 인간의 심장을 이식한다면 심장약 후보 물질의 효능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 전에 실시하는 전임상시험의 정확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셈이다.

또 인간의 암세포도 이 돼지에서 키울 수 있어 암세포가 어떻게 발달하고 전이되는지를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인간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면 인간의 피도 만들 수 있다.


○ 경제적 가치는 수십조 원

전문가들은 면역 결핍 돼지의 경제적 가치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신약 후보 물질의 전임상시험에서 생쥐 외에 원숭이처럼 큰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결과를 요구하고 있는데, 돼지는 원숭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생쥐 못지않기 때문이다. 면역 결핍 생쥐가 한 마리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임을 고려하면 면역 결핍 돼지 시장은 연간 수십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돼지는 암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등 다양한 난치병 치료와 장기이식에 활용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기술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동아사이언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28
  • 노아의 방주 실제모습이 실제로 둥근 ‘원형’이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대영박물관 큐레이터이자 고대 설형문자(기원전 3000년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하게 사용된 문자)전문가인 어빙 핑켈 박사가 이와 같이 주장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핑켈...
  • 2013-12-16
  •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아이리스(IRIS·Interface Region Imaging Spectrograph) 위성이 포착한 지옥같은 태양의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9일(현지시간) 나사는 지난 6월 태양 대기를 탐사하기 위해 발사한 아이리스가 촬영해 보내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역대 가장 선명한 태양 대기를 보여주는 이 사진은 ...
  • 2013-12-11
  • 기존 행성 생성 이론을 뒤집는 거대한 크기의 행성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연구팀은 태양계 밖에서 찾아낸 외계행성 HD 106906 b의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태양계에서 가장 큰 목성보다 무려 11배나 큰 초거대 행성인 HD 106906 b는 그러나 이보다 더 놀라운 비밀을 가지고 있다. ...
  • 2013-12-09
  • (서울=연합뉴스) 이영임 기자 = 우리 태양계 밖에 있는 다섯 개의 행성에서 물의 존재를 나타내는 희미한 신호가 포착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부 행성 대기에 물이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는 이전에도 나온 적이 있지만 미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와 메릴랜드주립대의 두 연구팀이 ...
  • 2013-12-04
  • [서울신문 나우뉴스] 목성의 ‘붉은 점’, 즉 대적점(大赤點, Great Red Spot)은 지구의 3배 크기에 달하는 태양계에서 가장 강력한 폭풍이다. 이 대적점은 지난 1665년 첫 관측됐는데 이미 수만 년 전부터 존재했을 것이라고 천문학자들은 추측한다. 이 거대 폭풍이 현재까지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는 원인은 천...
  • 2013-12-04
  • 신석기시대 유골(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중국에서 4000여 년 전 산 채로 제물이 된 젊은 여성들의 유골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화통신, CCTV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남부의 유적터에서 발견한 이 유골은 총 80여 구에 달하며, 대부분은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 추측된다. 현지 고...
  • 2013-12-03
  • [서울신문 나우뉴스]세계 최대 온라인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닷컴이 무인 비행 로봇을 통한 신속 배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아마존닷컴의 CEO 제프 베조스는 이날 美CBS 방송의 한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사가 무인 비행 로봇을 이용해 30분 안에 소비...
  • 2013-12-03
  • [서울신문 나우뉴스]인간이 수컷 돼지와 암컷 침팬지가 교배해 나온 잡종에서 진화했다는 충격적 주장이 미국의 저명한 유전학자에 의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일 보도했다. 보도는 세계적 유전학자인 미국 조지아대학의 유진 맥카시 박사의 가설을 담고 있다. 맥카시 박사는 동물 교배 분야...
  • 2013-12-02
  • 류지펑(劉繼峰) 중국과학원 국립천문관측소 연구원이 이끄는 글로벌팀이 세계 최초로 X 방사선의 광학대응천체 블랙홀 질량을 측정하는 데 성공하였고, 이 혁신적인 연구 성과는 사람들의 블랙홀 및 그 주변의 극단적인 물리 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게 된다. 이 연구 성과는 11월 28일에 권위 있는 국제 과학 잡지 에 발표되...
  • 2013-11-30
  • 개조형 운반로켓인 창정(嫦娥) 3호(CZ-3B)는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에 있는 90여m 높이의 발사대 내부에 완전 패킹되어 발사 전의 마지막 준비작업을 점검 중이며, 발사장 시스템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달 탐사 2단계 프로젝트인 창어 3호 임무의 각 시스템이 모든 준비를 마침으로써 창어 3호 탐측기 ...
  • 2013-11-30
‹처음  이전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