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은 거품일까?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10월11일 08시21분    조회: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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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8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공작기계전시회(IMTS) 현장. 미국 자동차 회사인 로컬 모터스(Local Motors)는 44시간 만에 전기 자동차 ‘스트라티’(Strati)를 프린트했다. 보통 자동차에는 2만 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지만 스트라티의 부품 수는 40여 개에 불과하다. 기계장치를 제외하고 보디와 섀시를 비롯해 대시보드, 콘솔, 후드 등 차체의 주요 부분을 모두 한꺼번에 인쇄했기 때문이다. 프린트된 차체의 무게는 450파운드(약 200㎏). 최고 속도는 시속 64㎞이며, 배터리 충전 시 240㎞를 달릴 수 있다. 로컬 모터스는 2015년 상반기에 스트라티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대당 판매가격은 1만 8000~3만 달러(약 1880만~3130만원)로 예상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무중력에서도 작동되는 첨단 3D프린터가 개발돼 우주정거장으로 보내졌다.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 메이드인스페이스(Made in space)가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NASA)의 지원을 받아 만들었다. 나사는 우주정거장에서 필요한 부품이나 도구 등을 직접 프린트해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맞춤자동차 제작에 무중력 제품까지 등장
3D프린팅 분야에서 ‘제조업 혁명’이라고 할 만한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음에도 거품론은 끊이지 않는다. 올해 초 주식시장에서 3D프린터 관련 주가가 폭등하면서 거품론이 제기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3D 프린팅 전문가인 토드 그림 TA그림앤드어소시에이츠 회장이 “3D프린팅 시장에 거품이 끼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토드 그림 회장의 거품론을 들여다보면 “기술에 대한 ‘과열된 관심(over-hyped)’으로 실제 가능성보다 과대평가 받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3D프린팅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중반에도 ‘집집마다 3D프린터를 1대씩 두게 되고, 앞으로 엄청난 투자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제조업 분야에서 3D프린터의 쓰임은 여전히 적다. 이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3D프린터는 장난감이고, 소리 없이 사라질 제품”이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3D프린터의 활용 분야를 ‘틈새시장’으로 한정짓는다. 실제로 3D프린터는 소품종에 고도로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고, 보안 때문에 직접 제조해야 할 필요가 높은 방위산업과 항공우주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외국 자동차 업체들 역시 ‘시제품 제조’에 한정시켜 3D프린터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분야로 확대되기 어려운 이유는 속도, 품질, 가격 때문이다. 대량생산이 필요한 공장에서 3D프린터는 너무 느리다. 사용하는 소재도 한정돼 있어서 원하는 물질의 특성 구현에 한계가 있다. 개인용 3D프린터는 수백만 원, 기업용은 1000만~수억 원을 호가할 정도로 여전히 비싸다.

세계 기업들 특허 확보에 열 올려
사실 3D프린터는 만들어진 지 30년가량 된 기술이다. 3D프린터 기술 특허가 만료되면서 누구나 관련 기술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지만 시장에서는 고개를 젓는다. 특허를 보유하고 있던 기업들이 원천특허를 잇는 개량특허를 대거 출원했기 때문이다. 개량특허는 원천특허에 기능을 추가시켜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새로운 소멸 시효가 설정되기 때문에 원천특허를 바탕으로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자칫 개량특허를 침해할 수 있다.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미국의 3D시스템스와 스트라타시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각각 417개와 167개의 3D프린터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츠먼, 디에스엠 등은 3D 프린팅 소재(Synthetic Resins) 특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허 분석에는 수 천만 원의 비용이 든다. 개인이나 중소기업에서는 어떤 것이 분쟁의 소지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3D 프린팅이 소문대로 원하는 제품을 ‘뚝딱’ 출력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3D 프린팅 과정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는 ‘모델링’은 일반인이 다루기가 쉽지 않다. 모델링을 어렵지 않게 만드는 3D스캐너가 개발되고 설계도면을 무료로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많지만 소프트웨어 지식이 없으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시장조사 기관과 연구소들의 전망대로 ‘1인 기업’과 ‘맞춤형 제품 생산’이 활발한 것은 아니지만 3D프린터에 쏠린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지난 9월 한 민간 연구소가 주최한 공개 세미나에는 초등학생부터 은퇴한 중년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질의응답 시간의 대부분은 언제, 무엇을 해야 3D프린터로 돈을 벌 수 있느냐였다.

미래학에서는 구글 이미지 파일이 50만 개면 기술이 소멸하지 않는다고 본다. 파일이 500만 개면 10년 남은 것이고, 5억 개면 이미 우리 곁에 온 것으로 판단한다. 9월 20일 ‘3D print’로 검색한 결과 8390만 개의 3D프린터 이미지 파일이 있다. 대략 6년 후면 집집마다 3D프린터를 보유하고 제품을 직접 인쇄하는 모습이 일상이 될 수도 있다.
최현숙 기자

- Shapeways(네덜란드, shapeways.com): 유럽의 전자 전문 업체 필립스가 투자한 네덜란드 벤처 회사다. 3D 프린팅 기술을 내세워 사용자들이 원하는 디자인 그대로 입체 모형을 제작해 제공한다. 디자이너나 아티스트, 일반인이 올려놓은 작품을 3D 프린팅해 구입할 수도 있다. 판매가격은 디자이너가 정하고, 세이프웨이스와 수익을 배분한다. 10만 개의 개인 숍과 디자이너들이 입점해 있다.
- Thingiverse(미국, thingiverse.com): 3D프린터 제조사 스트라타시스가 운영하며, 무료로 3D 모델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 Cubify.com(미국, cubify.com): 취미 요소가 강하며, 큐브 시리즈 3D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는 모델들을 다운로드할 수 있다.
- CGTrader(리투아니아, cgtrader.com): 전문가용 3D 모델 데이터를 판매한다. 출품자와 가격 협상을 할 수 있다.
- Yeggi(독일, yeggi.com): 3D 프린팅이 가능한 무료 데이터가 많고, 검색하기도 쉽다.
- FABforall(스위스, fabforall.com/home): 3D 모델 데이터나 프린트 서비스 정보를 제공한다.
- Sculpteo(프랑스, sculpateo.com/en): 고품질의 3D 프린팅이 가능한 모델 데이터가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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